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사진전 ‘이끼’를 다녀와서

틈바구니 속에서.

민병헌은 사진가다. 제대로 사진을 배워본 적 없다는 그는 1987년, 자신의 두 번째 사진전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걷는 2019년의 사람들 사이에서 민병헌은 여전히 흑백사진을 찍는다. 때로는 잡초만 찾아다녔고 때로는 안개, 하늘, 눈, 물가를 응시했다. 이번에는 이끼다. 시인 김민정이 말했다.

드넓은 땅에 미쳤다가 흰 나무에 미쳤다가 지금은 돌 틈 사이에 낀 이끼에 미친 한 스승을 안다. 왜 하필 이끼냐고 되묻지 않았다. 이끼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음을 나도 아주 조금 내 이끼란 것에 매일 아침 물을 주며 들여다보는 일로 알게 되었으니까.”

32년 전, 민병헌이 흑과 백만큼 선명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린 전시 제목은 이러했다. ‘별거 아닌 풍경’. 당신은 오늘, 당신의 이끼를 본 적 있는가.

민병헌 사진전 <이끼>,

5월 18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