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상황에서는 게임을 하자

통화권 이탈은 아직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어쩌다 보니 출장이 잦다. 유럽이나 북미 등 먼 곳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비행기 내에서는 전화하기 쉽지 않고, 데이터는 없거나 비싸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그런 비행기에는 대부분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수 있는 모니터와 헤드폰,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니까. 그런데 가까운 곳으로의 비행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제주도나 일본을 오갈 때, 유럽 내에서 이동할 때에는 즐길 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책 한 권도 없다면? 데이터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설치해둔 폰을 꺼낼 때다.

1. 2048

가로 네 칸, 세로 네 칸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숫자 2048을 만드는 게임이다. 화면에 2 또는 4가 불규칙적으로 등장하고, 같은 숫자끼리만 합쳐 덧셈형식으로 수가 증가한다. 따라서 2와 2가 합쳐져서 4, 128과 128이 합쳐져서 256이 되는 식이다. 2048은 2의 11승이니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역으로 계산해보면 2가 1024개, 혹은 4가 512개 모여야 하므로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작이 어렵지 않고 중독성이 강해,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2048을 완성했다고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4096, 8192도 능력만 된다면 만들 수 있다. 장거리 비행에서 이 게임을 시작한다면 잠을 못 잔다거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2. 스와이프 벽돌 깨기

고전 게임 ‘벽돌 깨기’를 비틀어 탄생한 ‘스와이프 벽돌 깨기’는 한국인 개인 개발자 최윤섭(Monthly23)의 작품이다. 벽돌이 위에서 한 줄씩 내려오고, 고정된 위치에서 공을 쏘아 올려(스와이프) 벽돌을 깨부수는 단순한 규칙을 갖고 있다. 한번 공이 올라가고 내려올 때마다 벽돌의 내구도가 올라가고, 게이머는 벽돌들 사이의 초록색 공을 맞혀 한 번에 쏘아 올릴 수 있는 공의 개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설명은 약간 복잡하지만, 게임은 단번에 익숙해질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다. 공 개수를 100까지 늘리는 일은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이후로는 요령을 익히지 않으면 진행하기 힘들다. 또한, 익숙해진 뒤에는 진행시간이 길어져 한 번 게임오버 된 뒤에 정신을 붙들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그래서 끝없이 하지는 않게 되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았다면, 다른 게임을 하면 된다.

 

3. mekorama

일단 귀엽다. 캐릭터만 귀여운 게 아니라 움직임도 귀엽다. 처음엔 즐겁다. 무료다. 알 수 없는 3차원 섬에 떨어진 알 수 없는 우주인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게 할 일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끈기 있게 도전하는 타입이라면 이 게임을, 조금 더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앞의 두 게임을 추천한다. 쉽게 말하자면 앞의 두 게임보다 훨씬 세밀한 조작이 필요하단 얘기. 총 50개의 퍼즐로 이루어져 있어, 앞의 두 게임과는 다르게 끝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장점,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원치 않는 ‘깊은 빡침’을 기내에서 선물 받을 수 있으니,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공차기 미션과 보이지 않는 건물 안쪽에 주의하자. 이 게임이 마음에 든다면 개발자(마틴 마그니)의 전 게임인 ‘Odd Bot Out’도 같이 권한다.

앞서 말했지만, 비행기 밖에서도 통화권을 벗어난 곳에 놓일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예컨대 런던 지하철 같은 곳에선 절로 위의 게임들을 실행할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책이나 음악이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것도 방법! 지나친 게임은 정신과 몸 건강 모두에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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