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고산의 구도자

김창호는 진정한 산악인이었다. 묵묵히 정상을 향하던 별이 졌다.

고 김창호 대장은 상징적인 등로주의 산악인이었다. 산악에는 등정주의와 등로주의가 있다. 등정주의가 정상 정복이라는 목표에 집중한다면 등로주의는 정상 정복의 과정에 집중한다. 무엇을 이룩하느냐보다 어떻게 성취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창호 대장이 한국 산악 역사상 전무후무한 산악인으로 꼽히는 진짜 이유다.

2013년 세계에서 14번째로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등정을 목전에 뒀을 때였다. 위대한 성취를 앞두고도 김 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중요한 건 등반 그 자체다.” 김창호 대장은 산악인을 넘어 고산의 구도자였다.

고 김창호 대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울타리를 넘어야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산악인이 산에 가는 것도 자신을 가둔 테두리를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여정이다. 등반 업적보다 더 중요한 건 삶의 중요한 의미를 깨닫는 것. 고산 등반은 살면서 느끼지 못하는 작은 것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게 해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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