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에서 떠나는 여행

글렌모렌지 아스타가 200병 한정 발매됐다. ‘아스타’는 ‘여정’, ‘긴 여행’이라는 뜻이다.

풍성하다는 말로는 좀 모자랐다. 이런 꽃과 과일이 한꺼번에 자라는 땅이 이 세상에 있을까? 이런 과일을 한꺼번에 맛보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입안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졌는데, 불꽃이 터질 때마다 꽃이 피는 것 같았다. 새로운 과일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무 추워서 안경에 김이 뽀얗게 서렸는데 글렌모렌지 아스타를 마신 입속은 봄이고 여름이었다. 설명대로라면 일단 ‘신선하고 밝은 꽃 향’으로 시작한다. 버터 스카치와 꿀의 풍성함이 그 뒤를 잇는다. 민트와 코코넛이 조화를 이루고 시트러스와 방금 짠 레몬 향이 자연스럽게 치고 들어온다. 이건 모두 코로 느낄 수 있는 것. 입에서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역시 글렌모렌지의 설명대로라면 일단 ‘크렘 브륄레, 핵과, 열대 과일의 풍미’가 올라온다. 바닐라 커스터드를 잔뜩 얹은 살구, 헤이즐넛, 버터, 구운 참나무의 풍미도 혀로 느낄 수 있다. 끝 무렵에는 시원한 민트와 박하가 씻어준다.

거짓말이 아니다. 글렌모렌지 아스타를 담아놓은 잔에 코를 깊이 묻고 숨을 쉴 때, 마침내 마시고 음미했을 때, 입안에 한 모금을 오래 담아두고 혀를 굴리며 놀 때의 감각이야말로 순간순간 놀랍다. 모든 모금이 다르다. 온도에 따라서 또 달라진다. 물을 살짝 넣었을 때, 얼음 조각을 하나 띄웠을 때의 향과 맛이 또 다르다. 하물며 아스타를 마시는 날의 기분에 따라서 이 황금색 술은 또 얼마나 다채로워질까? 그러니까 앞서 설명한 모든 향과 맛은 한 모금에 외듯이 음미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가 가르쳐준다고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두고, 아스타가 숙성된 시간만큼 그대로 즐겨도 때마다 감각이 다르다. 글렌모렌지 아스타는 한국에 딱 200병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다 팔렸다. 다행히 이 귀한 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가 서울에도 여럿 있다. 여기에만 조용히 적어둔다. 모든 걸 끝낸 것처럼 홀가분한 날, 조용히 혼자 찾은 바에서 곱게 마시고 또 즐기고자.

 

글렌모렌지 아스타(Astar)를 마실 수 있는 바.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더 그리핀 바, 파크 하얏트 서울 더 팀버 하우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파리스 바, 서울 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포시즌 호텔 찰스 H,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바, 마크 세븐, 바 트웰브 청담, 볼트 +82 청담, 앨리스, 르 챔버, 원티드, 루팡, 폴스타, 스틸, 화이트 바, 디스틸, 스피크이지 몰타르, 소하, 와이낫, 피에르 시가, 해운대 스탠다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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