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자동차 업계 이슈 8

자동차 업계를 달군 2016년의 이슈들.

1. 디젤 게이트

2015년 9월 미국에서 시작된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 게이트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인증 시험에서는 배기가스를 기준치 이하로 유지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더 좋은 연비와 성능을 위하여 배기가스를 희생하도록 고안된 ‘똑똑한’ 소프트웨어를 몰래 사용한 것이 문제다.

미국에서 48만2000여 대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1100만 대가 넘는 폭스바겐 그룹 디젤 모델에 해당하는 거대 스캔들로 확대됐다. 폭스바겐 그룹 차 중 디젤 모델 판매량이 전체의 90%를 넘었던 한국에서도 무려 12만5000여 대가 디젤 게이트와 관련된 리콜 대상이다.

금년은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와 환경부가 법리 해석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사이에 리콜은 계속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중 인증 서류 조작 및 차량의 불법 개조 혐의로 거의 대부분의 모델이 인증 취소되어 판매까지 금지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결과 수입차 3~4위를 차지했던 폭스바겐 및 아우디의 판매가 격감했고 이는 급성장하던 수입차 시장의 기세가 꺾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회적으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에 대한 논쟁과 현명한 소비자 운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웠고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디젤차의 점유율은 여전히 높다.

2. 전기차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미래의 얘기였다. 대부분이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고작 100킬로미터 수준이어서 시내를 벗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억대를 호가하는 테슬라는 미국의 럭셔리 시장에서는 태풍이라지만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그래서 하이브리드 정도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혔다.

하지만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분위기를 확 바꿔버렸다. 클린 디젤의 이미지가 깨지자 실질적인 친환경 동력 기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때맞춰 1회 충전으로 30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는 순수 전기차가 적당한 가격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회 충전당 300킬로미터의 벽을 허문 쉐보레 볼트 EV(내년에 한국 도입 예정)가 등장했고,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로 살 수 있는 테슬라의 모델 3가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모델 3는 데뷔 직후 전 세계에서 40만 명이 넘는 예약자가 몰릴 정도였다.

물론 아파트가 많은 우리의 주거 환경과 보조금의 한계로 순수 전기차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3. 자율 주행

2016년 전기차만큼이나 화두가 됐던 것이 자율 주행이다. 특히 자율 주행은 기존의 자동차업계와 자동차 시장으로 새롭게 진입하려는 IT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했던 곳이다.

그 사이에서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이라는 부분 자율 주행을 선보이며 긍정과 부정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화두가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나 제네시스 G80 등 프리미엄 신모델은 어김없이 부분 자율 주행 기능을 넣어 실제로 현실성이 있음을 알렸다.

한편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 주행의 단계를 명시적으로 제시하여 과도한 마케팅에 의한 혼란을 막고 착실한 발전을 꾀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일으킨 일련의 사고는 자율 주행을 맛보게 한 존재인 동시에 그 위험성과 운전자의 책임을 다시 일깨운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벤츠와 볼보가 자율 주행 트럭을 선보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장거리 운송용 트럭이 실질적으로 자율 주행의 첫 번째 시장이면서 동시에 구현 조건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점을 가시화했다.

4. 미국 차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 차의 부활 선언이었다.

첫째는 미국 차를 대표하는 대형 픽업이었고, 둘째는 대배기량 고성능 모델, 마지막으로는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차세대 전기차의 공개와 자율 주행 차의 구체적 제안이었다.

지난 몇 해 동안 소형차의 판매가 증가했던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금년 들어서 경기 회복세와 함께 판매 평균 엔진 배기량과 연료 소모량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단기적으로 미국 자동차 소비 패턴이 회복됐음을 알려준다.

한국에서도 미국 차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비록 미국을 대표하는 픽업은 아직 공식 수입되지 않지만, 고성능 스포츠 세단인 캐딜락 ATS-V의 조기 매진과 쉐보레 카마로 SS의 폭발적 판매가 미국 차에 대한 우리나라 고객의 시각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테슬라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모델 3의 예약 러시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내년 초 하남 스타시티의 첫 번째 매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한다.

5. 소형 크로스오버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은 2013년 쉐보레 트랙스가 시작하고, 2014년 르노삼성 QM3가 본격화했으며 2015년엔 쌍용 티볼리가 폭발시켰다. 그리고 올해도 여전히 강세다.

그 주역은 상위 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으로 등장한 티볼리 에어다.

티볼리는 가격 대비 성능, 쌍용의 SUV 전문 브랜드 이미지, 동급 유일의 네 바퀴 굴림 모델이라는 장점을 부각해 가장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시장 현상은 기아의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인 니로의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 공략법이다.

니로는 사실 상위 준중형 세그먼트 모델이지만 티볼리 에어가 준중형 시장을 공략하는 것에 맞서 하이브리드 보조금과 세제 혜택, 디젤 게이트로 디젤의 인기가 주춤한 사이 차세대 고효율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적잖은 효과를 봤다.

앞으로도 이렇게 세그먼트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 고성능 소형차

작년까지는 폭스바겐 골프 R, 아우디 S3, 메르세데스-AMG A45, 그리고 미니 JCW 등 수입 고성능 소형차가 시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금년은 국산 고성능 소형차가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온 해였다.

가장 대표적인 국산 소형차는 현대 아반떼 스포츠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운전하는 재미’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반떼가 204마력 1.6리터 T-GDI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멀티 링크 후륜 서스펜션으로 무장하고 등장했다.

새로운 i30도 주목할 포인트. 현대차의 스포츠 브랜드인 ‘N’에 속한 첫 모델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뛰어난 엔지니어링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해치백 시장의 한계로 판매는 저조하다.

내년에 i30 N이 국내에 도입되는지 여부가 국산 고성능 소형차 시장에는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7. 현대차 점유율과 내부 고발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점유율 80%를 차지했던 현대-기아차였지만 올해는 60% 수준으로 위태롭다. 수입차를 포함한 올해 10월 국내 시장점유율에서 현대차는 26.3%로 작년 같은 달(37.1%)보다 거의 30%나 점유율이 떨어졌다. 자매 회사인 기아차가 28.4%로 작년(28.8%)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이런 결과는 다분히 예상된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그동안 강세였던 세단 시장이 SUV에 급격하게 자리를 내주고 있고, 쏘나타 같은 대표 모델도 르노삼성 SM6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뺐기는 등 쫓기는 형편이다.

전략 모델이었던 아이오닉이 나름 선방했지만, 절대 판매량은 좋지 못하다. 그래서 지금은 11월에 출시된 그랜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량 리콜 및 보증 기간 연장을 제공했던 현대 세타 2 엔진의 소음 및 엔진 손상 문제가 내부 고발자의 제보와 방송 노출 이후에야 ‘10년-19만km 보증 연장’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내부 고발자였던 현대차 부장은 결국 현대차에서 해고당했다. 공익적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문화가 없다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이 제품의 문제보다 더 가슴 아프다.

8. 르노삼성의 약진

르노삼성은 자신들의 가장 소중한 브랜드 자산인 SM5를 버리고 연초에 SM6로 시작한 ‘한 끗 다른’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SM6는 중형 세단 시장에서 절대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이었던 현대 쏘나타를 무너뜨렸다.

SM6의 성공은 르노삼성자동차에 강력한 원동력이 됐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며 축소되던 중형 세단 시장을 다시 성장시키는 청신호로 작용했다.

9월에 등장한 QM6도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중적인 프리미엄 코드를 시장에 알렸다. 이런 제품들의 힘을 등에 업고 르노삼성은 올해 10월 1만3254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현재까지 누계는 8만4458대로 2011년 이후 5년 만에 내수 10만 대를 돌파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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