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맛이 담긴 위스키

위스키에 담긴 나와 당신의 각기 다른 이야기들.

거창하게도 인생의 참맛 - 에스콰이어

애니 레보비츠가 누군지도 모르던 시절, 사진 한 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 누워 있는 오노 요코를 전라로 옆에서 바싹 껴안고 뺨에 키스하는 존 레넌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그 아름다운 사랑의 집착에 도취되어 20대의 젊은 날을 보냈다.

비슷한 시기에 맥캘란을 처음 접했다. 싱글 몰트위스키가 뭔지도 몰랐지만 그 맛이 위스키의 기준이 되었다. 위스키 맛을 잘 알게 되기 전까지 ‘맥캘란보다 부드럽다’, ‘맥캘란보다 향이 못하다’ 등의 표현을 입에 달고 살았다.

맥캘란이 애니 레보비츠와 협업해 탄생한 ‘MOPIII(MasterofPhotographyIII)’를 처음 보고 겉멋만 가득했던 풋내기 청춘의 향수가 떠올랐다. 애니 레보비츠는 맥캘란의 중후한 깊이를 표현했지만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이 앞섰다. 찬찬히 다시 보니 작품이 예사롭지 않다.

그녀는 극적인 순간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사진가다. 맥캘란에서 느껴지는 중후함과 풍요로움을 사진에 담고자 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케빈 매키드를 모델로 에든버러의 스코틀랜드 국립 갤러리, 허드슨의 레드 스폿 바, 뉴욕 맨해튼 튜더 빌딩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탄생한 사진 작품 ‘갤러리’, ‘바’, ‘스카이라인’이 라벨에 프린트되었다. 병마다 사진의 분위기에 맞는 위스키 원액을 담았다.

작품을 보면 애니 레보비츠는 맥캘란 싱글 몰트위스키를 거친 듯 세련된 남자의 특별한 일상과 찬란한 한때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한 듯 보인다. 정확하다. 위스키 한 병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위스키는 분명 복잡하고 입체적인 술이다. 그 맛을 아는 사람만이 인생의 참맛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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