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자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인간형 로봇이 보급화된 미래. 특정 사건을 계기로 일부 로봇의 잠재된 자아의식이 꿈틀거린다.

플랫폼 PS4
그래픽 5/5 | 스토리 5/5 | 조작성 4.5/5 | 총점 4.5/5

“인생 참 재미있지. 안드로이드 때문에 직장을 잃었는데, 먹고사는 데 도움이 필요해서 안드로이드를 사 왔다니. 넌 이 아빠를 몹쓸 인간이라고 생각하겠지? 취직도 못 하고 가족도 못 돌보는 빌어먹을 낙오자라고. 그렇지? 어? 말해!”

“아니에요. 전 그냥 놀고 있어요.”

“날 버린 네 어미와 너도 똑같아. 이건 다 네 잘못이라고!”

약에 취한 한 남자가 저녁 식사 중 어린 딸에게 폭력을 가한다. 그 순간,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인간형 로봇 카라는 공포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낀다. 그리고 자기 안에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주인의 명령에 불복종한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여기서부터 모든 선택은 플레이어에게 달렸다. 주인으로부터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프로그램된 명령을 바탕으로 가만히 서서 상황을 지켜볼 것인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 콘솔 게임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38년 미국 디트로이트를 배경으로 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미래. 하지만 게임이 그리는 2038년의 사회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다르다. 위험이 따르는 기술직이나 가사 도우미, 판매업 등 사회의 기본 시스템에 안드로이드라는 인간형 로봇이 사용된다. 그뿐만 아니라 로봇이 스포츠에 진출하고, 멸종된 동물을 대신해 동물원을 채운다.

로봇의 등장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축복이다. 200개의 언어를 구사하고, 모든 제로 상황을 여러 가지 각도로 시뮬레이션해 위험을 줄이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발전한 로봇의 등장은 사회적인 부작용도 동반한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인간의 실업률이 37%가 넘는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안드로이드에 적대적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인간이 더 이상 로봇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모순적이다. 인간을 위해 만든 기술이 인간에게 미움을 받고 있으니까.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세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들은 매 순간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가령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인간을 공격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안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것인가와 같은 기로에 선다. 그리고 여기서 모든 결정은 갈림길로 뻗어나가고 결국 이야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나비효과. 여기에 잘하거나 잘못한 결정은 없다. 단지 선택만 있을 뿐.

이 게임은 플레이타임 15시간짜리 영화에 가깝다. 반면 영화처럼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린 결정을 통해 내가 미래를 바꾼다. 그러니까 바로 플레이어 자신의 이야기다. 모든 챕터가 끝날 때 플레이어의 진행 상황을 전 세계 플레이어와 비교해 통계로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선택을 했는지, 혹은 다른지 알 수 있다. 이것도 게임의 흥미로운 요소다.

“인간의 모습을 본떠서 인간을 섬길 기계를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 있다.” 모두가 이런 결말은 아니겠지만, 리뷰를 하며 도착한 결말은 안드로이드라는 하나의 종족이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건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처럼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처럼 보였다. 실제로 플레이하는 동안 지능형 기계의 사실적인 발전을 보면서 모든 상황이 무섭게 느껴졌다. 물론 게임의 결과는 바꿀 수 있다. 그러니 앞으로 몇 번 더 플레이해볼 예정이다. 처음과 다른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고 싶다.

이 게임처럼 우리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게임과는 다르다. 좋든 싫든 결정의 기회는 한 번뿐이다. 그리고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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