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사람들은 닌텐도 스위치를 그저 '신기한 게임기'로 여기지만,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닌텐도 스위치(이하 스위치)가 발매된 지는 꽤 지난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요즘 여기저기서 얘기가 들려온다. 누군가는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를 하다 ‘감동해서 눈물 흘릴 뻔했다’고 하고, 신혼인 누군가는 ‘우리 집엔 스위치 사용 규칙이 있다. 휴대가 가능한 게임기지만 휴대하면 안 된다. 누가 갖고 나가면 먼저 귀가한 사람은 어쩌라는 건가?’ 라고 한다. 스위치가 눈물샘을 짓누르고, 부부의 도리를 위협한다.

밖에서도 집에서도, 혼자서도 둘이서도, 그리고 여럿도 가능한 플랫폼으로 주목받은 스위치는, 발매된 지 이제 약 1년, 한국 정식발매 약 반년이 되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출시 후 약 반년 가량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은 되팔이가 성행하기도 했다. 스위치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분리도 되고 합체도 되는 아마도 다목적’ 게임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스위치를 성공으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콘텐츠다.

닌텐도는 유명한 캐릭터이자 동명 게임인 ‘슈퍼마리오’를 개발한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사로도 유명하지만, 위(Wii), 닌텐도 DS와 같은 게임기를 직접 개발하는 몇 안 되는 회사이기도 하다. 닌텐도는 2012년 말 위(Wii)의 후속작으로 위유(Wii U)라는 게임기를 발매하는데, 이는 스위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임기다. 위유는 발매 이후 약 4년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고 현상까지 맞아 회사에 적자를 가져온다. 당시 닌텐도의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는 책임을 느껴, 자신의 이름과 회사의 운명을 걸고 새로운 게임기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2015년 7월 담관암으로 별세한 뒤, 2017년 3월 그가 진행하던 ‘코드네임 NX’는 ‘닌텐도 스위치’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그리고 런칭 타이틀 중 하나인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이하 젤다의 전설)’가 각종 게임 관련 웹진에서 만점이거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획득하면서, 스위치를 2017년 ‘품절의 제왕’으로 만든다. 실제로 게임을 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칭찬뿐이다. ‘퇴근길이 즐거운 건 그곳에 링크(‘젤다의 전설’의 주인공)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를 내가 직접 여행했다, 진짜다’라는 식의 반응이다. 이에 이어 2017년 말 발매된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역시 높은 평가와 판매를 기록하며, ‘2017년 올해의 게임’상 후보에서 두 게임이 격돌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젤다의 전설’과 ‘슈퍼 마리오’는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 시리즈로서, 배경음악과 음향, 구세대와 신세대를 아우르는 줄거리, 놀라울 정도의 자유도 등을 구현하며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게임을 완성해냈다. 몇 년 단위로 갱신되는 게임기의 성능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은 이야기와 경험이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사실을, 닌텐도는 스위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보여주며 멋지게 ‘제3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나는 곧 조이콘(스위치의 컨트롤러)을 색깔 별로 갖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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