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공유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꾸준히 확산되는 ‘공유 경제’의 개념이 우리네 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카셰어링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사회의 트렌드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00년 <접속의 시대(The Age of Access)>라는 책을 썼다(한국에서는 2008년 <소유의 종말>이라는 번역서로 출간). 리프킨은 이 책에서 앞으로는 기술의 진보로 재화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 한 서비스나 재화를 계약(접속)해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IT 분야로 좁혀지긴 하지만 미래학자 니콜라스 카 역시 2008년 저서 <빅 스위치(The Big Switch)>에서 미래 의 사회는 컴퓨터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서 사용하는 가상화 시스템과 클라우딩 컴퓨팅이 지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2016년 우리는 그들의 주장이 현실이 된 것을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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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분야만 보더라도 카셰어링 트렌드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차가 없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카셰어링이 새로운 놀거리이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자동차를 한 대 소유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원이 필요한 일이다. 한번 선택하면 몇 년간 타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결혼과 출산, 이직 같은 경우의 수를 대입해야 결정할 수 있다. 그게 끝인가? 차를 사고 나서는 본격적인 고민의 시작이다. 한국에서 차를 유지하려면 필요한 것이 많다. 틴팅, 블 랙박스, 하이패스 같은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것도 꽤 번거로운 일이다. 해마다 자동차세와 보험을 연장해야 한다. 엔진 오일부터 각종 소모품 교환은 처음엔 재미로 느껴질 수도 있 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정비소에 차를 맡겨야 할 때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집 주변에서는 제대로 된 주차 공간을 찾기도 쉽지 않고, 주중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 문에 차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 주말 뿐이다. 하지만 주말에 장을 보고 연인과 드라이브라도 갈라치면 차가 꼭 필요하긴 하다. 이런 이유로 카셰어링 서비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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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접속(공유)’해서 사용하겠다는 욕구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개인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남들과 공유 한다는 개념 자체가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소유를 통한 낭비가 공유에 따른 불편함을 이미 뛰어넘었다. 따지고 보면 카셰어링의 이용 방법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렌터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10분 단 위의 요금 체계와 주행 거리에 따른 과금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하지만 무선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차를 빌리는 과정이 한결 편리해졌다는 것이 변화를 가속시켰다. 이제는 차를 빌리는 게 패스트푸드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일보다 쉽다. 매번 렌터카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전화할 필요가 없다. 전용 앱으로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고 10분 단위로 차를 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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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렌터카처럼 6, 12, 24시간 단위로 차를 빌릴 필요가 없어서 낭비가 한결 줄어든다. 게 다가 대형 마트 수보다 훨씬 많은 카셰어링 존이 준비돼 있다. 동네 곳곳에 있는 카셰어링 존에 들러 예약한 차를 스마트폰 앱으로 열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반납 한다. 빌린 장소로 다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장소에서 반납할 수 있다는 개념 때문에 대중교통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업체를 통해 카셰어링의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린카, 쏘카, 씨티카, 한카, 유카 등의 업체가 카 셰어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업체마다 규모가 다르지만 그린카의 경우 2016년 9월 기준으로 전국에 2250개 이상 카셰어링 존을 마련한 상태다. 수도권뿐 아니라 강릉, 광주, 대구, 포항, 울산, 부산 , 제주 등에서도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다. 여수나 청주, 통영처럼 다소 외진 곳에 도 서비스 존이 있다. 물론 자동차를 공유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소유에서 오는 편리함과 가치는 여전히 존재한다. 누군가와 차를 공유한다는 것은 실제로 대단히 번거로운 일이다. 나만의 공간이라는 관점에서는 카셰어링의 한계가 명확하다. 그런데도 불필요한 소유를 줄이고 싶은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 그래서 꼭 필요할 때만 차를 공유한다. 이게 요즘 젊은 세대의 맞춤형 자동차 라이프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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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셰어링 어렵지 않다.

카셰어링은 회원제 방식이다. 회원끼리 차를 공유하는 개념이다. 회원 가입 후에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를 예약한다. 차종과 대여 장소, 시간을 입력하면 끝. 왕복, 편도, 도어투도어도 선택 가능하다. 대여 시간이 되면 카셰어링 존에 가서 앱을 실행한다. 그러면 자동카 키 모양이 활성화되면서 차 문을 열 수 있다. 예약한 시간 동안에는 앱으로 잠금도 가능하다. 이용이 끝났으면 반납 장소에 차를 주차하고 앱으로 문을 잠그면 된다. 요금은 가입할 때 등록한 카드로 자동으로 결제된다.

>> 카셰어링 사용 시 지켜야 할 매너 9

청결 카셰어링은 무인 관리다. 따라서 차를 깨끗하게 써야 한다. 차를 사용하고 나서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기본이다. 뒤 사용자가 앞 사용자의 청결도를 평가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금연 요즘 대부분의 공공장소는 금연이다. 여기에 공공으로 이용하는 차도 포함된다. 다음 사용자를 위해,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실내에선 절대 금연이다.

반납 장소 마트에서 장 볼 때 쓰는 카트도 지정된 장소에 반납해야 한다. 카셰어링도 마찬가지다. 지정된 장소에 세우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뒷사람을 위해 꼭 메모를 남긴다.

반납 시간 10분 단위로 촘촘하게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내가 차를 늦게 반납하면 다음 사람의 스케줄이 꼬일 수 있다. 원활한 대여와 반납을 위해 앞뒤로 최소 10분 여유를 둔다.

연료 잔량 렌터카는 반납 시 연료를 가득 채워 넣어야 하지만 카셰어링은 차 내부에 비치된 주유 카드로 하면 된다. 다음 사용자를 위해서 연료통이 빈 채로 반납하지 않도록 한다. 애완동물 아무리 매너 좋은 애완동물이라도 털이 날리거나 실내에 얼룩을 남길 수 있다. 애완동물은 반드시 캐리어를 이용해 태운다.

운전 매너 차를 빌리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개념이다. 그러니 차를 혹사시키지 말고 과격한 운전도 삼간다. 카셰어링 스티커가 붙은 차가 난폭하게 운전하면 욕을 두 배로 먹는다. 전기차 충전 만약 전기차를 카셰어링으로 이용한다면 반납 시 주차장에 있는 충전기에 반드시 연결하도록 한다.

미등록 동승 운전자 카셰어링은 동승자도 기록한다. 사고가 났을 때 미등록 동승자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운전은 반드시 등록된 사람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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