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책방밴드 3편 라이너노트

공유하는, 라이너노트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길 4
@linernote.kr

“서점의 역할은 아직 많이 부족해요.” 홍원근 대표는 다소 민망한 듯 말했다. “더 신경 쓰고 싶은데 아이들이 많다 보니까 그러질 못해서 항상 마음에 걸리거든요.” 여기서 말하는 아이들이란 그가 이끄는 뮤직 레이블 페이지터너의 다양한 활동을 의미한다. 페이지터너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회사다. 서점은 그 프로젝트 중 하나다. “원래는 작은 공연장으로 쓸까 생각했어요. 사무실로 얻은 건물에 비어 있는 차고였거든요.” 페이지터너의 박미리새 이사가 서점의 시작을 짚었다. “그런데 대표님이 책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을 알리는 데 책이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서점을 생각하게 됐어요. 서점을 열고 그곳에서 음악을 다루게 됐다기보다 음악을 먼저 생각하다 서점을 열게 된 케이스인 셈이죠.” 

음악을 우선으로 생각하다 문을 연 서점에는 그래서 음악 관련 서적만 있다. <재즈란 무엇인가> <밥 딜런 자서전> <나의 20인치 다크K 라이드 심벌즈> 등 음악을 논하거나 음악가를 말하거나 음악가가 쓴 책 등.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 싱어송라이터 장필순 등 음악가의 소속사이기도 한 페이지터너는 ‘생활의 배경음이 되는 곡을 주로 선보이는 레이블’답게 서점에서 재즈 드러머와 피아니스트, 베이시스트들의 공연을 열기도 한다. 공연 이름은 ‘손 내밀면 닿을 듯한’. “6평 남짓한 공간이라 정말 손 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뮤지션들이 연주하거든요. 뮤지션에게도 우리에게도, 음악과 함께 호흡하는 순간 같아요.”

서점의 역할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으나 이들은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콘텐츠를 누구보다 왕성히 뿜어내고 있다. 8월에는 제주에서 ‘책과 휴식이 있는 하룻밤 동안의 음악회’란 콘셉트의 행사 ‘라운드 미드나잇’을, 10월에는 서울숲에서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을 연다. 이때는 이동식 트레일러에 조성한 움직이는 서점, 일명 ‘익스프레스 라이너노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얼마 전에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이렇게 나갔어요. ‘책만 팔아서는 돈 못 벌어요.’” 박미리새 이사는 그 말이 사실이긴 하지만 억울하다며 웃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뒷말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한다. 계속해야 한다. 서점 주인은 책 파는 사람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이런 말이었어요.” 

애당초 음악을 알리는데 왜 책을 매개체로 삼은 걸까. 홍원근 대표가 의문에 답했다. “음악과 책은 담는 내용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음악을 이해하는 데 책이 되게 유용하거든요.”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이해되는 장르 아닌가. “그 말도 맞아요. 하지만 글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라이너노트’는 음반에 따라 나오는 음악, 연주자에 대한 해설을 뜻하는 단어예요. 음반을 사면 항상 라이너노트라는 해설지가 포함되어 있잖아요. 그 이유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해설지가 곁들여져 있을 때 음악을 이해하고 느끼는 폭이 더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음악에 대해 친절한 해설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것이 우리가 음악과 책을 공유하는 이유예요.” 이미 눈치챘겠지만, 그리하여 이 서점의 이름은 라이너노트다. 활자로도 선율을 전하는 음악 서점. 

라이너노트의 책에는
이 노래

  1.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생 가이드> by 찰스 슐츠 & ‘Happiness Is’ by 빈스 과랄디 트리오
    “영화 <피너츠> OST는 재즈 피아니스트 빈스 과랄디가 맡아서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Happiness Is’는 순수하고 포근한 느낌의 재즈 음악. 찰리 브라운, 루시, 라이너스 등 스누피와 친구들이 말하는 인생 해학을 읽으며 듣기에 좋다.”
  2. <의미가 없다면 스윙은 없다> by 무라카미 하루키 & ‘Love and Mercy’ by 브라이언 윌슨
    “음악을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음악가에 대해 쓴 책. 스탠 게츠, 우디 거스리 등 다양한 음악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맨 처음 등장하는 사람이 브라이언 윌슨이다.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 그의 음악 인생 2막에 탄생한 ‘Love and Mercy’를 들으며 읽어보길.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비치 보이스의 앨범 <Pet Sounds> 전체를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왜 브라이언 윌슨을 사랑하는지 이해하게 될 거다.”
  3. <Across The Universe: 비틀스 전곡 해설집> by 한경식 & ‘Across the Universe’ by 비틀스
    “비틀스의 전곡 해설집. 비틀스의 음악뿐 아니라 비틀스라는 음악가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훌륭한 책이다. 익숙하나 위대한 노래 ‘Across the Universe’를 들으며 함께 읽어보길.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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