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민국’을 뒤흔들 DC 기대작 ‘조커’

DC는 지난 세계관의 실패를 인정하고 예외를 두면서까지 영화 '조커'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3일,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홍보를 위해 내한하는 배우 및 영화 관계자의 라인업이 공개된 직후 작은 논란이 있었다.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호크 아이 역의 제레미 레너, 캡틴 마블 역의 브리 라슨 등이 참석을 알려서 국내 마블팬들을 기쁘게하는 것도 잠시, 중국에서 열리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행사의 초호화 캐스팅 참석 명단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명단에는 내한하기로 예정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는 물론,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 토르 역의 크리스 헴스워스, 앤트맨 역의 폴 러드까지 포함돼 있었고, 국내의 마블팬들이 다소 기운 빠지는 명단임에는 틀림 없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마블은 한국팬들을 빼놓고 갈 수 없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되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케빈 파이기는 “한국팬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내한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중국 행사와 비교해서 국내 행사의 배우 라인업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같은 4월 3일, DC 유니버스(이하 ‘DC’)에서 영화 ‘조커’ 예고편을 공개했다. 사회적 약자였던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이 악당 조커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 2분 24초 영상이었다. 짧은 분량의 영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늘 웃는 얼굴을 강조하던 조커가 단순히 광기 어린 악당이어서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도움을 받지 못한 소시민에서 출발한 악당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티저였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번 예고편은 단순히 영화 ‘조커’를 소개하는 수준의 영상이 아니라 2분 24초 분량의 단편 영화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로 인해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해당 예고편 영상은 유튜브 공개 5일만에 4000만 조회수를 넘어설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블은 지난 3편의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서만 약 30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다수의 언론에서는 이런 현상을 빗대어서 “한국은 마블민국”이라고 언급할 만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마블 영화의 흥행에 있어 첫 손으로 꼽히는 요인은 아무래도 탄탄한 마블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든 훌륭한 영화적 완성도 때문이다. 단순히 마니아만 좋아해서 1000만 관객을 세번씩이나 모은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듯, 슈퍼 히어로물임에도 유치하지 않은 퀄리티 덕분에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바로 어벤져스 시리즈다.

그러나 슈퍼 히어로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라이벌 DC의 거듭된 실패로 인해, 슈퍼 히어로물을 원하는 관객들은 선택지가 많치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마블을 선택하게 되는 ‘마블 쏠림 현상’도 분명 부인할 수 없는 마블의 성공 요인일 것이다. 만약 2011년 개봉한 ‘그린랜턴’이나 ‘베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DC는 지난 수년간 진행했던 저스티스 리그 세계관의 실패를 인정하고 세계관에서 예외를 두면서까지 영화 ‘조커’를 착실히 준비 중이다. 라이벌 DC의 흥행 부진으로 일부 반사이익을 얻은 마블이 긴장해야 할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