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과 문성후의 기술

직장의 신. 신 앞에 한 글자가 더 있다는 것은 두 인생 선배를 만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직장의 신. 신입 에디터일 때 별명이다. 2013년 드라마 <직장의 신>이 방영되던 때라 그런 별명을 얻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직장의 신’이라 불렸지만 ‘신’ 앞에 숨은 글자가 있었다는 거다. 병. ‘직장의 (병)신’. 해야 할 말은 못 하고, 못 할 말은 참 잘도 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만 티 나게 좋아하고, 잘 지내야 하는 선배들에게는 오히려 철벽을 친다는 뭐 이런저런 그런 이유에서다. 이제와 보니 병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2018년에 처음 ‘에스콰이어 라디오’ 문성후 변호사의 <보이게 말하라>를 듣고 그제야 내가 왜 그렇게 ‘직장의 (병)신’ 소리를 들었는지 1 정도 알았다. 회사 생활 몇 년 만에….

오사카. 오사카로는 다시 여행을 갈 생각이 없었다. 친구 둘과 오사카 여행을 갔다가 우리는 영영 같이 여행을 가지 않는 사이가 됐으니까. 1일 7식의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떠났는데 1일 1식에 편의점만 털다 왔다. 매일 마신 술이라곤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이 전부다. 만나면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때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행의 ‘여’도, 오사카의 ‘오’도 꺼내지 않는다.

박찬일과 문성후. <에스콰이어>로 인연이 돼 알게 된 두 어르신이 내 실패담의 정곡을 찔렀다. 왕년에 엄청 마셨다는 애주가 박찬일 요리사는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를, ‘에스콰이어 라디오’를 통해 회사에서 보이게 말하는 법의 필요성과 노하우를 알려준 문성후 변호사는 <직장인의 바른 습관>이라는 책을 냈다.

박찬일 요리사의 기술은 ‘박찬일 멋대로 정한 이런 곳은 피하라’, ‘일본어 1도 못해도 당당하게 술 먹는 법’, ‘일본어 1도 몰라도 제대로 고르는 법’. 문성후 변호사의 기술은 ‘매일 나를 리셋하는 멘탈 관리’, ‘디자이너처럼 생각하고 변호사처럼 말하라’,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말의 비밀’, ‘회사가 주목하는 사람은 보이게 말한다’ 이런 것들이다. 저작권이 있으니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생략하겠다.

신입 사원 때 이 책을 봤더라면, 오사카 여행을 가기 전 이 책을 봤더라면 난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실패가 없었을까? 인생 선배들에게 듣는 인생의 잔기술은 언제나 즐겁다. 특히 곁에서 보고 듣고 만난 이들의 이야기라면 더더욱. 언제 유용하게 써 먹을지 몰라 몇 장은 사진으로 찍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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