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동차를 업그레이드 해 줄 향수 6개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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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동차를 업그레이드 해 줄 향수 6개

체형에 어울리는 패션이 있듯, 차에 들어맞는 향기가 있다. 각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여섯 대의 차를 늘어놓고 정미순 조향사와 함께 어울리는 짝을 찾았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2.03.04
제네시스 GV80 7056만원.

제네시스 GV80 7056만원.

GV80은 제네시스 첫 SUV이자 가장 비싼 국산 SUV다. 벤틀리 출신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한결 멋스러워진 디자인 덕에 ‘조선 벤테이가’라는 별명도 붙었다. 도로에서 쉽게 마주치는 GV80을 보고 정미순 조향사는 무얼 느꼈을까? “가족들을 뒷자리에 태우고 운전하는 가장의 모습이요. 묵묵하게 살아가는 사람일 것 같아요. 커다란 덩치만 봐도 든든해 보여요.” 승차감도 마찬가지다. 대형 SUV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승차감이 정숙하다. “우디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오늘 살펴본 향수 중에도 우디 계열 향수가 많았죠. 그중에서도 아쿠아 디 파르마의 우드 앤 스파이스가 특히 강렬해요. 처음엔 코를 찌르는 스파이스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풍부한 우드 향이 올라오는 게 매력이죠. 중후한 느낌을 연출하기 적절한 향입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네요.” 우드 앤 스파이스는 잔향이 오래 남는 타입이라 차량용 디퓨저 대용으로 쓰기에 제격이다.
 
우드 앤 스파이스 100mL/27만9000원 아쿠아 디 파르마.

우드 앤 스파이스 100mL/27만9000원 아쿠아 디 파르마.


 
BMW 420i 컨버터블 6630만원.

BMW 420i 컨버터블 6630만원.

모하비 고스트는 모하비 사막에서 피어난 꽃을 가리킨다. 바이레도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y)’이라고 불릴 만큼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꽃의 강인한 생명력에 영감을 받아 향수를 만들었다. 설명만 들으면 오프로더인 디펜더에 잘 어울릴 것 같지만, 정미순 조향사는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았다. “패셔너블한 향입니다. 젊고 세련됐어요. 플로럴 계열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친숙하게 느껴질 거예요. 컨버터블의 지붕을 열고 달릴 때 느껴지는 여유와 낭만을 향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런 느낌일 듯해요. 달콤한 인생이요.” 지붕을 열고 달려 향이 쉽게 날아가버릴까 걱정일 땐 시트 아랫부분을 조준하면 된다. “시트 하단 빈 공간에 여러 번 뿌려놓으면 향이 꾸준히 올라올 거예요. 눈에 잘 띄지 않는 위치이기 때문에 변색에 대한 부담이 없죠. 지속력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자주 뿌려도 괜찮습니다.” 참고로, 작고 뭉툭한 디자인의 모하비 고스트는 420i 컨버터블의 컵홀더에 사이즈를 맞춘 것처럼 쏙 들어간다.
  
모하비 고스트 50mL/24만원 바이레도.

모하비 고스트 50mL/24만원 바이레도.


 
렉서스 ES300h 6860만원.

렉서스 ES300h 6860만원.

렉서스 ES300h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안정감’이다. ES300h에는 토요타 그룹이 25년간 약 1500만 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며 쌓은 노하우가 잔뜩 묻어나는데 예를 들면, 운전자가 신경 쓰지 않더라도 알맞은 동력을 물 흐르듯 분배하는 전기모터와 무단변속기가 그렇다. 소파를 닮은 ES300h의 두꺼운 가죽 시트 역시 운전자에게 푸근한 착좌감을 선사한다. 정미순 조향사는 “편안하네요. 처음 타본 차인데 익숙하게 느껴져요. 아날로그 시계가 인테리어랑 잘 어울리고요”라고 말하며 시트에 몸을 기댔다. “안정적이고 중후한 인상을 표현하기엔 우디 계열이 제격이죠. 바닐라와 머스크가 섞인 제품이 좋겠네요”라며 ES300h와 어울리는 향수로 무슈를 골랐다. “우디가 중심을 잡아준 후 바닐라와 머스크가 달콤함을 선사해요. 이런 구조의 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지죠. ES300h의 그릴과 헤드램프 디자인이 날카롭지만 승차감은 나긋나긋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무슈 100mL/43만3000원 프레데릭 말.

무슈 100mL/43만3000원 프레데릭 말.


 
랜드로버 디펜더 110 1억1660만원.

랜드로버 디펜더 110 1억1660만원.

막힘없이 향수를 고르던 조향사의 손길이 멈췄다. 하지만 눈은 테이블 위 10여 개의 시향지를 빠르게 훑는 중이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차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주로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타죠? 몇 인승인가요? 각진 디자인이 독특한데 이유가 있나요?” 많은 대화를 주고받은 끝에 ‘디펜더의 향수’ 타이틀을 차지한 건 테싯이다. “방향 설정은 어렵지 않았어요. 아웃도어 이미지가 강한 차니까요. 어떤 장애물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에너지에 초점을 맞췄죠. 고민했던 건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묵직한 향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줄지, 활력이 넘치는 건강한 이미지를 줄지 결정해야만 했거든요. 테싯은 후자입니다.” 베티버와 바질, 유자를 주재료로 하는 테싯은 봄기운이 내려앉은 들판을 떠오르게 하는 향이다. “연하게 허브랑 시트러스도 함께 느껴지네요. 디펜더를 타고 숲속으로 캠핑을 떠날 땐 이런 자연스러운 향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테싯 50mL/13만원 이솝.

테싯 50mL/13만원 이솝.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2억3360만원.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2억3360만원.

포르쉐 타이칸 터보 S를 운전하면 기분이 묘하다. 시속 100km까지 2.8초 만에 도달하는 761마력짜리 괴물이지만, 정작 운전자의 귀를 스치는 건 낮은 목소리로 ‘웅웅’거리는 전기모터 소리가 전부다. 100m 전방에서부터 “나 엄청 빨라. 다 비켜!”라고 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것 같은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다르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향을 추천하고 싶네요. 멜린앤게츠 베티버는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향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스크와 베티버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요. 뽐내지 않아도 은은하게 멋스럽죠.” 베티버가 타이칸과 어울리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두 브랜드의 지향점이 닮았다는 것. 포르쉐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타이칸의 인테리어를 친환경 소재로 꾸몄고, 멜린앤게츠는 모든 제품을 천연 원료만을 사용해 동물 실험 없이 만든다. “베티버 향은 성별 구분 없이 쓰기 좋아요. 타이칸 운전석에 누가 앉더라도 잘 어울리는 것처럼요.”
 
베티버 50mL/14만원 멜린앤게츠.

베티버 50mL/14만원 멜린앤게츠.


 
애스턴마틴 밴티지 F1 에디션 쿠페 2억5200만원.

애스턴마틴 밴티지 F1 에디션 쿠페 2억5200만원.

"얄미울 정도로 예쁘네요. 차도 향수도.” 정미순 조향사가 애스턴마틴 밴티지 F1 에디션과 톰 포드 로즈 드 루시를 번갈아 바라보며 말했다. F1 에디션에는 밴티지 기본 모델과 달리 고정형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는데 고속으로 달릴 때 차체를 지면으로 눌러주는 ‘다운포스’를 발생시키기 위한 장치다. 경주용차에 자주 사용하는 알칸타라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인테리어 역시 F1 에디션만의 특징이다. 차를 꼼꼼히 살피던 그는 밴티지와 어울리는 향수로 톰 포드 로즈 드 루시를 골랐다. “화려함에 화려함을 더하는 방식으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로즈 드 루시는 장미로 시작해 레더로 향이 이어져요. 첫인상은 바람둥이 같지만 알고 보니 속이 깊은 느낌이죠.” 설명을 들으니 제임스 본드가 떠오른다. 애스턴마틴은 ‘밴티지 007 에디션’을 선보인 적 있다. V8 엔진의 맹렬한 엔진소리가 귀를, 농익은 장미 향이 코를 자극할 때 운전자의 심장박동수가 치솟는다.
 
로즈 드 루시 50mL/33만9000원 톰 포드 뷰티.

로즈 드 루시 50mL/33만9000원 톰 포드 뷰티.


Who’s the recommender?
정미순 조향사는 연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미아 조향 스쿨과 서울대학교 바이오엔지니어링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내 최초 전문 조향 교육기관인 GN퍼퓸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향수 전문 잡지 〈씨센트〉의 발행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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