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절판본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
다치바나 다카시 | 청어람미디어

내게 종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며 이야기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수평 방향으로 뒷장을 넘기기 전에는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글이 나올 수도, 두 페이지 가득 사진이 나올 수도 있다. 독자는 다음을 궁금해하며 급하게 책장을 넘길 수도, 여운을 한참 즐겼다가 다음 장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는 내가 본 책 중 종이 페이지의 긴장감을 가장 멋지게 구현했다. 이 책 맨 앞에는 ‘사진과 글이 서로 완강하게 자기를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 서로를 보완’한다는 말이 쓰여 있다. 이 말에 홀려서,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페이지를 만들고 싶어서 잡지 에디터가 됐다. 그동안 세상은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모니터 읽기의 세상이 됐다. 세상이 변해도 물건은 남을 수 있다. 남아 있는 책 안에 지난 시대의 리듬이 있다. 최고의 리듬인지는 몰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리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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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사진국재호
출처
36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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