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안에 이 음반들은 꼭

아직도 못 들었다면 귀 기울일 것. 3월에는 꼭 들어둬야 할 음반 넷.

The XX, 정점에서 - 에스콰이어 코리아 2017년 3월호

I SEE YOU 

by THE XX

이 밴드, 완전하게 물이 올랐다.

리얼 뮤직과 일렉트로닉 비트, 여기에 멜로디 창조력까지, 여러 요소가 각기 돋보이면서도 그것을 하나의 덩어리로 들리게 하는 능력만큼은 가히 당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솔로 작으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했던 제이미 엑스엑스를 축으로 구성된 이 영국 출신 3인조는 신보를 통해 영국을 넘어 미국마저 자신들의 가시권 안에 두었다. 빌보드 앨범 차트 2위라는 성적표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에도 꽤나 마니아층을 두고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이 음반의 가치는 그리하여 음악 듣기의 재미라고 말하고 싶다. 그대여, 반드시 귀를 쫑긋 세우고 이 앨범을 쭉 들어보길 바란다. 방심은 금물이다. 언제, 어떤 소리에 허를 찔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닉과 포크 멜로디가 공존하는가 하면, 세련된 사운드에 고풍스러운 여성 백 보컬이 합쳐지는 순간도 있다.

어디 이뿐인가. 세계를 여행하며 작업한 음반답게 전에 없는 광활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들려주기도 한다. 현미경도 잘 쓰고, 망원경에도 능숙한 밴드라는 뜻이다. 소개 문구 그대로 ‘깊고 투명하다’.

이쯤 되면, 라디오헤드 이후는 바로 이들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앞으로 발표될 두 장 정도의 앨범으로 이 판단이 옳았던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WHEN 아무래도 밤 12시 이후를 권장.
WHERE 밤 12시 이후면 내 방이지 어디겠나.
WHO ‘2017년 현재의 인디 록’을 듣고 싶은 당신.

글_배순탁(음악 칼럼니스트,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오타키, 정점에서 - 에스콰이어 코리아 2017년 3월호

HEAVYWEIGHT DANCER

by 오타키

‘아방가르드’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실험적 뮤지션 오타키가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앱스트랙트 힙합, 프리재즈를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던 그가 이번에 택한 장르는 일렉트로닉 댄스다.

최근에 테크노 성향의 곡들을 발표하며 변신을 예고하더니 결국 앨범 단위의 변화를 내놓았다. 전작이 모두 전위적 색깔을 갖고 있던 것처럼 이번에도 오타키 특유의 실험적 과감함은 여전하다.

일렉트로닉 댄스라도 최근에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평범한 테크노, 하우스가 아니다. DJ가 전자음악의 중심에 서기 이전, 인더스트리얼이 로봇 같은 뻣뻣함과 디스토피아 무드를 내뿜던 시대를 닮았다.

색다른 일렉트로닉 댄스를 경험하고픈 분들에게 추천한다.

WHEN 색다른 소리 경험이 필요할 때.
WHERE 클럽에선 안 나올 것 같다. 집에서 듣자.
WHO 실험적 성향을 좋아한다면.

글_이대화(음악 칼럼니스트)


BONOBO, 정점에서 - 에스콰이어 코리아 2017년 3월호

MIGRATIO

by BONOBO

아련하다. 일렉트로닉 음악에 어울리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아련한 분위기가 앨범 전체를 아우른다. 섬세하게 감성을 건드린다. 발라드의 그것과는 다르다. 슬픔과도 다르다. 막연한 그리움이 진하게 배어 있다.

최근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보노보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적으로 가장 물오른 시기에 하필 견디기 힘든 상실감을 겪어야 했다. 잔인하게도 그 결과물은 너무도 훌륭하다. 그의 위상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음반이다.

독특하게도 일상의 소음을 샘플로 활용해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홍콩 공항의 엘리베이터 소리, 시애틀의 빗소리, 애틀랜타의 세탁 건조기 소리, 뉴올리언스의 보트 엔진 소리 등 평범한 생활 속 소리를 다양한 샘플로 변형해 곡을 완성시켰다. 감정을 건드리는 능력은 물론 기술적인 완성도도 나무랄 데 없다.

WHEN 이유 없이 공허함이 밀려올 때.
WHERE 아무도 없는 넓은 공간 한가운데.
WHO 다른 방식으로 감정의 심연에 다가가고자 하는 이.

글_김진호(<에스콰이어> 피처 에디터)


자이언티, 정점에서 - 에스콰이어 코리아 2017년 3월호

OO

by 자이언티

자이언티(Zion.T)가 YG행을 택했을 때 두 가지 예상이 공존했다. ‘YG의 힘을 업고 보다 스케일 큰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너무 YG 색깔에 묻히지 않을까’. 그런데 결과적으로 양쪽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앨범이 나왔다.

<OO>는 굳이 따지자면, 기존의 자이언티 색에 가깝지만, 엄밀히 말하면, 특별히 음악적인 색깔을 따지기 어려울 만큼 무난하다. 다만, 여기서 무난함이란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프로덕션의 근간이 그렇다는 얘기일 뿐, 세세한 부분은 탁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떤 스타일의 곡이든 굉장한 소화력을 보여주는 특유의 보컬과 물 흐르듯 미려한 멜로디, 그리고 단순한 듯하지만, 감성을 파고들며, 어감이 잘 살아 있는 가사의 힘은 여전하다.

건반이 주도하는 미디엄 템포의 타이틀곡 ‘노래’와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Complex’는 이 같은 특징이 잘 살아 있는 하이라이트 곡들이다. 이로써 자이언티가 판만 깔아주면 언제 어디서든 놀 줄 아는 아티스트란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WHEN 가사의 매력이 살아 있는 R&B가 듣고 싶을 때.
WHERE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WHO 자이언티의 음악이 변할까 걱정했던 당신.

글_강일권(음악 칼럼니스트, <리드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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