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 기욤 네리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자유인, 세계 프리 다이빙 챔피언 기욤 네리를 만났다.

“바다와 만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방법이니까요.” 세계적인 프리 다이빙 챔피언 기욤 네리는 지중해처럼 깊고 푸른 눈을 반짝거리면서 간결하게 대답했다. 프리 다이빙은 수면 위에서의 단 한 번 호흡으로 깊고 깊은 심해까지 잠수해 들어가는 스포츠다. 고전 영화 <그랑블루>를 연상하면 된다. 기욤 네리는 프리 다이빙의 역사를 새로 써온 초인이다. 무려 네 번이나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가 세운 프리 다이빙 126m 기록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대기록이다. 인간은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 자연을 정복해왔다. 산소통을 메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면 얼마든지 심해 잠수가 가능하다. 그런데도 기욤 네리는 왜 프리 다이빙을 고집하는 것일까. “저는 지상에서도 걷는 걸 좋아해요. 자동차나 바이크를 즐겨 타지 않습니다.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땅과 바다를 느끼고 싶거든요. 그렇게 어떠한 기계적 도움도 받지 않고 순수하게 바다와 마주하면 비로소 나 자신의 몸과 정신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프리 다이빙은 스포츠이면서 동시에 영적인 경험입니다.”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SIHH 행사장의 파네라이 부스 앞에서 기욤 네리와 마주 앉았다. 기욤 네리의 손목에는 파네라이가 자리해 있었다. 기욤 네리는 지난해부터 파네라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군과 잠수특공대만이 사용하는 첨단 장비였던 파네라이와 프리 다이빙 챔피언 기욤 네리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파네라이는 최근 파네라이 섭머저블 크로노 기욤 네리 에디션을 출시했다. 앞면은 샤크 그레이 컬러로 번뜩인다. 뒷면에는 프리 다이빙을 하는 기욤 네리와 그가 세운 세계 기록 126m가 새겨져 있다. 기욤 네리가 디자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파네라이는 지상에서도 바다에서도 언제나 저와 함께할 겁니다.”

파네라이 기욤 네리 에디션 뒷면에 새겨진 바다는 지중해다. 기욤 네리는 프랑스 남부 니스 인근의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살다시피 했죠. 열네 살 때 처음으로 프리 다이빙을 경험했어요. 숨을 참고 깊은 바다로 헤엄쳐 들어갔는데 아무리 애써도 바닥이 닿지를 않았죠.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은 바다의 존재를 처음 안 거예요. 그때부터 프리 다이빙에 빠져들었어요.” 기욤 네리는 조금씩 깊은 바다의 공포를 기분 좋은 긴장으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터득해냈다. 그렇게 조금씩 더 깊은 바다에 도전해나갔다. “바닷속에서 시간은 곧 생명입니다. 물속에서 보낸 시간을 알아야 내가 물속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 수 있죠.” 수심 100m가 넘는 어두운 심해에서 기욤 네리를 지켜주는 것은 자기 자신과 선명하게 빛나는 손목 위의 파네라이뿐이다.

SIHH에서 만난 기욤 네리는 어딘가 이곳에 속하지 않는 존재처럼 보였다. 시계 마케터와 세일즈맨과 저널리스트가 득시글대는 곳에서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은 존재감을 뿜어냈다. 그것은 마치 지상의 중력으로부터 해방된 자의 여유 같았다. “구태여 말하자면 저는 땅과 바다 양쪽 모두에 속한 존재죠. 저 역시 지상의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만, 바다 깊은 곳으로 들어갈 때만큼은 세상의 일반적인 모든 것과 단절되는 느낌을 받죠. 더 깊이 들어갈수록 제 육체와 정신이 물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게 느껴집니다.” 기욤 네리는 프리 다이빙을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수면 위 바깥세상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물의 부력을 이겨내고 더 깊이 내려갈 때 저는 오직 단 한 가지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나.”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자유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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