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향한 도끼날

평온한 순간은 끝났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의 능력을 버렸던 한 남자가 다시 도끼를 들었다.

플랫폼 PS4 | 그래픽 ●●●●● | 스토리 ●●●●● | 조작성 ●●●●○ | 총점 ●●●●◐

“왔던 곳으로 돌아가시오. 당신은 이제 자유롭소.” 아내의 시신을 화장하면서 파괴자 크레토스가 애도를 표한다. 화가 난 얼굴이지만 그의 몸짓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옆에서 한 아이가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크레토스의 아들이다. 아내의 죽음과 아들의 등장. 영문을 알 수 없는 전개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의 최신 타이틀 ‘갓 오브 워’가 시작된다.

아주 오래전,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전쟁이 있었다. 스파르타 장군이던 크레토스가 ‘전쟁의 신’이 되는 과정에서 손에 많은 피를 묻혔다. 복수에 눈이 멀어 신들과 영웅 그리고 최고신인 제우스까지 모조리 처치했다. 그렇게 여섯 개의 타이틀을 거치면서 ‘갓 오브 워’의 이야기는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시리즈 후 8년이 지난 지금, 아내의 죽음에서부터 크레토스의 평온이 깨졌다.

신작은 신의 능력을 포기하고 황량한 땅에 정착한 주인공이 아들과 함께 미래를 개척한다는 내용을 그렸다. 이전과 달리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 개발사인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네 번째 메인 타이틀을 의미하는 넘버링이나 별도의 부제를 달지 않았다. 이전 게임 내용을 굳이 알 필요 없다는 의미다.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와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초반부에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순간순간 등장하는 캐릭터의 행동과 감정 표현으로 지나간 사실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뿐이다.

연출이 기가 막히다. 뛰어난 그래픽으로 눈이 즐겁다.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사운드 이펙트가 삼박자를 이룬다.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한 화면 연출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한 챕터를 다시 시작하지 않는 한 로딩이란 없다. 실제 플레이 화면과 스토리 영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모든 장면이 섬세한 연출의 연속이다. 전투는 블록버스터급 영화 이상으로 박진감 넘친다. 게임 초반 크레토스를 위협하는 ‘낯선 남자’와의 전투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두 명의 초인이 만나 벌이는 힘겨루기 장면이다. 처음엔 맨손으로 서로를 가볍게 타격하지만 곧 주변의 돌산이 무너질 만큼 엄청난 힘으로 서로를 공격한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엔 쉬어갈 호흡도 주지 않는다. 순식간에 플레이 타임 1시간이 사라져버릴 정도다.

액션과 퍼즐의 균형감도 인상적이다. 크레토스의 주 무기는 도끼다. 손에 들고 싸우는 용도로 주로 쓴다. 룰이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도끼의 능력은 꾸준히 개선된다. 아내의 유품이라는 설정의 도끼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원할 때 주인을 향해 날아오고, 필요할 때 사물을 얼리는 능력도 발휘한다.
도끼가 가진 능력은 퍼즐을 푸는 데 중요한 요소다. 회전판을 타격해 돌리거나, 톱니바퀴를 얼려서 퍼즐 장치를 고정한다. 꽤 복잡한 형태의 퍼즐을 계속해서 풀어야 한다. 일부 퍼즐은 풀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퍼즐마다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보상이 따르기에 그냥 지나칠수록 손해가
커진다. 뛰어난 타격감도 플레이어를 즐겁게 한다. 도끼로 적을 치거나 날아오는 도끼를 다시 잡을 때 느껴지는 이펙트가 시원하다. 실제로 화면 안에서 터져 나오는 듯한 에너지가 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우리는 이전에 존재한 신들과 다르게 우리가 선택한 방식으로 신이 될 것이다.” 이제 크레토스 앞에 있는 건 과거의 상처가 아니다. 아버지로서의 선택이다. 아들 아트레우스가 자신의 비밀을 알아가는 것을 보며 끝없이 고뇌하는 이유다. 끝을 알 수 없는 방대한 여정. 플레이하는 동안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된다. 이건 분명 찬양할 만한 수준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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