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은 궁금하다-2

힘 있는 캐릭터에 끌리지만 남성적 시각에 갇힌 캐릭터를 보면 답답하다고, 김옥빈은 말했다.

니트 톱, 원피스 모두 막스마라.

당연한 말일 수 있겠지만 전작에서 연기한 캐릭터로부터 해소되지 않은 느낌을 충족해주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나 보다.

있다. 사실 <악녀>의 숙희는 내가 원하는 여성상은 아니었다. 능동적인 느낌이 없으니까. 타인에게 영향을 받아서 움직이는 캐릭터라 선택을 망설일 여지가 굉장히 많았다. 그럼에도 하고 싶었던 건 오직 액션 때문이었다. 그 전에 <칼과 꽃>이라는 사극 드라마를 했던 것도 액션 때문이었다. 시놉시스만 봐도 액션 연기를 할 기회가 많아 보여서 너무 하고 싶었고, 결국 할 수 있게 됐는데, 드라마 제작 여건의 특성상 촬영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액션 신을 공들여 찍기가 어려웠다. 연습을 많이 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많은 걸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데 액션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정병길 감독이 <악녀> 시나리오를 들이미니까 너무 하고 싶었던 거지. 결국 전작의 연장선상에서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액션 연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가 뭘까?

일단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래서 운동도 많이 했고. 해온 것이 있으니 시원하게 소화하고 싶은데 써먹을 데가 없어서 아깝더라. 더 나이 들면 할 수도 없을 텐데 한국에는 액션 영화가 별로 제작되지 않기도 하고. 그래도 언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마침 만들겠다니 몸 아끼지 않고 열심히 했지.

합기도랑 태권도 유단자라고 들었다.

다 어렸을 때 땄다.

부모님이 딸을 강하게 키우고 싶었나 보다.

우리 집은 세 자매가 다 체육관을 다녔다. 내가 살던 곳이 굉장히 시골이었기 때문에 놀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애들이 건전하게 놀 수 있는 곳이 체육관이라서 학교 끝나고 체육관 가서 운동을 했다. 그냥 초등학생 때부터 그렇게 꾸준히 했다. <악녀>를 준비하기 위해 액션스쿨에 가서 <시크릿 가든> 길라임의 모델이었다는 액션 배우를 소개받았는데 갑자기 “언니, 저 기억하세요?” 이러는 거다. 알고 보니 어릴 때 다녔던 체육관 출신이더라. 둘째 동생과 친구였다는데 시골의 좁은 체육관에서 놀던 애들이 그렇게 서울에서 만나다니 너무 재밌지 않나.(웃음)

셔츠, 베스트 모두 버버리. 스커트 아크네 스튜디오.

<악녀> 수준은 아니겠지만,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형사를 연기하는 만큼 액션 신이 아예 없진 않을 거 같은데.

범인을 제압하는 수준의 액션을 소화하긴 했다. 그런데 액션 신 찍는 날 다들 현장에서 눈을 반짝거리면서 보는 거다.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고.(웃음) 감독님도 “옥빈이가 얼마나 잘할지 다들 기대한다”라고 해 부담돼 죽겠다. 이러다가 삐끗하면 얼마나 창피해.(웃음)

<유나의 거리> 이후로 2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기도 하다.

<유나의 거리>는 생활 리듬이 강한 대사와 신으로 이뤄져 있다 보니 힘주지 않는 연기가 필요했다. 덕분에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드라마였다. 이를테면 <작은 신의 아이들>은 나아가기 위한 목적과 사건이 뚜렷한 작품이다. 이 신에 이게 왜 있는지, 추리하고 추적해나가는 목적이 명확하다. 반면 <유나의 거리>는 일상 자체다. “밥 먹었어?”, “돈 좀 빌려줘” 이런 일상적인 대화가 목적 없이 흐르는 것 같지만 결국 어떤 흐름과 연결된다는 느낌. 그렇게 힘을 빼고 연기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일상적인 생활 연기의 리듬을 익힌 거 같다. 게다가 그 작품을 7개월이나 촬영했으니까 학교로 치면 한 학기를 다니며 공부한 셈이기도 하고.

배우로서 경험한 작품 수준을 넘어 개인의 인생 자체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씩 작가의 가치관이 배우에게 스며드는 작품이 있다. <유나의 거리>를 끝내고 나니까 김운경 작가님의 가치관이 나한테 스며들어 있더라. 결국 그 작품이 말하고자 했던 건 ‘인간은 어떻게 인간답게 사는가’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주머니에 5000원짜리 한 장만 있어도 사람과 끈끈하게 연결돼 있으면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 등. 행복에 대한 가치관을 새롭게 심어준 드라마였기에 내겐 다른 의미로 행복하게 느껴지는 작품이 됐다.

그만큼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나고 싶은 갈증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배우라면 누구나 꿈꿀 거다. 자신의 캐릭터를 재정립해줄 그런 작품을.

드레스, 슬리브, 쇼츠 모두 미우미우. 구두 도라테이무르 by 분더샵.

여배우들은 상대적으로 남자 배우에 비해 좋은 역할을 맡을 기회가 드물다.

여성 캐릭터 자체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

사실 여자를 위한 이야기 자체가 이렇게까지 없을 수 있나 싶기도 하다.

나도 궁금하다. 왜 안 나올까? 종종 괜찮은 여성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가도 자세히 보면 남성적인 시각으로 이해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마음이 답답해진다. 여성 작가가 붙어서 수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여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캐릭터가 다채로워질 텐데. 결국 남성적인 시각에 갇히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배우로서 선택한 작품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거나 연기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필요할 텐데, 상대적으로 좋은 배역이 드문 여배우 입장에서는 만회할 기회 자체도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기회비용이 클 것 같다.

실패라는 단어를 쓰고 싶진 않다. 연기할 때는 최선을 다한 거니까. 어쨌든 흥행이 안 돼서 결과적으로 시장 성적이 좋지 않으면 차기작으로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진다. 다른 캐릭터를 맡거나, 다른 작품에 들어가거나. 그런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 자체가 많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여성의 역할 자체를 축소해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 역시 많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납득할 수 없는 감정이나 상황을 연기해야 할 때는 정말 난감하겠다.

맞다. 하지만 결국 내가 선택한 거니까 책임감을 갖고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단 최선을 다해야지.

<여배우들>에서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싫다고 차에 숨어 있다가 윤여정 씨를 보고 “어! 여운계 선생님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있다. 김옥빈이라는 배우가 가진 해맑음이 크게 다가와서 여전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대사는 이재용 감독님 아이디어이긴 했는데, 사실 <여배우들>에 나오는 대사나 상황 중에서 배우들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 많았다. 윤여정 선생님하고 담배 피우는 장면도 내가 하자고 했던 거였다. 가장 어린 막내가 최고 연장자인 선배와 맞담배를 피우는 게 웃길 거 같아서. 그리고 내가 김민희 언니 옷을 탐내다가 안 맞아서 결국 벗는 것도 그랬고. 그리고 내 기사에 악플 다는 애들한테 나도 악플을 다는 장면도 하자고 했는데 그건 빠졌더라.(웃음) 아무튼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여배우들이 그렇게 많이 모인 영화 자체가 드물어서 신기한 작품이기도 했다. 한편으론 어린 나이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현장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경험이 아니었을까?

그때 되게 많이 쑥스러웠다. 다들 안 그럴 거 같다고 하는데 어떻게 안 그렇겠나. 그렇게 멋진 선배님들하고 같이 있는데.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자동으로 몸이 배배 꼬이더라.

배우가 카메라 뒤 실제 모습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콘셉트인 만큼 연기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배우 입장에선 여러모로 이상한 경험이었을 것 같다.

그때 <박쥐> 촬영을 마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어서인지 뭔가를 자꾸 만들어서 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이재용 감독님이 “빈아, 여기서는 연기하면 안 돼. 가만히 있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신기했다. 카메라가 도는데 연기하지 말라니까. 어떤 상황을 던져주기만 하고 마음대로 수다 떨라 하고, 술 마시고 먹고 놀라 하고, 그냥 마음대로 하라는데 그렇다고 연기를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정말 희한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박쥐>와 <여배우들>을 통해 2009년도에 큰 주목을 받았지만, 2011년에 <고지전>이 개봉하기까지 작품 활동이 없었다. 큰 주목을 받았음에도 차기작 선택이 늦어진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그때 들어온 작품들을 내가 다 걷어찼다. 그런데 그 작품들 중에 잘된 작품이 되게 많았다. 우스운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당시에는 너무 부담이 컸다. 어두운 이미지로 굳어진 것 같아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선택해볼까 하다가 한동안 외국에 나가 있었다. 놀 때는 시간이 잘도 가잖아.(웃음) 그런 데다 몇몇 작품을 거절하고 나니까 ‘김옥빈은 지금 작품 안 한다’는 소문까지 나면서 공백이 더 길어진 거 같다.

혹시 그때 거절한 작품에 대해 뒤늦게 후회한 적 있을까?

있다. 당시에는 다른 생각이 있어서 하지 않았지만 뒤늦게 그때 할걸 그랬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좋은 작품은 기회가 있을 때 해야 하는 거지, 때를 맞춰 기다린다고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한번 해보니까 기준이 명확해졌다. 작품을 할 때와 쉴 때를 정확히 정해놓고, 쉬는 동안 좋은 작품이 들어와서 못 하게 되면 내 선택이니 후회하지 말자는 기준을 세웠다. 그래야 시간 활용을 잘할 수 있다. 항상 내가 원하는 작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니 마냥 기다리면 내 시간을 활용하는 게 애매해진다. 불안하기만 하고.

작년에 개봉한 <악녀>는 <유나의 거리> 이후로 3년 만에 공개되는 출연작이었다. 2016년에 촬영을 마친 <1급기밀>의 개봉일이 연기되면서 공백이 길어진 면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꽤 긴 시간을 쉬었는데, 2009년 이후의 공백과는 조금 다른 이유가 있었나?

50부작 드라마를 하다 보니까 가끔 죽을 거 같더라. 물린다고 할까. 물론 유나라는 캐릭터를 사랑했지만 한편으론 미치겠다는 마음도 드는 거지.(웃음) 그런데 미드를 보면, 시즌제라 한 배우가 10년 동안 한 작품을 찍지 않나. 그래서 <유나의 거리>를 연출한 임태우 감독님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 “그 배우들은 어떻게 살까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그래, 참 힘들 거 같아. 감독은 하다가 지치면 다른 감독으로 교체할 수 있는데” 그러더라.(웃음) 아무튼 그래서 <유나의 거리>가 끝나고 한동안 푹 쉬었다. 그렇게 쉬고 돌아오니 여유가 생기더라.

2005년에 개봉한 <여고괴담 4: 목소리>에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그 뒤로 연극영화과에도 진학했고. 원래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나?

초등학생 때 전남 광양에 살았는데 순천에 있는 연기 학원을 다녔다. 한 시간이 걸리더라. 그런데 학원비가 너무 비쌌고, 집안 형편도 어려워져서 다니다 말다 그랬다. 그리고 워낙 시골에서 살다 보니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꾸진 못했다. 서울은 너무 먼 곳이었으니까. 중학교에 올라가서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관심을 이어나갔지만, 꿈이라고 말은 못 하겠더라. 꿈이 뭐냐고 하는데, ‘나 연예인’ 이러면 쑥쓰럽잖아.(웃음) 그래서 당시에 장래 희망 적으라고 하면 경찰이라고 썼다. 운동을 잘하는 편이라서. 그런데 고3 때 진학 고민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 다들 어떤 대학을 갈지, 꿈이 뭔지 그러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고3 때 엄마한테 서울 올라간다고 하고, 혼자 올라왔다.

그때부터 이미 능동적인 삶을 살 준비가 됐던 걸까?

그 전까진 어리바리했는데, 닥치니까 되더라.

데뷔한 지 13년이 됐다. 이젠 현장에서 선배라 불리는 경우가 많을 텐데.

현장에서 너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오히려 겁이 난다. 내가 나이가 많아 보이나 싶기도 하고. 데뷔한 지 오래돼서 나이가 많을 거라 생각하는 분도 종종 있긴 한데, 그러면 좀 서운하다.(웃음) 아무튼 요즘은 그냥 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고 좋게 생각하려 한다.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편인가?

예전에는 현장에서 의견을 말해야 할 때 겁이 났다. 대화하는 게 힘들 때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젠 경험이 늘어나면서 완곡하게 말하려 노력하면서 여전히 조심하고 있다.

과거에 방송에 나와서 운전 실력을 보여준 적도 있는데 여자가 그런 취미를 갖고 있다고 하면 신기하게 보는 남자들이 있었을 것 같다.

내가 일찍부터 다른 여배우들과 노선이 달라 보였는지, 대중이 기대하는 여배우 이미지와는 괴리가 있는 게 인식이 된 듯하다. 운동도 많이 했고, 취미로 바이크를 탔다고 하고, 딱히 말을 곱게 가려 하는 타입도 아니었으니까. 연애한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그런 시선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사람마다 각자 개성이 있고, 여자들이 다 그래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까. 더 사랑받기 위해 나 자신을 바꾸거나 포장하고 싶진 않았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면서 관점도 바뀌는 거 같다.

베스파를 탄다고 하던데.

서울에 처음 왔을 때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안 탄다. 내가 조심해도 남들이 와서 박더라. 바이크는 아무래도 좀 위험하다. 게다가 촬영 중에 사고가 나면 현장이 멈추는 거니까, 그런 책임감 때문에 타지 않기로 했다.

혹시 연기 외에 요즘 관심이 생기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얼마 전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다가 애가 너무 예뻐 보여서 애를 낳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직 결혼 생각도 없는데.(웃음) 옛날부터 아이 셋은 꼭 낳고 싶다고 생각했다. 세 자매로 자라면서 셋이서 항상 손잡고 붙어 다니는 게 너무 좋았다. 자매끼리 사이가 너무 좋아서 늘 같이 다녔고. 늘 그런 생각을 해왔는데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겠다.(웃음)

배우 채서진 씨가 친동생이다. 혹시 언니의 영향을 받은 걸까?

원래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워낙 예뻤는데, 그때 이미 아역 연기를 했다. 내가 <오버 더 레인보우>에 출연할 때 그 작품을 연출한 한희 감독님이 어차피 나랑 가장 닮은 사람이 동생이니까 내 캐릭터의 아역을 시키자고 해서. 그때 이미 회사에서 제안도 받았고. 그런데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자아도 덜 형성된 시기에 너무 많은 괴로움을 감당해야 할 거 같고. 그래서 대학교 진학한 다음에 하라고 했다. 결국 중학교 때 서울로 올라왔고, 예고를 다니고 한예종까지 간 다음에 연기를 시작했다.

언니라기보다 엄마 같은 느낌이다.

동생이 서울 온 뒤부터는 내가 같이 살면서 모든 걸 책임졌으니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이 대견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안쓰러울 것 같기도 하다.

오묘하다. 안쓰러운 마음은 당연하고, 걱정도 되고, 잘됐으면 좋겠고. 얘가 연기할 때 재미있어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스트레스받는 것도 나랑 비슷하고. 그래서 동생이 내가 힘들었던 걸로 똑같이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일 때 마음이 아프다. 화보 찍는다고 일주일 정도 굶는 거 보면, ‘아이고, 괴롭다’ 이런 느낌.(웃음) 어렸을 때 나도 그랬거든. 그러다가 심하게 먹는 거 보면 그것도 걱정되고.(웃음)

어쨌든 언니가 배우라는 사실이 동생에게도 든든할 것 같다. 대부분의 배우가 오랫동안 연기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배우 김옥빈도 마찬가지인가?

어떨 때는 나이 들어서는 연기할 수 없을 거 같다고, 내가 재미있을 때까지만 연기하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 어떨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사람 기분이 늘 똑같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건 맞는 거 같다. 예전에는 연기를 해도 잘하는 건지, 하긴 하지만 제대로 하는 건지 몰랐는데 이젠 내 안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축적됐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연기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언젠가부터 현장에서 즐기고 있다는 느낌도 받고. 그러다 보니 뭔가를 막 간섭도 하고. 오지랖은 넓어지면 안 되는데.(웃음) 그렇게 계속 좋아할 수 있다면 쭉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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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어시스턴트이정훈
사진목정욱
헤어조영재
메이크업이준성
스타일링윤은영
출처
3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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