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존 듀량고

생존 게임 듀랑고는 단기적 목적만 이루는 게임이 아니다. 이 부분을 잘못 이해한다면 게임 속에서 표류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 PC, iOS,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 / 그래픽 ●●●●○ / 스토리 ●●●◐○ / 조작성 ●●●●○ / 총점 ●●●●○

“정신이 들어요? 전 K예요. 당신은 지금 듀랑고에 왔어요. 힘든 얘긴데, 당신이 살던 지구로는 다시 돌아가지 못해요. 갑자기 발생한 이상 현상이 당신을 이곳에 오게 한 거죠. 여기서는 누구든 자기 손으로 야생을 개척해야 해요. 혼란스럽죠? 하지만 이런 사실을 빨리 받아들일수록 좋아요.”

2018년 지구. 기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던 주인공은 갑자기 이상 현상을 만난다. 그리고 다음 순간 미지의 땅에서 정신을 차린다. 이곳은 공룡의 땅, 듀랑고다. 수십 년 전부터 발생한 워프 현상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호텔이나 레스토랑 따위는 없다. 문명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다. 그러니 당장 오늘 먹을 음식과 입을 옷, 생존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직접 마련해야 한다.

듀랑고가 흥미를 끄는 것은 ‘생존’이라는 주제를 충실히 구현해서다. 여느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처럼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검을 휘두르거나 마법을 부리지 않는다. 그보다 현실적이다. 살기 위해 과일을 채집한다.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고 돌을 갈아 무기를 만든다. 야생이라는 배경처럼 맨주먹으로 모든 것을 개척해야 한다. 물론 문명은 빠르게 발전한다. 아주 작은 도구를 만들던 능력이 곧 내 땅과 내 마을을 만드는 것으로 발전한다. 지나가는 행인을 만나며 친구도 사귄다. 사람이 모여 부족을 만들고, 언젠가는 국가가 된다.

두 달 가까이 플레이했지만 여전히 끝을 알 수 없다. 수많은 섬 중에 불과 몇 개의 섬을 탐험했을 뿐이다. 시작할 때 배경이었던 마을섬을 지나 캐릭터 레벨이 40을 넘으면 부족 사유지가 있는 도시섬에 도착할 수 있다. 공룡을 사냥하거나 길들이는 고대섬, 레벨 56 이상에서 전투가 가능한 무법섬 등 아직 도전하고 정복할 부분이 많다.

어쩌면 이 게임의 끝은 없을 수도 있겠다. 개발자가 만든 스토리를 따라 게임을 진행하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다. 듀랑고를 개발한 넥슨은 ‘놀이공원’이 아닌 ‘놀이터’를 바랐다. 개발자가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목표를 찾아 즐기길 바랐다. 쉽게 말해 듀량고는 재료다. 플레이어가 그것을 가지고 원하는 방향으로 놀 수 있다. 가령 직업 선택부터가 자유롭다. 건설자나 요리사, 농부가 될 수도 있다. 마을을 벗어나 탐험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마을 안에서 생산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다. 플레이어가 가상의 세상을 만든다. 지금까지 한국 게임 시장에는 없던 신선한 관점의 콘텐츠다.

적당한 불편함이 게임의 재미 요소다. 캐릭터 혼자서 레벨을 올리는 자동 모드는 없다. 플레이어가 스스로 발견하고 도전하고 이뤄내야 한다. 필요한 재료를 채집하고 몇 시간을 거쳐 부품을 가공한다.

물론 가끔은 반복적인 작업이 지루하기도 하다. 특히 초반 퀘스트는 반복적이라 피로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급하게 하지 않는 한 누구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과정을 즐겨야 한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들과 집단을 이뤄 또 다른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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