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은 피어난다

꽃처럼.

러플 셔츠 루트원. 스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본명이에요?

네. ‘풍요로울 유’에 ‘꽃부리 영’이에요.

오늘 촬영 콘셉트는 ‘첫사랑의 아이콘’이에요. 봄에 피는 꽃처럼.

그럼 화장을 다 지워야겠네요.

거의 기본 메이크업만 하고도 계속 두껍다고 하시는데….

저한테는 너무 두꺼워요. 혼자서 아이라인도 못 그려요. 평소 화장을 잘 안 해서 제가 아닌 거 같아요. 빨리 지워버리고 싶어요.

메이크업했을 때 본인의 모습이 어떤데요?

인상이 세져요. 눈빛이 강해 보이고.

배우는 화장이 익숙한 직업인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귀여워요. 화장도 배우의 옷과 같잖아요.

맞아요. 어떤 스타일을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죠. 역할을 맡으면 분장 팀, 의상 팀을 만나 역할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상의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순간이 재미있고 설레요. 그 작업이 끝나면 기운이 바뀌면서 진짜 배역의 인물이 된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늘 중저음 목소리였는데 오늘 제작 발표회에서는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지금은 또 아이처럼 옹알거리고 단어를 뭉개며 말하네요.

긴장될 때는 극도로 차분해져요. 실수하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정신을 차려요. 평소에는 왈가닥이에요. 귀도 얇고, 똑 부러지지 못하고, 자기주장도 없어요.

러플 셔츠 루트원.

데뷔작으로 영화 <봄>을 택했을 때 가족도 친구도 누구 하나 자신의 편이 돼준 사람이 없었다고 했어요. 그런데도 추진한 걸 보면 일할 때는 주관이 뚜렷한가 봐요.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러니까 아무것도 귀에 안 들린 거죠. 강단 있는 성격이라 주장할 때는 확실하게 해요. 맞다고 생각하면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편이고요.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내가 택한 걸 해야 후회가 없더라고요. 민경이라는 역할이 너무 예뻐 보였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상상한 그림이 영화에 잘 반영된 것 같아요?

예쁜 건 충분히 반영된 것 같은데, 연기는 아쉬워요.

<봄>에서 조각가의 시체를 껴안고 울었잖아요. 그 장면은 목뒤로 감싸 안은 팔 동작까지 슬펐어요.

너무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연약하고 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으로 자신을 보듬어주는 사람에게 안겼을 때, 그 벅차도록 따뜻한 감정이 민경이한테는 너무 소중했을 것 같아서요.

짧은 순간인데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눈물이 났어요? 저는 절대 안 울어요. 슬프거나 억울할 때도, 영화나 드라마 볼 때도 끝까지 참아요.

보통 그렇게 감정 연습을 하지 않나요?

그게 잘 안 돼요. 예전에 연기 선생님이 배우는 자신의 연약함과 상처를 모두 드러내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저는 다 감춰요. 어렸을 때부터 남들에게 약한 모습 보이는 게 싫었어요. 참는 게 버릇이 돼서 잘 울지 않아요. 끝까지 참아요. 속으로 꺼이꺼이 울고, 눈물을 너무 참아서 딸꾹질만 계속한 적도 있어요. 독한 데가 있죠. 그래서 그렇게 울 수 있는 사람이 부러워요.

개봉 예정인 영화 <나를 기억해>를 끝내고 ‘맞는 연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고 했어요.

맞은 척하는 연기가 어려워요. 자칫하면 굉장히 어색해 보일 수 있으니까. 1년 6개월 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또래 여배우들 중에서는 특히 많이 맞은 배우인 것 같아요. 드라마 <터널>에서는 여러 번 목을 졸리고, 영화 <봄>에서는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나간 장면도 인상적이었죠.

그때는 연기가 아니라 정말 끌려갔어요. 상대 배우에게 내 첫 작품이니 진짜로 끌고 가달라고 했어요. 연기였으면 비명 지르며 끌려갔을 텐데 정말 머리채 잡히니까 너무 아파서 억 소리도 안 나고,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그대로 끌려가더라고요.

<그것이 알고 싶다>도 제대로 보지 못할 만큼 겁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스릴러 장르에 출연할 생각을 했어요?

편집된 후가 무서운 거지 연기할 때는 재미있어요. 촬영장에는 스태프도 수십 명 있잖아요. 촬영할 때 확 집중했다가 또 확 빠져나오는 스타일이에요.

첫 스릴러 장르 연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어요?

작품에 들어갈 때 두려워하는 건 전혀 없어요. 항상 개봉 전이 두려워요.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연기했어요. 또 여자 배우가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많지 않은데, 이번 영화는 점차 성장해가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드라마 <터널>의 신재이 역도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여자 캐릭터들과 달라 끌렸다고 했죠. 여배우에게 제한된 역할에 갈증을 느끼는 것 같아요.

평생을 여자로 살아와서 그런지 색다른 여성상을 그린 작품에 애착이 가요. 그런데 그런 역할이 많이 없어서 안타까워요.

에나멜 코트 로우클래식. 그린 칼라 티셔츠 션메익스클로스. 바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귀걸이 핫듀.

여배우를 주제로 직접 연출해서 작품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꼭 만들고 싶어요. 문소리 선배님도 힘든 시간을 보내오면서 쌓아둔 고민과 스트레스를 <여배우는 오늘도>로 유쾌하게 풀어냈잖아요. 영화를 보는데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고요. 누구나 힘들고 현실은 똑같은데 여배우의 삶이 남들에게 보이는 직업이라 더 힘든 직업이구나, 하고 와닿는 게 많았어요.

극 중 캐릭터처럼 모험심이 많고 도전적인 편이에요?

사실 인터뷰할 때마다 그런 질문을 받는데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겁도 많고, 조심성도 많고, 생각도 많아요.

역할이 선생님이에요. 학창 시절 꿈이 수학 선생님이었다고 했어요.

수학이 좋았던 이유가 명쾌하게 답이 나와서죠.

그런데 살다 보니 답을 낼 수 없는 게 참 많죠?

그러니까요. 답이 안 나오는데 답을 찾으려고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어요. 지금은 답안지를 열어두는 쪽으로 변하고 있어요. 덕분에 충격은 쉽게 받아도 그 감정을 금세 치울 수 있게 됐어요.

최근에 다시 찾아본 이전 작품이 있어요?

시사회에서만 보지 제 작품은 잘 안 봐요. 모니터링을 해야 연기도 늘 텐데 무서워요. 성에 차지 않게 연기하는 내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제일 많이 반복해서 본 작품이 뭐예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에요. 처음엔 미친 여자 같았는데, 나중엔 상처가 많구나 싶더라고요. 공감도 되고. 그냥 평소 제 모습이라 딱히 연기했다는 생각도 안 들어요. 촬영할 때도 머리를 막 감고 말리지 않은 상태로 갔어요. 자연 곱슬머리라 길면 더 예쁘게 말라요. 메이크업도 제가 비비크림 바르고 눈썹 그리는 게 전부였어요. 옷도 모두 제 옷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저였던 거죠. 대사만 있을 뿐이지 술 마시면서 놀고 온 기분이에요. 거의 취해서 나오잖아요. 술 마시면서 촬영하니까 많이 알딸딸했어요.

그 영화 속 이유영에게 매력을 느낀 사람이 많았는데, 그분들은 진짜 이유영 씨를 좋아한 거네요.

저도 좋아해요.(웃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외에는 본래 성격과 한참 달라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했어요. 일부러 어려운 역할을 택하는 이유가 있어요?

저도 의문이에요. 무의식적으로 그럴 수 있는데 일부러 택한 건 아니에요. 그런 역할이 많이 들어와요. 범상치 않은 일을 겪는 역할. 사연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눈동자 색도 한몫한 것 같아요. 눈 때문에 무슨 일 있느냐, 고민 있느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배우로서의 강점과 보완하고 싶은 점은 뭐예요?

강점은 감정 표현. 단점은 너무 많아요. 사람들이 잘했다고 해도 저는 알잖아요. 내가 진짜 연기를 했는지, 가짜 연기를 했는지. 연기에 쉽게 만족하지 못하고, 가짜로 연기하는 걸 용납 못 해요. 작품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전체를 꿰뚫어보는 능력도 부족해요. 내 감정에만 빠지는 게 아니라 제3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보고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푹 빠지는 게 아니라요?

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철저하게 계획을 짜서 똑똑하게 연기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점점 스스로가 약해져가는 거 같다고 했어요.

가족이나 친구들은 내 어떤 모습이든 이해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나의 모든 모습을 받아주진 않잖아요. 배우는 드러나는 직업이고, 그러다 보니 두려움이 많이 생겼어요.

연기를 하나하나 지적해달라고 했다는 상대 배우의 인터뷰를 본 적 있어요.

연기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해요. 제 안에 갇히기 싫어서요. 내가 생각하는 게 정답은 아니잖아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주어 알게 되는 때가 많아요. 그래서 계속 물어보고 다녀요. 궁금한 건 다 물어봐요. 호기심도 많아서.

어쩐지 연기관은 확고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에서도 고집이 없나 봐요.

연기하면서 외로움을 느껴요, 쾌감을 느껴요?

외로움을 훨씬 많이 느껴요. 쾌감을 느끼는 건 순간, 외로움은 항상. 아,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하는 게 쾌감인가? 인생을 배우고, 작품을 통해 저의 여러 모습을 남길 수 있는 건 쾌감인 거 같아요.

러플 체크 원피스 부부리. 웨스턴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대학교를 졸업했어요. 7년 만에요.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에요. 마무리를 잘 지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찝찝해요. 제가 집요한 데가 있어요. 학교 다닐 거 다 다녔는데 졸업장이 없으면 아쉬울 것 같더라고요. 졸업 앨범도 받고 싶고, 학사모도 쓰고 싶고.

졸업했으니 새롭게 출발하는 기분이겠네요.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 다니면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냥 긴 숙제를 잘 마친 느낌이에요.

긴 숙제 끝에 얻은 교훈은?

학교가 좋은 곳이었구나. 나가면 전쟁이구나.

전쟁이에요?

그렇죠. 살아남으려면.

그게 뭐든 신경 쓰지 않을 줄 알았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강단 있는 성격이 아닌 거 같아요. 겉과는 다르게 마음이 약하고 많이 흔들리는 것 같아요.

그동안 맡은 역할 중 자신에게 남아 있는 캐릭터가 있나요?

전 다 잊어버려요. 작품이 끝나면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해요. 훌훌 털고 다음 작품으로 바로 넘어가죠. 그런 면에서는 단순한 것 같아요.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작품 하나를 끝낼 때마다 연기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레벨업까지는 아니고.

평생에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훈장 같은 신인상을 6개나 받았어요. 그 왕관의 무게가 무겁진 않았어요?

운이었죠, 뭐. 어떤 일이든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운도 스스로 만드는 것이긴 하지만요.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상을 받고 몇 작품을 마칠 때까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 잘 못하면 실력이 다 들통날 텐데 어떡하지, 너무 겁이 났어요. 그게 저를 너무 괴롭히는 거예요. 잠도 잘 못 자고.

수상 후 떠들썩하게 인터뷰했을 법도 한데, 다음 작품을 위해 강원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에 연연하지 않는 배짱 있는 성격이구나 했어요.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겉과 속이 다른 거죠.(웃음)

그래서 그 중압감은 어떻게 내려놨어요?

이러다 내가 병들겠구나, 이렇게 해서는 앞으로 좋은 연기를 할 수 없겠다 싶었어요. 아무리 힘든 역할이어도 연기는 즐기면서 해야 하거든요. 학교 다니면서 단편영화 찍을 때는 마냥 즐거웠는데, 수상 후로 즐기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한 거예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인데 왜 혼자 오버하는 건지. ‘사람들이 너 그렇게 연기 잘한다고 생각 안 해. 이제 작품 하나 했는데, 이것저것 해보고 실패도 해봐야 좋은 배우가 되지, 어떻게 처음부터 완벽하려고 해’라고 계속 되뇌었어요. 이것도 나를 괴롭힌 건가? 저 착각도 많이 하고, 자기 합리화도 많이 해요.

희로애락 중에서 어떤 감정을 연기하는 게 제일 어려워요?

음, 요즘은 즐거운 걸 연기하는 거요.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해보지 않은 게 어려워진 거 같아요.

첫 드라마를 촬영할 때, 대기하면서 차 안에서 잠을 자는 것도 즐거웠다고 했어요.

저를 힘들게 하는 건 연기가 어려운 거 말고는 없어요. 제작 환경이나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스트레스 안 받아요. 연기만 잘할 수 있다면 한 달 밤을 꼬박 새우고 지쳐 쓰러져도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연기를 잘한다’의 기준이 뭐예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역할을 표현하는 것. 내 배역에 빠져들게 하고 싶어요. 저를 보며 울기도 했으면 좋겠고, 웃기도 했으면 좋겠고. 맡은 역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그걸 가장 잘 보여준 역할은 뭘까요?

죽을 때까지 없을 것 같아요.(웃음) 아, 만들어볼게요.

2부작이라 아쉽지만, 드디어 기다리던 ‘로코 드라마’ 출연의 꿈을 이루게 됐어요.

예쁜 모습으로 그려지진 않는데,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어요. 천방지축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털털한 여자애와 그녀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는 ‘남사친’과의 에피소드를 다룬 내용이에요. 자기 할 말 다 하는 사람 있잖아요. 그래서 자꾸 사고가 나는데, 그게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요.

실제 본인과 닮았어요?

어, 그런 거 같아요. 이야기하다 보니까.

자신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라는 말이네요?

그렇네요.(웃음)

이유영표 로맨틱 코미디는 어땠으면 좋겠어요?

저만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즐겁게 해야 하니까 부담감은 내려놓고 즐기려고요. 어려운 역할의 대본을 읽다 보면 축축 처지고, 깊이 고민하니까 꿈에도 나오고 했는데, 지금 대본을 읽고 나면 신나요. 좋은 영향을 받고 있죠.

긴 겨울잠을 끝내고 봄을 만난 기분일 거 같아요.

좋아요. 사실 <봄>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서의 모습이 너무 좋은데, 사람들이 많이 접하지 못한 영화라 좀 안타까워요.

뜬금없지만 언제 자신이 제일 예뻐 보여요?

여자는 아무래도 사랑할 때죠. 더 이상 이상한 질문 하지 말아주세요.(웃음)

예쁘다는 말을 특히 부끄러워해요.

칭찬을 잘 듣지 못해요.

살면서 언제 제일 예뻤던 거 같아요?

스물다섯? 아, <봄> 찍었을 때예요.

올해는 어떤 봄을 만나고 싶어요?

작품 하나 끝내면 곧 여름이 오겠죠, 뭐. 사실 머릿속에 온통 좋은 작품에 대한 생각밖에 없어요. 어떡하죠? 지금 사는 게 재미가 없는 거 같아요.(웃음) 그냥 연기만 하고 있어요. 한강에서 노는 거, 술 먹고 노는 거 다 좋아하는데, 스케줄이 온통 일이에요.

서른 살은 어떤 것들로 채워가고 싶어요?

예쁜 거, 예쁜 거, 예쁜 거. 언제나 예쁜 게 좋아요. 핑크색 정말 좋아하고, 깨끗한 흰색 그리고 꽃도 좋아해요.

자신은 어떤 꽃과 닮은 것 같아요?

(손을 좌우로 흔들어 보였다.)

네?

갈대요. 귀가 정말 얇거든요.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어떻게 그렇게 사연 있는 역할만 했는지.

그래서 분장의 도움을 받는데, 그게 재미있어요. 저도 욕심이 있잖아요. 분장으로 제 안에 있는 악한 모습을 극적으로 끌어올려요. 사람이 한복을 입으면 단아해지고, 드레스를 입으면 우아해지잖아요. 저에게는 분장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 얼굴과 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싶어요.

이유영을 두고 도화지 같은 배우라고들 하는데, 그 말을 들으면 어때요?

처음에는 개성이 없다는 말처럼 들렸는데, 지금은 좋아요. 배우는 특출하게 예쁘고, 특출한 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제 얼굴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무언가를 배운다고 했어요. 이번 드라마를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고요.

연기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새로운 걸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프랑스어 배운 지는 이제 한 달 다 돼가요. 목에서 울려 나오는 발음, 비음이 매력적이에요. 대본을 외워야 하는데 프랑스어 공부만 하고 있어 큰일이에요. 노래도 샹송만 듣고요. 배우는 건 재미있는데 두려워요. 드라마에서 망신당할까 봐.(웃음) 확실히 언어를 배우니까 세상이 넓어진 기분이에요.

4차원이라고 했는데, 자신이 봐도 특이한 모습이 있어요?

꿈을 많이 꿔요. 그리고 혼자서 잘 놀아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데 스케치북에 무작정 그려요. 매일 꿈을 꾸는데, 생각나는 걸 떠올려 글도 써요. 현실적이지 않지만, 써놓은 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어요.

오늘도 그랬고 언제나 인터뷰에서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해요.

이제 내려놓을 거예요. 즐기면서 할 거니까.

떳떳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어요.

내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내가 너무 잘 알잖아요.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래서 떳떳하고 싶어요.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배우라는 직업은 항상 긴장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가끔은 그 긴장감 때문에 죽을 것 같아요.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예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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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어시스턴트신 동윤
사진AHN YEONHOO
헤어이 영재
메이크업서 은영
스타일링남 궁철
출처
3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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