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누비는 스트리트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750을 타고 도심 곳곳을 누볐다.

모터사이클은 기동성이 뛰어나다. ‘도어 투 도어’라는 말이 가장 좋은 설명일 것이다. 집 앞에서 시동 걸고 나와서 목적지 바로 앞까지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에 자유롭다. 자동차처럼 정체 때문에 우회하거나 주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로 도심을 즐기려면 하루에 한두 곳 방문해 즐기기도 힘들다. 반면 기동성이 좋은 모터사이클은 두세 곳을 무리 없이 움직이며 즐길 수 있다.
모터사이클의 기동성을 활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서울을 기준으로 강남과 강북에서 동시에 잡힌 두 약속 장소에 모두 참가할 수도 있다(물론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눠서). 데이트 용도로 모터사이클을 이용한다면 데이트의 질도 향상된다. 한 장소에서 목적을 달성했을 때 의미 없이 시간을 때울 필요가 없다. 맛집에서 공원으로, 다시 영화관과 쇼핑몰 등 경로를 실시간으로 수정하며 끊이지 않고 코스가 연결된다. 두 대의 모터사이클이 같이 움직이는 방법도 매력적이다. 특정 장소와 장소를 잇는 과정에서 함께 라이딩을 즐기면 된다. 최단 경로에서 벗어나 약간 돌아가는 방법도 좋다. 경치가 좋은 곳을 거친다면 가볍게 티타임을 갖는다. 이런 모든 과정이 재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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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타기 좋은 바이크는 덩치가 작고 간단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푹신한 승차감에 다루기 쉬운 바이크라면 더 바랄 것도 없다. 물론 ‘타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그런 기준에서는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XG 750이 제격이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요란한 형태의 할리데이비슨이 아니다. ‘스트리트’라는 이름처럼 도심에서 타기 딱 좋은 모델이다. 작고 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경쾌하다.
스트리트를 타고 요즘 떠오르는 도심 속 명소를 찾아다니며 서울을 온전히 즐겨봤다. 성수동 카페 거리에서 가볍게 브런치를 먹고 건대 근처의 커먼그라운드(광진구 자양동)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했다. 커먼그라운드는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해 만든 복합 쇼핑몰이다. 구석구석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서 ‘맛과 멋이 어우러진 젊음의 장소’로 꼽힌다. 오후엔 가볍게 이태원 경리단길(용산구 이태원동)로 자리를 옮겼다. 가는 길에 즉흥적으로 남산 소월길을 경유해 달렸다. 푹신한 시트 위에 앉아 여유로운 자세로 즐기는 스트리트는 매력적인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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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이나 박진감이 차고 넘치는 수준은 아니다. 그저 기분 좋을 정도다. 엔진을 무리하게 고회전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 1단에서 6단까지 리듬에 맞춰 가볍게 ‘착착’ 올라가는 게 더 잘 다루는 법이다. 엔진의 떨림이 묘하게 재밌다. 바람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느낌이 좋다. 한낮의 햇볕이 아직 뜨겁다. 가을로 막 이어질 듯한 여름의 끝자락을 온몸으로 느꼈다. 경리단길은 차로 가기에는 꽤 복잡한 곳이다. 그래서 보통은 피하기 바쁘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이용하면 언덕의 골목 구석구석까지도 누빌 수 있다. 한가롭게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일행과 수다를 떨었다. 발이 자유로워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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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요즘 뜨는 동네인 연남동을 찾았다. 연남파출소(마포구 연남동) 주변으로 연트럴파크(연남동과 뉴욕 센트럴파크의 합성어)가 펼쳐지고 그 주변으로 새로운 상권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연트럴파크는 지금은 사라진 경의선 철길 자리를 따라 만든 숲길이다. 저녁이 되자 도심 속 작은 공원의 잔디밭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긴다. 높은 하늘의 붉은 노을이 아름답다. 하루 동안 먹고 보고 즐기며 도심 속 명소를 네댓 곳이나 누볐다. 주행 거리는 20여 킬로미터. 주행 거리만으로는 고작 1시간 30분 정도 거리지만 시내라는 조건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온전히 소비할 루트가 분명했다. 물론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불가능한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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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XG 750
스트리트 XG 750은 정통 아메리칸 크루저를 지향하는 할리데이비슨의 입문형 모델이다. 짧은 휠베이스와 부드러운 서스펜션, 낮은 시트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미니멀리즘을 강조한 단순한 구성이 눈에 띈다. ABS를 비롯해 그 흔한 연료 게이지도 없다. 모든 것이 라이더의 감에 충실히 따른다. 할리데이비슨은 스트리트의 엔진 출력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다. 숫자가 뭐 그리 중요한가? 그냥 749cc V 트윈 엔진과 6단 변속기가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라이딩만 느끼면 되는 것을…. 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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