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바 3편 쿠촐로 테라짜

미식계의 새로운 화두인 내추럴 와인에 입문하기 좋은 서울의 내추럴 와인 바를 찾아갔다.

쿠촐로 테라짜
Cucclolo Terrazza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 152길 33
문의 010-3347-1571

80여 종에 달하는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쿠촐로 테라짜는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쿠촐로 테라짜는 김지운 셰프가 처음 선보인 레스토랑 ‘쿠촐로’에 테라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테라짜’를 덧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쿠촐로 테라짜는 두 채로 이뤄진 건물 사이에 숨은 듯 자리한 중정을 테라스로 활용한다. 번잡한 도로변에서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았는데 이렇듯 아늑한 공간을 마주한다는 사실이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테라스에 펼쳐진 테이블에는 알록달록한 꽃무늬가 새겨진 투박한 접시와 형광색 물컵이 놓였고, 의자는 프레임과 쿠션이 각각 백색과 적갈색으로 강한 대비를 이룬다. 세련되기보다 이국의 목가적 분위기가 나는 테라스를 보는 순간, 이탈리아의 한 와이너리에 딸린 다이닝 공간이 떠오른다.

실내 공간은 이러한 상상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조도가 낮아지면서 돌을 거칠게 쌓아 올린 듯한 벽면과 와인이 무심히 쌓인 벽장, 목재 가구 등이 지하의 와인 저장고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한가운데를 차지한 바에 앉으면 마치 와이너리에서처럼 배럴에서 와인을 뽑아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쿠촐로 테라짜는 와이너리에서 주로 활용하는 손잡이가 짧고 볼이 좁은 테이스팅용 와인 잔을 전용 잔으로 이용한다. 이탈리아 여행길에 와이너리에 들른 듯한 이국적 정취를 한껏 고조시키는 이곳은 분위기가 말하듯 음식보다 술이 주인공인 공간이다.

실제로 오후 3시에 문을 열어 다음 날 새벽 2시에 닫는다. 메뉴 또한 요리보다 와인이 훨씬 더 길고 복잡하며 그중 8할은 내추럴 와인이 차지한다. 100종이 넘는 와인 중 대부분이 내추럴 와인인 이유는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강현규 소믈리에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세컨드키친, 서울다이닝, 더하우스를 거쳐 쿠촐로 테라짜에서 소믈리에 겸 매니저 역할을 하는 강 소믈리에는 내추럴 와인 애호가로 이름이 높다.

그는 수년 전 일본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며 우연히 내추럴 와인을 접한 이래 쭉 내추럴 와인에 빠져 지냈다. 강 소믈리에는 누구보다 내추럴 와인을 아끼고 좋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를 추천하고 설명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실제로 이곳에서 강 소믈리에와 소통하며 내추럴 와인에 입문했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는 앞으로 좀 더 개성이 뚜렷한 내추럴 와인으로 리스트를 채워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입맛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촘촘히 짠 와인 리스트 못지않게 음식 또한 훌륭하다. 쿠촐로가 파스타로 이름을 먼저 알린 만큼 이곳에도 건면과 생면을 적절히 활용한 파스타 메뉴가 다수 있다. 작은 사이즈의 피자, 빵에 갖가지 식재료를 올린 브루스케타 같은 가벼운 안주도 눈길을 끈다. 물론 푸짐하게 나눠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있는데, 이를 ‘큰 접시 안주’로 분류한 게 흥미롭다.

새벽 1시까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쿠촐로 테라짜는 밤이 깊도록 맛있는 음식을 곁들여 기분 좋은 취기를 이어갈 수 있는 귀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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