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결과 확장, 협력을 그리다

2018 SD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9가지 미래의 조각들.

Bixby

빅스비는 2017년 등장한 삼선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이다. 흔히 스마트폰을 음성으로 제어하는 AI 기술 정도로 알고 있지만 이건 전체 그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빅스비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 기기를 지원하고, 연결하고, 보다 지능적으로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연결 고리다.

이번 삼성전자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강조한 것도 인텔리전스 플랫폼 빅스비의 에코시스템 확대와 가속화였다. ‘Do more with Bixby.’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이 키노트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강조한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더 많은 디바이스에 사용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TV와 냉장고, 스피커 등을 통해 AI 생태계를 확장한다. 사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더 빠르게 진화한다는 메시지다.

두 번째, 5개국 언어를 추가한다. 기존 한국어, 영어(미국), 중국어에 이어 영어(영국),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지원으로 확대한다. 자연어에 더 넓게, 더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이 AI를 발전시키는 열쇠라는 주장이다.

세 번째, ‘빅스비 개발자 스튜디오’ 제공으로 더 많은 개발자와 파트너가 직관적으로 빅스비와 연동하도록 한다. 빅스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을 활용하면 누구나 인텔리전스 서비스를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이처럼 삼성이 빅스비로 꿈꾸는 미래는 AI 기술과 더불어 발전하는 생태계 전반의 변화다.

SmartThings

스마트싱스는 삼성이 꿈꾸는 커넥티드 에코시스템의 포괄적인 개념이다. 쉽게 말해 모든 것이 통신 기술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이룬다. 실제로 200여 개 시장에서 약 1800만 개의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일반 사용자는 삼성의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IoT)가 통합되는 경험을 제공받는다.

반면 이번 SDC에서는 개발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도구를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스마트싱스 개발자 워크스페이스’와 ‘워크 위드 스마트싱스’ 인증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워크스페이스의 경우 기존 클라우드에 연동된 기기를 모든 스마트싱스 사용자서비스자동차에 연동할 수 있는 툴과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IoT의 대중화라는 흐름에 맞는 적절한 선택이다.

앞으로는 빠르게 확장되는 다양한 사물 인터넷 기기가 많아질 것이고 이것을 삼성이라는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실제로 IoT 분야를 시작한 후 삼성과 협업 중인 기업(프로젝트)의 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삼성 스마트싱스는 제품 생태계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풀룸사와 협력해 만든 ‘스마트싱스 와이파이’는 각종 IoT 기기를 제어하면서도 보안성을 강화하는 솔루션이다. 앞으로 등장할 AI 스피커 ‘갤럭시 홈’도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음성 명령으로 수십 가지 디바이스를 제어하고 정보를 얻는다. 스마트폰 외에도 이런 입력 창구를 만들어 진정한 의미의 연결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Game

현재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는 약 21억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56%가 일주일에 10회 이상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긴다. 다시 말해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디바이스와 개발자 서포트를 제공한다면 독보적인 위치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물론 삼성은 자체적으로 게임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게임은 전문가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따라서 다양한 게임 개발자와 협력사를 지원하는 방법에 집중한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은 2016년 ‘갤럭시 게임데브’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게임데브가 선보인 이후 유니티, 에픽 게임즈 같은 유명 게임회사를 비롯해 50여 개 회사의 게임을 갤럭시에 최적화시킬 수 있었다. 갤럭시 S9 출시에 맞춰 출시한 ‘검은 사막’, 노트 9과 함께한 ‘포트나이트’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 PC나 콘솔 게임 시장의 강자였던 게임사들이 삼성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갤럭시 같은 스마트폰 디바이스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사용자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Together

“Lets work together.”

2018 SDC 현장에서는 협력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삼성은 이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개발자 콘퍼런스의 본질도 협력을 위한 것이다. 과거에는 기술 기반 기업이 혼자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는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다. 삼성에는 미래 지속 가능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들의 생각이나 관점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Foldable Phone

SDC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제품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개발자들과 공유한다. 하지만 폴더블폰을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사람들의 시선이 신제품을 주목하는 건 당연했다.

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미국법인 전무가 아주 잠깐 폴더블폰의 실체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했다. 물론 그마저도 완성품은 아니었다. 두꺼운 케이스로 절묘하게 비밀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핵심은 폰이 아니라 ‘인피니티 플렉스’라는 디스플레이 기술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는 기술에 열광하는 것일까? 혁신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UX)을 발전시켰다. 대단한 변화였지만 사용자들은 매번 혁신을 원했다.

여기서 말하는 혁신이란 단지 기술적인 발전이 아니다.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의미한다. 대중이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려면 하드웨어만으로는 부족하다. 플랫폼을 활용할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개발자들에게 폴더블폰을 먼저 공개한 이유였다.

ONE UI

UX는 인간과 기술의 복합적인 영역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폰 UX로 공개한 ‘원 UI’는 이런 부분을 효과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점점 커지는 디바이스 디스플레이에 맞춰 제어 영역과 비주얼 영역을 효과적으로 나눈 것이 특징이다.

기본 디자인은 이전보다 심플하면서도 공간의 여백이 있다. 손가락이 쉽게 닿는 디스플레이 아래에 제어 기능을 집중화하고 스마트폰 상단은 비주얼적으로 유연하게 활용한다. 디스플레이 위에 주목해야 하는 콘텐츠와 정보를 포커스 블록 처리한 것도 특징이다.

한편 제어 패널은 여러 카테고리를 통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단순화된 만큼 좀 더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

S PENS

펜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스마트폰에 메모를 남기고 무선 리모컨으로 활용해 사진을 찍는 것은 기본 능력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 개발자들은 갤럭시 노트 9에 사용한 S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강현실(AR)과의 결합이 대표적이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카메라로 현실 세계를 보면서 S펜으로 디스플레이 위에 가상의 결과를 남긴다. 결과물을 누군가와 공유할 수도 있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메시지를 길 위에 남길 수도 있고 벽이나 하늘에 대규모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와콤과 협업한 펜 기술, 윌(WILL, 디지털 잉크 언어)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Over 60 Conference

2018 SDC에는 전 세계의 개발자, 서비스 파트너, 디자이너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당연히 모두의 관심사가 각기 달랐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기본 줄기 프로그램인 키노트와 하이라이트 외에도 AI, IoT, 게임, UX, 헬스와 보안 등 다양한 주제에서 약 60개의 세션과 패널 토론을 준비했다. 구글과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파트너 기술자가 일부 세션에 참여해 깊이를 더했다.

또 빅스비 스튜디오를 통해 직접 개발 방향을 확인하는 ‘코드랩’ 부스를 중심으로 35개 이상 부스를 펼쳐 콘퍼런스에서 등장하는 내용을 직접 체험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실제로 이 부스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싱스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헬스는 왜 중요하게 다루는지, 게임은 어떤 식으로 최적화되는지를 보고 듣고 만지며 이해했다.

SDIC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어딘가, 735라는 숫자가 선명한 빌딩 2층에 삼성 디자인 이노베이션 센터(SDIC)가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사무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곳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혁신적인 제품 중 일부가 탄생했다.

1994년 미국 디자인 연구소로 설립된 이곳은 여러 과정을 거쳐 2012년부터 제품 라인업 서포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2016년부터는 신제품을 만들어냈다. 갤럭시뷰, 기어 서클 이어폰, 기어 아이콘, 기어 핏 같은 제품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SDIC는 첨단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화에 집중한다. 대중에게 필요한 미래의 기술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한 해 평균 6~20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중 20~25%가 실제 양산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한다. 또 현재는 디자인뿐 아니라 시장 조사와 제품의 시각화, 기술적 현실화 등 특정 신제품이 개발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고.

물론 삼성전자 본사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막강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 SDIC는 왜 필요한 것일까? 풀이해본다면 이곳은 시장의 흐름을 잡아내는 레이더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성을 파악하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경계를 넘어선 경험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산업본부
사용자 경험 총괄 홍유진 상무

“스마트폰이 지난 10년 동안 발전하는 과정에서 기능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덩달아 사용자들의 기대치도 점점 더 높아졌고요. 우리도 그런 사실을 알고 매년, 매 모델마다 사용자에게 최적화되도록 개선해온 거죠. 그렇게 10주년이 도달한 시기에서 보니 이제는 충분히 새롭게 변화할 이유가 있다는 거죠. 우리가 원 UI를 만들어낸 이유예요.”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산업본부 사용자 경험 총괄 홍유진 상무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디자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과 하드웨어의 복합적인 연결뿐 아니라 심리학이나 인간공학까지 아우르는 아주 복잡한 결과라는 것이다. 홍유진 상무에게 물었다.

삼성의 주 타깃은 밀레니얼 세대인데 그들의 어떤 성향에 집중했는지?

밀레니얼 세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기존 사용자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성도 필요하고요. 따라서 UX 디자인에서는 꼭 주요 타킷만을 위한 무언가를 고려하진 않습니다. 기존 사용자가 편하게 느낀다면 새로운 사용자도 비슷하게 느끼거든요. 세대가 다르다고 특별히 어려운 경험을 원하진 않잖아요. 스마트폰 UI의 경우 이전보다 손가락 움직임이 적으면서도 더 많은 기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형태로 디자인하고 있어요.

UI처럼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이름이 붙은 건 처음인 거 같은데요?

이전 갤럭시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버전으로 표시했어요. 하지만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소프트웨어를 강조하게 된 것이죠. 여기서 원(One)의 의미가 큽니다. 일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이어주는 통일된 경험이라는 측면이 있어요. 또한 그동안 저희가 강조한 ‘원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을 보여주는 행보지요. 우리가 만드는 모든 제품이 경계가 없는, 일관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뜻이에요.

폴더블폰에도 원 UI가 사용될 텐데 특별히 달라지는 기능이 있을까요?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폴더블폰이라고 기본 UI 방향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우리는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지닌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크기를 키운 키보드, 분할 화면을 이용한 멀티태스킹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UX로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어요. 더불어 페이스북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얼마큼 확장성을 발휘할지가 중요해요. 외부 개발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문제죠. 그래서 우리가 협업을 강조하는 것이고요.

이제는 UX란 것이 아주 많은 영역을 포괄하는데요개발은 어디까지 참여하는지요?

UX개발팀의 경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어요. 인문학, 심리학, 인간공학을 비롯해 리서치에 특화된 사람들도 있고요. 비주얼 인터페이스가 기본이니까 시각 디자인이나 아트, 제품 디자인을 아름답게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자도 있어요. 그리고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공학 전문가도 있죠. UX 디자이너는 한 분야에 굉장한 전문가이면서도 다방면에 걸쳐 많이 아는 사람이에요.

현재 UX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AI인 거 같아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AI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반대로 예측하기가 어렵고, 제어 영역이 넓고 모호해요.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게 AI라면 진화하는 방향을 100% 예측해서 UX로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이건 우리 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도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삼성전자가 샌프란시스코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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