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그녀와의 데이트_피크닉

남산 주변에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 생겼다. 잔잔한 음악과 설치 미술, 의외의 전경으로 꾸려진 제3의 공간이다.

쉬는 날이면 침대 위에서 잔잔한 음악이나 틀어놓고 신선놀음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건어물 에디터의 일상에 주말을 제치고 방문하고 싶을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소가 생겼다. 외국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간판을 전면에 내세운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이 그것.

5월 26일 개관 후 인스타그램을 타고 급속도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피크닉’은 회현역 부근의 예상치 못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종로 한복판에 그런 건물이 있었나?’라는 의문을 가질 때 즈음 벽돌로 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페 오픈 시간 10시에 맞춰 SNS용 사진을 찍고 있는 ‘핫플’ 탐색꾼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피크닉을 즐기러 오는 연령층이 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다는 것.

빛과 물을 이용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류이치 사카모토와 타카타니 시로의 조형 작품부터 농부 박미영이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식물을 사용하는 셰프 이충후의 ‘제로 콤플렉스’ 레스토랑, 국내외 창작자들이 제작한 잡화와 서적을 판매하는 셀렉트 숍 ‘키오스크 키오스크’, 헬카페와 컬래버레이션을 이룬 ‘카페 피크닉’, 그리너리한 전경과 회색빛 전망을 고루 갖춘 ‘루프트 라운지’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어두운 적막 속에 단조롭게 설치된 조형물의 움직임에 맞춰 서정적으로 흘러나오는 사운드를 따라가다 보면 외부와는 단절된 ‘제3의 공간’이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른다. 어둠은 익숙해지고,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오는 바로 그 순간이 현대 음악의 거장 류이치 사카모토를 조우하는 시간. 이뿐만이 아니다. 피크닉의 전시 공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타카타니 시로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 이우환 작가가 이용하는 단골 채석장에서 공수한 돌과 미디어 아트가 결합된 그의 공간은 격동적이고도 심오하다.

1층에 위치한 카페 피크닉. 외부를 바라보고 있는 기다란 목조 테이블과 의자, 샹들리에의 조합이 전시 공간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유유히 울려 퍼지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곡으로 한 데 묶인 공간은 6월 12일 저녁 6시 30분부터는 타파스 와인 바로도 운용될 계획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들부터 디자인 서적까지 취향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제품들로 세심하게 구성된 셀렉트 숍 ‘키오스크 키오스크’.

3층에 위치한 이충후 셰프의 레스토랑 ‘제롬 콤플렉스’도 빼놓을 수 없다. 젊은 요리 연구가의 명성에 걸맞게 예약 없이는 식사가 어려울 정도.

4층에 위치한 대망의 힐링 플레이스 ‘루프톱 라운지’ 역시 완벽하다. 건물을 감싸고 있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곡 안에서 회색빛 도시와 푸른 나무 전경을 유유자적 즐겨볼 것.

add 서울특별시 중구 남창동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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