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게임을 골판지로 즐긴다고?

골판지로 부품을 만들어 닌텐도 스위치와 결합시키면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 그래픽 ●●●●○ / 조작성 ●●●●● / 완성도 ●●●●● /
  • 총   점  ●●●●◐

“골판지로 장난감을 만든다고?”

증강현실(AR)이나 가상현실(VR) 같은 첨단 기술이 주목받는 시대에 웬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인가? 틀렸다. 닌텐도를 얕보면 안 된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기를 누구보다 잘 만드는 회사다.

약 1년 전, 스위치가 등장했다. 얇고 커다란 디스플레이와 좌우 분리형 컨트롤러를 장착한 새로운 형태의 휴대용 게임기였다.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녹아든 기술과 아이디어는 대단했다. 스위치는 기존 게임기의 수준을 높인 게 아니라 게임 방식을 바꿔버릴 만큼 위력적인 플랫폼이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닌텐도는 라보를 우리 앞에 정식으로 내놨다. 라보는 종이 골판지를 조립해 만든 컨트롤러(토이콘)이다. 하지만 토이콘에 스위치 본체와 컨트롤러(조이콘)를 결합하면 놀라운 결과물이 탄생한다.

패키지는 단순하다. 여러 장의 골판지와 게임 타이틀이 전부다. 종이로 된 설명서는 없다. 게임 그 자체가 설명서니까. 스위치로 라보 타이틀을 구동하면 골판지를 조립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설명대로 골판지를 접고 결합해본다. 그러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부분이 있다.

먼저 골판지(재료)의 품질이다. 가위나 풀이 없어도 접히는 곳과 잘리는 곳이 완벽하게 구분된다. 잘라낼 부위를 손가락으로 툭툭 눌러서 해결하고, 점선을 따라 두꺼운 골판지를 손쉽게 접어나가다 보면 부분적으로 겹치고 맞물리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품으로 변신한다. 골판지로 만든 부품과 부품을 연결할 때 다시 한번 혀를 내두르게 된다. 불필요한 여백이나 오차 범위는 없다. 모든 것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고무줄과 실, 클립과 부직포를 사용해 골판지 부품에 기능을 더한다. 물리적으로 힘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보강되고, 기능을 더한 부분은 강조된다. 라보 버라이어티 팩의 경우 리모컨 카, 집, 낚시, 피아노, 모터사이클로 구성된다. 모든 토이콘은 저마다 매력이 있고, 그 속에는 고차원적 기술이 숨겨져 있다. 직접 만들며 원리를 이해하기에 흥미롭고, 결과물을 가지고 놀면서 재미를 느낀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시스템 속에 숨겨진 기능을 발견하면서 한 단계 높은 기술도 경험한다. 라보는 분명 새로운 방식의 장난감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발전한 게임 기술이 다시 아날로그와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골판지로 이런 수준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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