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체인지드 소울’ 인피니티 Q60 쿠페

지난 몇 년 동안 인피니티의 변화는 역동적이었다. 그러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유의 색깔은 여전하다. Q60 쿠페가 증명한다.

INFINITI Q60 RED SPORT 400
엔진 2997cc, V6 트윈 터보 | 최고 출력 405마력 | 최대 토크 48.4kg·m | 변속기 자동 7단 | 구동 방식 RWD | 복합 연비 9.6km/L | 크기 4685×1850×1385mm | 가격 6970만원

인피니티 Q60 쿠페가 눈앞에 있다. 진하고 깊은 빨간색 보디 컬러가 시선을 끈다. 차의 구석구석을 한참 바라본다. 차체를 흐르는 선이 특이해서, 디테일이 독창적이어서 눈을 뗄 수 없다. 크레센트 C 필러라고 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모든 인피니티를 관통하는 디자인 포인트. 옆 창문에서 뒤로 이어져 쿠페 라인과 함께 창문이 끝나는 지점을 가리킨다. 다른 인피니티처럼 Q60의 크레센트 C 필러도 초승달 모양에서 영감을 받았다. 물론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옆으로 보고 거꾸로 봐도 초승달처럼 생기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인피니티식으로 해석한 디자인 언어의 일부다. 영감을 받은 대상을 그대로 표현한 게 아니라 브랜드의 시각으로 디자인을 재창조했다.

Q60의 디자인은 하나같이 이런 식이다. 평범하거나 쉽게 넘어간 부분 없다. ‘인피니티’라는 핵심 주제 아래서 각 부분의 색깔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각적 부분만이 아니라 엔진 소리나 주행 질감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실내의 은은한 냄새조차도 인피니티 특유의 것이 존재한다. 개성이다. 모두가 유행에 따라 비슷하게 변할 때 이런 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시장이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니까.   

“인피니티는 특유의 장인 정신이 깃든 일본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합니다. 단조로우면서도 정교한 디자인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죠. 최신형 자동차는 고도로 발달한 기술과 접목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기술은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자동차를 만들 때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동반합니다.”

올해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닛산 퓨처스’ 콘퍼런스에서 닛산-인피니티 디자인 총괄을 책임지는 알폰소 알바이사 글로벌 디자인 수석 부사장이 발표한 내용이다. 그는 인피니티의 디자인 차별화를 강조한다. 동시에 여러 시장을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와 결합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Q60 쿠페는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EXTERIOR
Q60의 외관은 부품의 단순 조합 이상의 덩어리감을 이룬다. 비결은 일본 도치기에 위치한 전용 공장에 있다.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4500명의 작업자 중 일부는 숙련된 장인이다. 이들은 높은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Q60의 생산 퀄리티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공장안 페인트 부스에서 일하는 장인의 경우 0.1mm 두께의 오차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 차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인피니티다. 보기에 신선하고 기술적으로도 새롭다. 그런데도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우아하면서도 경쾌한 주행 감각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G35나 G37 쿠페처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한다. 물론 그 과정은 이전과 분명히 다르다. 엔진은 V6 3.0L 트윈 터보를 쓴다. 배기량은 이전 모델(3.5L과 3.7L)보다 줄었지만 출력은 한결 높고 효율성은 더 좋다.

기본 주행 모드에서 Q60의 움직임은 차분하다. 가속페달에 반응하는 응답성은 부드럽고 불쾌한 소리와 진동을 충분히 억제한다. 일상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안락한 쿠페다. 출퇴근길에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하다. 주행 모드는 다섯 가지다. 기본이 연료 효율성과 출력의 균형을 이룬다면 에코는 연료 효율성을 강조한다. 가속페달과 변속기의 반응이 급격하게 둔감해지지만 이런 제한을 통해 연료 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Q60의 모든 부분은 인피니티의 방식으로 해석한 디자인 언어에 따른다. 영감을 받은 대상을 그대로 표현한 게 아니라 브랜드의 시각으로 디자인을 재창조한다.

스포츠와 스포츠+는 Q60 쿠페의 본질에 가까운 모드다. 엔진이 넘치는 힘을 토해내고, 회전력을 높여 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V6 엔진의 최고 출력은 405마력(48.4kg嫥)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7단 변속기는 가속에 효과를 높이도록 적절한 기어비로 설정됐다. 결과적으로 세련된 움직임이다. 가속하는 순간부터 감속하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계산된 듯 유연하게 이어진다. 운전자를 위협하는 불필요한 움직임도 없고, 제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무리하게 진입하지도 않는다. 코너에서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교하게 움직이면서도 전자제어 장치의 발 빠른 개입으로 안전에 위협받는 요소를 즉시 차단한다.   

인피니티의 이전 쿠페들은 마니아 성격이 좀 더 강했다. 엔진은 우렁찼고 변속기는 신경질적일 정도로 빨랐다. 운전하기 즐거운 차였지만 이런 감각은 날것과 같았다. 닛산 스포츠카의 성격과 비슷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Q60 쿠페는 다르다. 이 차는 완전한 인피니티다. 날것 그대로의 닛산의 감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눈높이에 맞춰 완벽하게 소화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자장비의 개입이 많은데도 한결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Q60은 인피니티가 최초로 개발한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을 사용한다. DAS는 전자제어 유닛을 통한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이다. 쉽게 말해 스티어링 휠과 앞바퀴는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전기신호를 통해 조향각 제어 장치에 신호를 주고 동시에 바퀴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과정이 복잡하지만 이런 구조의 장점은 분명하다. 먼저 노면에서 휠로 이동하는 진동과 충격이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더불어 스티어링 조작이 한결 민첩해진다. 차의 속도나 횡G를 자동차가 계산해서 매 순간 최적화된 스티어링 반응 속도를 끌어낸다. 예컨대 오른쪽 코너에서 갑자기 왼쪽 코너로 진입할 때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기계적 스티어링 장치의 반응보다 빠르고, 더 적은 힘으로 쉽게 제어할 수 있다.

INTERIOR
좌우 비대칭 구성으로 운전자 중심 디자인을 구현했다. 시트가 편안하고 모든 조작 스위치는 예상되는 위치에 정확하게 자리한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과 방음 장치로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차가 달리면서 운전자를 흥분시켜야 할 순간과 편안하게 해야 할 순간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특징이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느낌이다. 전자제어 장치로 차를 만드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자칫 기술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을 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질적으로 느끼게 된다. 다행히도 Q60은 이 부분을 잘 소화한다. 따로 알려주지 않는다면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을 쓰는지 모를 만큼 자연스럽다. 물론 DAS가 기계식 스티어링 휠보다 자연스러울 순 없다. 하지만 신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실현했다는 점에서 인정할 만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성도 Q60의 장점이다. 실내 계기반 위에는 자동차를 감싸는 모습의 경고등이 있다. 이 부분은 ‘세이프티 실드’라는 인피니티의 안전 철학이다. 차 주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위험 요소를 능동적으로 방어한다는 의미다. 이 기능을 켜고 다니면 차선을 이탈하거나 전방 추돌이 예측되는 순간을 강하게 경고한다.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한눈을 팔아서 앞차와 추돌이 예상될 때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으며 부드럽게 정지하는 똑똑함도 보여준다. 위험한 상황에 반응하는 모습을 실제로 경험해보면 안다. 차를 신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처럼 Q60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 그 자체다. 이 차에 담긴 의미는 대량생산으로 찍어내는 제품 그 이상이다. 자동차의 정체성과 디자인이라는 무한한 가능성을 많은 사람이 꾸준히 고민한 결과다. 그래서 한마디로 평가하거나 정의하기가 어렵다. Q60은 그런 차다.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