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무드

유행이 도달한 곳.

VINTAGE ARCHIVING


3월에 만난 어느 모델이 런던 빈티지 숍에서 샀다는 장 폴 고티에 티셔츠를 들고 말했다. “요즘 런던 친구들 사이에서 장 폴 고티에가 제일 핫해요. 빈티지 장 폴 고티에 진짜 인기 많아요.”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런던 젊은이들이 골랐다. 이건 ‘송강호가 나오니까 <나랏말싸미>도 재미있을 거야’와 비슷하다.

글로벌 쇼핑 사이트 ‘파페치(www.farfetch.com)’에 들어갔다. 파페치는 럭셔리 브랜드의 빈티지 아이템을 선별해 판매한다. 1990년대 장 폴 고티에 티셔츠가 100만원쯤 했다. 샤이아 러버프와 조나 힐과 에이셉 라키가 쇼핑하는 뉴욕의 럭셔리 빈티지 숍 ‘왓 고즈 어라운드 컴즈 어라운드(www.whatgoesaroundnyc.com)’에도 들어갔다. 거긴 애초에 애매한 건 팔지도 않는다. 인기가 보장된 것, 그들이 비싼 값을 매겨도 팔릴 것만 취급한다. 장 폴 고티에의 오래된 타투 프린트 저지 톱과 빈티지 파코 라반을 금세 찾았다.

남과 다른 걸 찾다가 급기야 도달한 곳은 ‘이제 더 이상 팔지 않는 것’. 2008년을 끝으로 사라진 미우미우의 레트로한 남성복, 2014년부터 기성복을 만들지 않는 장 폴 고티에의 파격적인 옷, 기품 있게 낡은 미쏘니의 니트가 요즘 가장 쿨하다. 패션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누린다는 묘한 호사도 있다. 재빠른 슈프림은 장 폴 고티에와 협업했고, 파코라반은 1969년에 만든 금속 가방을 복각했다. 트렌드는 이렇게 흥미진진하다.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