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비밀 식당 <굴 보쌈 편>

바다향 가득 품은 굴과 부드럽게 녹아드는 보쌈의 조합이야 말로 겨울 추위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돌같이 딱딱하고 거친 껍질 속에 우유처럼 뽀얗고 보드라운 물기를 가득 채운 굴. 껍질을 까서 하나씩 빼먹는 굴이 진리라 생각하겠지만 삼해집의 굴 보쌈을 먹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복잡한 보쌈 골목 사이에 35년간 굳건히 자리한 삼해집의 메인 메뉴는 굴 보쌈이다. 보쌈 옆에 쌓인 굴은 달고 신선하다. 촉촉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돼지고기를 새우젓 조금과 아삭한 보쌈김치를 곁들여 노란 쌈 배추에 얹어 먹는 맛이란! 굴 맛이 아니라 꿀 맛이다.

돼지고기는 부드럽게 녹아들고 비린 맛이나 잡내가 전혀 나지 않게 잘 삶아냈다. 신선함이 생명인 굴은 매일 아침 통영에서 공수해 오는데, 싱싱한 굴은 아주 달고 통통하다.

삼해집의 굴보쌈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된 건 굴보쌈의 수준급 맛과 품질에 더해 함께 제공되는 감자탕 때문이다. 덤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지만, 감자탕의 재료와 맛이 참 특별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감자탕에는 감자가 들어가지만, 삼해집의 감자탕에는 등뼈, 깻잎, 들깨가루만 들어간다. 여기에 굴도 좀 넣고 배추도 넣어 끓여내는데, 감자가 들어가지 않아 국물이 텁텁하지 않고 맑고 시원하다. 소주 한 잔 곁들여 함께 하기도 좋은 맛이지만, 술 마신 뒤 해장하기에도 제격이다.

이 겨울, 삼해집에 가면 아찔한 바다향을 가득 품은 굴을 한 가득 즐길 수 있다.

삼해집

Add 서울 종로구 수표로20길 16-15
Tel 02-2273-0266

 

*글쓴이 박수지는 푸드스타일리스트다. 음식의 맛과 멋을 만들고, 좋은 식재료와 음식을 만드는 곳을 찾아 대중에 전하는 일을 한다.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과 함께 일했고, 저서 <요리가 빛나는 순간, 마이 테이블 레시피>를 출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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