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비행

올해 첫 비행기표를 샀다. 하늘로 도망치듯이.

2019년 12월 31일을 위한 비행기표를 사는 것. 새해 첫날 1월 1일에 결심했다. 포털 사이트에서 12월 31일 비행 일정은 검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루에 한 번씩, 사실 3일에 한 번씩 꼭 찾아보았다.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말이다.

어느 날은 아이슬란드였고, 어느 날은 도쿄였다. 남극으로 가는 항공편도 알아보았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하게 된 것도 최근이고 정말 좋아하는지 사실 확신할 수 없지만 사적인 시간을 위해 비행기표를 사는 행위 자체는 분명 유희가 맞다.

12월의 어느 날, 비행기 창밖에 펼쳐진 구름을 보며 분명 몸을 뉘일 수 없음을 알아도 파묻히고 싶다고 생각했다. 구름 속이 아니라면 눈 속에 갇혀버리는 쪽을 택했다. 그날 올해 첫 비행기표를 결제했다. 터뷸런스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면서, 극복할 수 없으면서 카드 번호는 재빠르게 빈칸을 채웠다.

땅 위에 빚을 지고 하늘로 도망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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