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가 VS 경험가? 나에게 맞는 책은?

질문가와 경험가의 책.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안광복ㅣ어크로스

“봐야 할 것을 보는 사람.”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러하다. “인공지능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일이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혹은 꼭 인간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까? 그 답을 전하기 전에, 철학 교사이자 저자인 안광복이 정의한 철학가란 이렇다. 불편한 생각을 안기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 그리하여 저자는 매일 일부러 찾아 곱씹어보았다는 불편한 질문을 이 책을 통해 공유했다. 몇 가지 예를 옮겨 적는다. 나는 도대체 왜 살고 있나? 감정적인 사람은 무책임할까? 내가 받은 상처를 똑같이 되돌려주는 게 나쁜 일일까? 소신을 내세우는 리더는 독재자인가? 사회가 발전할수록 나는 더 행복해질까? 도대체 인간은 뭘 잘할까? 답은 없다. 저자는 질문에 대한 해답 대신 사유의 과정을 적어 내려갔다. 사유를 도울 학문적 고찰, 가령 ‘자유인의 조건은 여가’라는 아리스토텔레스, ‘타인은 나의 지옥’이라는 장 폴 사르트르 등 여러 철학가와 지식인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만약 답을 말했다면 그야말로 불편했을 일이다. 저자의 말대로 철학적 물음에는, 각자의 인생에는, 정답이란 없으므로.

 

경험 수집가의 여행

앤드루 솔로몬ㅣ열린책들

“나는 길을 나섰다.”

채 열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나는 이 책을 들고 누워 읽을 만한 해변가로 어디가 좋을지 상상했다. 호화로운 휴양지 풍경이나 당장 떠나고 싶은 여행지를 소개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동방견문록>이나 <하멜 표류기>에 가깝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앤드루 솔로몬이 25년 동안 7대륙을 여행한 것에 대한 기록집이다. 755쪽의 무거운 이 책을 휴가지에라도 챙겨 가고 싶은 이유는 그만큼 유쾌해서, 그러면서 유익해서다. 저자는 1980년대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루마니아와 같이 특히 ‘변화를 겪는 장소’라는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는 나라를 여행했다. 그곳에서 그는 먹고 마시고, 러시아에서는 젊은 마피아를 만나고, 중국에서는 공산당의 그림자 뒤에서 활동하는 예술인과 대화하며 현지의 일상에 다가섰다. 오로라를 고대하게 되는 미지의 여행지 그린란드, 그곳 주민 중 최대 80%는 우울증을 앓는다는 견문 앞에서는 논픽션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너무 밀접하게 살기 때문에 오히려 친밀할 수 없다’는 현지인의 속내에 곧 수긍하게 되지만. 떠나봐야 안다고, 경험해봐야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그곳이 어디든 일단 가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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