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들 4편 친유 왕

요즘 제일 궁금하고 알고 싶은 이름들에게 물었다.

Chin Yu Wang
from Chin Menswear Intl.

 

어릴 땐 어떤 아이였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조용하고 수줍은 아이. 10살쯤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다. 수학 시간이든 과학 시간이든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 부모님은 내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

타이완에서 여성복을 전공했고,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는 남성복을 배웠다. 왜 갑자기 남성복으로 바꾼 건가?

타이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성복을 해야만 했다. 그곳에서는 패션 디자인 자체가 익숙하거나 인기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아무래도 단순화되어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세인트 마틴으로 갈 기회가 생겼고, 비로소 내가 좀 더 흥미를 갖고 있던 남성복을 배우게 됐다. 남성복이 나를 좀 더 흥분시킨다고 할까?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후에는 곧장 개인 브랜드를 만들었다. 빅 브랜드에서 일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을 텐데?

물론 나도 좋은 브랜드에서 일할 수 있는 몇몇 기회가 있었지만 늘 비자가 문제였다. 그러던 중 타이완에서 투자자를 만났다. 처음부터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만약 이렇게 하는 게 내가 좋아하는 일, 패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니 망설일 게 없었다.

친 맨즈웨어를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게 당신에게 영감을 준 건 무엇인가?

당연히 사랑.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 사랑이 없다면 난 어떤 옷도 만들 수 없었을 거다. 나는 친의 옷을 입는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게 어떤 형태든 사랑은 가장 아름답고 쿨한 거니까.

당신이 만든 옷을 보고 있으면 탄탄한 테일러링 실력이 드러난다.

학생 때부터 테일러링 실력이 좋다는 평을 자주 들었다. 남성복이든 여성복이든 옷을 만들 때 중요한 건 테일러링이다. 내게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늘 테일러드 재킷을 입은 남자의 모습을 좋아했고. 물론 지금은 보머 재킷이나 스포티한 아우터웨어가 유행이고, 아무래도 테일러드 재킷은 주목을 덜 받긴 하지만, 유행은 또 바뀔 거니까.

 색과 소재에 대한 감도도 무척 높은 것 같다. 어쩜 그렇게 예쁜 색감만 쏙쏙 골라낼 수 있지?

우리 어머니는 타이완 원주민 출신인데, 어머니에게 원주민의 기질을 물려받은 것 같다. 타이완 원주민은 어디에든 온갖 색을 활용한다. 옷, 신발, 장신구, 지붕, 얼굴과 팔다리에 보디 페인팅처럼 치장한 모습을 보면 정말 창의적이다.

2019 S/S 캠페인이 너무 신선하고 사랑스러웠다. 막 개봉한 영화 포스터 같기도 하고 서로 사랑해서 어쩔 줄 모르는 연인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어떻게 그런 캠페인을 만들었나?

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광팬이고, 특히 영화 <500일의 썸머>를 정말 좋아한다. 늘 주목받는 건 여자 주인공 썸머지만 난 남자 주인공 톰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톰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사랑에 푹 빠진, 모든 걸 다 준 남자. 헤어져도 후회 없이 긍정적인 모습. 캠페인에서 그런 기운이 느껴지길 바랐다.

몇 가지 단어로만 브랜드를 설명해야 한다면 당신이 고를 단어는?

비속한, 재미있는, 섬세한(flirty, fun, fragile).

당신의 원동력은?

자신의 영역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런던. 대도시지만 각자의 개성이 균형감 있게 공존한다. 분명 에너지가 충만하지만 또 긴장감이 넘치진 않는다. 예술, 정치, 첨단 기술, 사회, 문화, 패션이 골고루 잘 발달한 도시다.

시즌을 불문하고 가장 좋아하는 컬렉션은?

2000년대 초반 톰 포드가 만든 이브 생로랑 컬렉션.

좋아하는 게임은?

포트나이트. 잠들기 전 무조건 한 시간씩 한다.

일요일에 하는 일은?

동네 마켓에서 산 것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테니스를 몇 게임 친 후에 거창한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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