<환혼>에 신승호의 고원은 없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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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혼>에 신승호의 고원은 없었다

스타만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디펜스 라인을 조율하던 센터백 신승호가 런웨이를 거쳐 스크린에 안착한 이야기가 이를 증명한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9.21
 
모델 출신이고 〈D.P.〉로 이미 꽤나 알려진 배우인데, 화보를 거의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축구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워킹 배우기 시작한 지 거의 두세 달 만에 바로 서울 패션위크에 데뷔했거든요. 국내에서 가장 큰 패션쇼에 제가 선다고 하니 신이 났었죠. 연말에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나가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2017년에 상실감 같은 게 찾아왔어요. 화보 작업은 거의 안 하고 놀다시피 했죠. 배우로 데뷔한 후에도 화보는 한두 번 찍은 게 전부고요.
모델로 이끈 스승도, 배우의 길을 제시한 것도 모델 박둘선 씨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선배님이 강의를 하셨고 이후에는 1인 기획사처럼 저를 이끌어주셨어요.
축구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겠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10년이나 계속 해오던 일이었으니까요.  
자식을 운동선수로 키운다는 건 꽤 힘든 일이거든요. 선수로 살아온 제 평생을 부모님께선 다 견디셨는데, 제가 포기한다고 하니, 반대는 안 하시고 부탁을 하셨죠. “대학은 가라. 대학 졸업장은 따라”라고요. 그래서 워킹도 모르는 상태로 학교 면접을 보러 다니다가 박 선배님이 교수로 계신 학교에 오디션을 보러 가게 된 거죠. 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제시해주셨어요.
정말 많은 걸 주셨네요.
절대 못 잊어요. 지금도 예전만큼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연락드리고 안부도 여쭙고 있어요.
승호 씨와 비슷한 이미지의 해외 스타를 생각하다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어요. 채닝 테이텀이요.
아, 감사합니다.(웃음)
액티브하고, 터프하고, 좀 두툼한 남자의 느낌이 비슷해요. 채닝 테이텀 좋아해요?
너무 좋아하죠. 액티브한 이미지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운동을 했으니까요.
저랑 똑같은 말을 〈더블 패티〉의 백승환 감독도 했더라고요.
그러니까요. 채닝 테이텀 같은 배우를 찾다가 저를 캐스팅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데님 셔츠 올세인츠.

데님 셔츠 올세인츠.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배우의 이미지가 있나요?
흠… 말로 풀기보다는 특정한 배우로 말씀드리자면, 채닝 테이텀 그리고 톰 하디요. 두 사람의 공통점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그 두 사람이 가진 남성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요. 채팅 테이텀의 경우는 가끔 소년미도 보이거든요. 그런 면이 정말 매력적이죠. 하나의 이미지에 특화된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그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매력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계열의 계보가 있지요. 두툼한 남자력으로 승부하는, 마치 브루스 윌리스의 아들 같은 청춘 스타들. 톰 하디, 크리스 햄스워스, 크리스 프랫, 애시튼 커처 등이죠.
한 명 한 명 다 너무나 훌륭한 배우예요.
전 이번에 〈환혼〉의 고원 연기를 보면서 승호 씨에게 참 대단한 무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짧은 머리일 때는 군필자들에게 PTSD가 올 만큼 무서웠는데, 긴 머리카락에 자상한 모습도 잘 어울리더군요.
사실 헤어스타일에 관해선 별 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요. 어릴 때는 10년 동안 축구를 하느라 계속 빡빡머리였고, 황장수 역을 할 때도 짧은 머리였죠. 그런데 작품에 출연하고 화보 작업을 한두 개씩 해보고 제가 찍힌 사진들을 보면서 헤어스타일에 따라 제 모습이 정말 다르게 보인다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그게 또 스스로 신기하기도 해요.
초기의 〈에이틴〉 〈열여덟의 순간〉 〈좋아하면 울리는〉까지의 작품들은 전부 교복만 입고 나와서 별명이 교복남일 정도였죠.
맞아요. 그때는 학생처럼 바짝 붙여 누른 헤어스타일을 했었죠.
다 했네요. 고원의 장발까지 다 나름의 이미지가 있어요. 그나저나 저는 〈환혼〉 시즌2가 있는 줄 모르고 보다가 약간 화가 났어요. 우리 무덕이(극 중 정소민의 캐릭터)가 죽는 건가? 싶기도 했고요.
(웃음) 많은 분이 1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셨죠.
본인은 어땠어요?
저는 무덕이 때문에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그 장면을 보면서 같이 출연한 연기자라 그런지 가슴이 더 애잔해지더라고요. 게다가 극 중에서 제 역할인 고원과도 어느 정도 감정 교류가 있던 캐릭터니까요.
지금 시즌2 한창 찍고 있는 거 다들 알고 있어요. 말해주세요. 어떻게 됩니까?
(웃음) 주변에서 정말 많이 물어보세요. 저는 딱 이 말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질 겁니다.
지금까지 나온 한국형 판타지 중에 톱인 거 같아요. 판타지가 그냥 상상 가는 대로 쓰면 될 것 같지만, 논리를 직접 세우고 그 안에서 정합적으로 풀어야 설득이 되는 장르잖아요. 그런데 마지막 회를 보면서는 작가들에게 깊은 애정과 함께 증오를 느꼈어요.
하하하.
이런 배신감은 〈왕좌의 게임〉 시즌1 이후 오랜만이거든요.
저도 마지막 회를 보고 나니 너무 궁금해졌어요. 다만 저는 작품을 볼 때 좀 궁금한 게 달랐어요. 대본을 보긴 했지만, 이게 대체 어떻게 그려질지가 정말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웅장하더라고요. 정말 몰입해서 봤습니다.
아까 무덕이랑 감정 교류가 있었다고만 표현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사랑의 선에서 좀 아슬아슬하지 않았나요?
그렇죠. 그런데 좀 다른 게 있다면, 전 대본을 먼저 보면서 이 두 사람은 이루어지지 않아야 훨씬 더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를 했거든요. 사실 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우리가 제대로 시작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저 혼자 미운 정이 들어서 그랬던 거죠.
무덕이와의 관계에 대해 정말 고원이 된 것처럼 말하네요. 전 드라마를 보면서 고원의 배역은 혹시 작가들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커진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감독님, 작가님께 없던 캐릭터라고는 들었습니다.
엇! 정말로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실제로 만나뵙는 미팅 자리를 가진 후에 그분들이 제가 좀 흥미롭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기존에 정한 배역들이 아니라 신승호라는 배우에게 좀 더 맞는 배역은 없을지 생각하셨대요. 나중에 작가님과 감독님이 서로의 생각을 꺼내놓고 비교해보니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왕의 세자인 고원이라는 배역이 만들어진 거죠.
그렇게 처음부터 없었던 캐릭터면 어쩔 수 없이 장치적으로 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렇죠.
최종 결과물이 너무 훌륭하네요.
전 그냥 정말 너무 신나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해왔고, 아직도 촬영 중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신나게 했어요. 물론 그런 건 있습니다. 처음에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잡아둔 방향성의 테두리보다 고원이라는 캐릭터의 성격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긴 해요. 제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 감독님과 작가님이 그 범위를 넓혀주신 거죠.
여하튼 그래서 무덕이랑 낙수 중에 누가 돌아옵니까?
(웃음) 전 말씀 못 드리죠. 다만 ‘시즌2’ 대본을 보면서 ‘시즌1보다 더 재밌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 캐릭터도 정말 재밌을 거예요. 다만 저도 어떻게 그려질지 상상만 할 뿐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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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송시영
    STYLIST 이동연
    HAIR 박지선
    MAKEUP 신여울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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