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는 두렵지 않다

배우 최민호는 샤이니의 민호가 하지 못했던 걸 해보려 한다.

화이트 티셔츠 발망.

요즘 월드컵 시즌인데.

그래서 샤이니 6집 활동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네다섯 시간 정도나 잘 수 있는데 새벽까지 축구 보다가 겨우 한두 시간 자고 일어나야 하니까. 후반전만 보려고 하다가도 전반전이 너무 재미있어서 결국 다 보게 되고. 그래도 이제 활동이 끝났으니까 맘 놓고 볼 수 있다. 

남은 경기 중 가장 기대되는 경기는?

내일 새벽에 열리는 프랑스 대 벨기에전.

어느 팀이 우승할 거라 생각하나?

내일 이기는 팀이 우승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프랑스가 전술적으로 좀 더 탄탄해 보여서 벨기에보다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벨기에도 전술이 나쁜 팀은 아니지만 강팀끼리 충돌했을 때는 프랑스가 더 잘할 거 같다. 왠지 반대쪽에서는 크로아티아가 결승까지 올라올 거 같고.

이 인터뷰는 결승전이 끝난 뒤에나 공개될 텐데, 귀추가 주목된다.

‘잘 예측했다’고 할 수 있길 바란다.(웃음)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면 꼭 하는 일이 있을까?

하루라도 쉬게 되면 일단 늦잠을 잔다. 그리고 일어나서 운동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하루가 허무해져서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한두 시간씩 꼭 운동을 한다.

바쁠 때보다 바쁘지 않을 때 오히려 불안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일이 없을 때는 불안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그러니 그런 불안감을 잘 해소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느냐가 모든 연예인에겐 숙제일 거다.

왠지 감정 기복이 큰 편은 아닐 거 같다.

심각하게 ‘딥’해지는 편은 아니다. 감정 기복이 아무리 커져도 좋을 때와 보통일 때 정도? 웬만하면 나쁜 정도로 내려가진 않는다. 언제나 기분이 좋아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 설사 결과가 안 좋더라도 기분 좋게 일하는 게 여러모로 더 좋고. 

그런 성격이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다 보니 멘탈이 중요하다. 당사자가 어떤 분위기 속에 놓여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화면 속에 나오는 순간의 나만 보이는 거고. 그러니 그저 나 자신을 다잡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분이 처지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아무래도 이런 성격이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좋지 않은 생각은 하지 않고, 잘될 것만 생각한다.

화이트 니트 피케 셔츠 맨온더분. 브라운 바지 비욘드클로젯. 퍼플 재킷 아미.

샤이니 민호와 배우 최민호로 활동할 때 뭔가 달라지는 게 있다고 느끼나?

개인보다는 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샤이니의 민호라고 불리는 게 좋았다. 사실 데뷔하기 전까지는 나에 대해 아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들뿐이었지만 데뷔한 뒤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생각 때문에 매사가 조심스럽고 누군가를 알게 돼도 그 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했다. 샤이니의 민호로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최민호로서는 샤이니의 민호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줘도 될 거 같다. 그래야 배우 최민호를 더 매력적으로 여길 거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면 최민호로 활동하면서 새롭게 발견하게 된 자신의 모습도 있을 거 같은데.

무대에 설 때는 내 모습이 대충 그려지는데 연기할 때는 아니더라. 캐릭터에 내 모습이 담기기도 하지만 결국 내가 생각하고 해석한 모습과 감독님과 작가님의 생각을 담아서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원래의 나와 새로운 내가 더해지는 거다. 그렇게 만들어진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몰랐던 내가 있었다는 걸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내가 아직 많으니까 스스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나도 모르던 내 표정을 발견하는 느낌이랄까?

재미있었다. 내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니까.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있는 순간의 나도 새롭게 느껴지고. 제삼자 입장에서 나를 보는 대중처럼 내가 내게 공감하게 되는 상황이 되니까. 어쩌면 그게 연기의 묘미일지도 모르겠다.

무대에서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아왔지만 카메라와 스태프의 시선을 받으며 연기하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이었을 거 같다. 처음에는 그런 시선이 어떻게 느껴졌나?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익숙해서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자신감도 떨어지고 쑥스러웠다. 현장에서 나를 지켜보는 스태프만 50명 이상이니까.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면 무대에 있을 때를 떠올리며 멘탈을 잡았다. ‘몇만 관중 앞에서 춤추고 노래했는데 이걸 못 할까?’ 이러면서. 그러니까 조금 극복이 됐다.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인 방향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인가 보다.

늘 미세한 긴장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과도하게 긴장하면 아무것도 못 할 거 같다. 이름 석 자 쓰는 것조차 누가 지켜보면 평소보다 잘 안 써진다. 반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평소에 안 되던 것도 잘될 때가 있다. 

데님 재킷 포츠 V. 브라운 터틀넥 비욘드클로젯. 베이지 바지 더니트컴퍼니.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을 너무 좋아해서 수십 번 봤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인랑>이 김지운 감독의 영화라서 캐릭터의 비중 같은 건 문제가 아니었을 것 같다.

100% 맞다.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연하게 생각해왔다.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뭐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감독님이 새 작품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이라도 봐서 감독님을 한번 뵙기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간절했다. 감독님의 오랜 팬이고, 언젠가 같이 하고 싶었고, 그냥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진짜 그 행운이 찾아온 거다.

진짜 오디션을 보게 된 건가?

김철진 역의 오디션 공고가 떠서 지원하고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미 캐스팅된 선배들 이름을 듣고 마음을 비웠다. 나는 안 되겠더라.(웃음) 그런데 미팅해보자는 연락을 받고 감독님을 뵀는데, 결국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정말 꿈꾸는 줄 알았다.(웃음) 그리고 처음 받게 된 대본에 ‘김철진 역 최민호’라고 찍혀 있는데 정말 너무 좋았다. 그제야 실감이 나더라. 

샤이니로 데뷔할 때만큼 감격했을까?

정말 약간 그랬다. 심지어 감독님이 직접 같이 하자고 해주셔서 더 좋았고.

<인랑> 메이킹 영상을 보니까 몸을 사리지 않고 액션 신에 임했다는 게 느껴졌다.

나름 액션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쉽진 않았다. 감독님께서 손끝 하나, 눈빛 하나도 놓치지 않으셨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다시 갔다. 그래서 좋았다. 점점 완벽해지는 거 같아서. 그리고 나보다는 선배님들이 정말 고생하셔서 내가 고생을 덜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 

테이크를 18회나 간 적도 있다던데.

기본적으로 늘 10회 이상 갔을 거다. 감독님은 시간이 없을 때도 완벽한 컷을 추구하셨고, 완벽한 컷이 나와도 한 번 더 가보자고 하셨다. 오케이 컷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좀 더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으신 거 같았다. 뭔가 놓친 게 있다고 생각하면 그 부분을 꼭 얘기해주셨다. 그리고 더 잘 나올 수 있으니까 다시 해보자고 하시고. 그런데 테이크를 계속 가니까 처음에는 눈치가 보였는데 선배님들도 정말 많이 갔다는 걸 알고 나서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웃음)

블랙 터틀넥 발렌티노. 화이트 바지 비욘드클로젯. 첼시부츠 처치스.

팬이었던 감독과 작업한다는 만족감을 넘어 배우로서 뭔가 얻은 바가 있다고 느끼나?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과 작업한다는 기대감은 감독님께서 첫 만남에서 정리해주셨다. 프로와 프로의 만남이니까 잘해보자고 하시는 말을 들었을 때 팬심은 접어두고 현장에서 많이 배우고 잘 해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게 부족한 부분을 감독님께서 알려주시고 함께 해결해나갈 때의 희열이 있었다. 제대로 못 할 거 같은 부분을 은근슬쩍 피해서 연기하려 하면 감독님께서 정확하게 짚으시고 제대로 할 수 있게끔 도와주셨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감독님만 믿고 가면 잘 나올 거라 생각했고, 믿고 따르니 정말 좋은 장면들이 나온 거 같다. 덕분에 점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만큼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기분을 느꼈다.

한계를 감추지 말고 드러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고, 나 자신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영화가 개봉하면 어떤 평이 나올지는 몰라도 내가 보여줄 수 있었던 게 원래 100이었다면 감독님 덕분에 120, 130 정도까지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인랑>의 김철진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정도는 갖게 됐다.

일찍이 화제를 모은 강화복을 직접 입기도 했다던데.

처음 피팅할 때부터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완성도가 진짜 좋다. 실제로 입어보면 무겁고 불편하긴 한데, 뭐든 제압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전투력이 올라가는 기분이다.

하나 소장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거 같다.

하나 구입할 수 있는지 실제로 물어보기도 했는데, 아쉽지만 제작사에서 따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하더라. 실물로 보면 정말 멋있다. 특별히 피겨를 모으는 건 아니지만 내가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니 실물 제품이 나오면 구매할지도 모르겠다.(웃음)

올해 남북 정세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인랑>이 그리는 2029년의 시대상과 밀접해진 인상이다. 영화를 제작할 당시에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 작품에 출연한 배우 입장에서도 놀라운 소식이었을 거 같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감탄했다.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개혁 5주년안을 발표하고, 통일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등장하고, 일련의 영화 속 상황을 보면 원작의 주인공이 지닌 정서를 한국 관객 입장에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너무 잘 풀어냈다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을 다 마친 이후로 영화와 맞아떨어지는 현실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아마 감독님이 제일 많이 놀랐을 거 같다. 배우들은 1년 반 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감독님은 그 이전부터 준비해온 거니까. 

아무래도 세상일이라는 게 한 치 앞도 모르는 거니까. 그런데 작년 11월 7일에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주최한 행사인 ‘걸스 플레이2’에 초대돼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과 동석한 바 있다. 미국의 영부인을 만날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을 텐데.(웃음)

당연히 전혀 못 했다. 그래서 왜 나를 불렀을까 의아하기도 했고.(웃음)

범국가적인 행사가 열리는 자리에서 차분함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국가적인 행사에 참석할 일은 많지 않아서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일에는 익숙하니까 그냥 늘 겪었던 자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려 했다. 그런데 미국 첩보 영화를 보면 선글라스와 인이어를 낀, 덩치 큰 보디가드들이 나오지 않나. 그런 분들이 열 명씩 서 있는 걸 보고 ‘이게 영화네’ 싶었다.(웃음) 심지어 장갑차도 있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 신기했다.

스트라이프 셔츠 소윙 바운더리스.

어쩌면 바르고 올곧은 이미지를 지닌 연예인으로 인정받는 자리였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도 그런 반듯함을 지켜오고자 노력했을 거 같고. 

때론 비뚤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올바른 길로 가는 게 제일 빠르고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에게 그렇게 배웠고, 나 역시 그게 틀리지 않다고 믿고 있다. 물론 연에인이라는 직업이 대중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에 무조건 동의하진 않지만 최소한 내가 긍정적이고 밝은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혹시 남들이 바라는 이미지에 갇히는 건 아닌지 고민해본 적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뭐가 맞는 건지 몰라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게 맞는 건지, 저게 맞는 건지 모르겠고,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이 내가 아닌 거 같아서.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도 다 나라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그런 걸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았고. 대신 자리와 상황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가릴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내 모습을 다 보여줄 수도 없는 일이다. 

SNS를 하지 않는 것도 그래서일까? 

사실 팬분들이 해주길 바라는 건 알지만 개인적인 일상까지 공유하는 건 내게 어울리는 일이 아닌 거 같다. 그렇게까지 내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리 잘 관리한다 해도 나도 모르게 실수할 수도 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 감독님께서 남기신 명언처럼, 어른들 말 들어서 나쁠 거 없다고 하니까.(웃음) 게다가 내가 워낙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이 인터뷰를 어떻게든 퍼거슨 경에게 전달해주고 싶다.(웃음) 그런데 기계를 못 다룬다고 SNS를 못할 것까지야.

진짜 기계치다. 그게 SNS를 하지 않는 데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사실 누가 옆에서 알려줬다면 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동안 워낙 해보질 않아서 그런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느껴보지 못했다. 특별히 사는 데 별 지장도 없는 것 같고. 아무래도 내가 좀 아날로그적인가 보다. 그래도 카톡은 쓴다.(웃음)

축구를 좋아하니까 축구 영화를 제작한다면 참여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웃음)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건 이길 수 없잖아.

원래 어릴 때 축구 선수가 꿈이었으니까 만약 축구 선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오래된 꿈을 이뤘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겠다.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 수많은 직업군을 잠깐이나마 경험해보고 생활해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잠깐 연기하는 것이라 해도 내가 의사를 연기하면 시청자들은 나를 의사로 봐주니까, 그런 게 좋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에 깊이가 생기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니까. 

혹시 축구 선수가 됐다면 어떤 선수가 됐을지 생각해본 적 있을까?

열심히 했겠지만 아마 잘 안됐을 거다.(웃음) 그래서 후회되진 않는다. 어쨌든 새로운 꿈이 현실이 됐으니까. 나도 잘 몰랐는데 연습생 시절에, 엄마한테 열심히 해서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나 보다. 어머니가 그 말을 해주면서 자랑스럽다고 하셨다. 덕분에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부모님한테 인정받는 게 최고의 인정이라고 생각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인정받고 싶다.

화이트 티셔츠 발망. 체크 바지 비욘드클로젯.

올해가 데뷔 10주년이다. 10이라는 숫자의 무게를 느끼는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지난 10년간 잘 살아왔다는 생각도 들 거 같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팀을 유지하며 열심히 해온 보답 같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도 보답해줄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막연하게 생각했던 게 하나씩 이뤄지니까 신기했다. 데뷔 연차가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책임감이 생기고, 다시 한번 초심을 돌아보게 되는 것 같고. 이제 성장보다는 성숙이 어울리는 나이가 됐다는 게 느껴진다. 발전하겠다는 욕심만큼이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커졌고. 무엇보다도 데뷔한 지 10년이 됐다는 것만으로 존중받는 만큼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6집은 세 장의 EP 앨범으로 발표했는데 세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인 ‘네가 남겨둔 말’은 샤이니 10주년에 대한 자전적 내용이 담긴 노래처럼 들렸다. 샤이니가 데뷔한 날인 ‘2008년 5월 25일’이 언급되기도 하고.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멤버들끼리 더욱 애틋해진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봐온 시절은 이미 10년이 넘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보고 자랐으니까. 10대의 마지막 시절부터 20대 내내 함께해왔고. 우리끼리 함께 보낸 시간이 가족과 보낸 시간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멤버들도 가족 같고. 10년 동안 각자 이해하는 마음이 커졌고, 다들 예전보다 현명해졌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게 뭔지, 우리를 가장 빛날 수 있게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 잘 안다. 각자 가려는 방향이 조금씩은 다를지 몰라도 도착하는 곳은 모두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해왔던 거고. 뭉치면 시너지를 내고, 흩어지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그렇게 각자의 활동을 응원하면서도 함께 점점 더 커지길 바라게 된다. 우리는.

샤이니가 데뷔한 지 10년이 됐다는 건 최민호가 열 살을 더 먹었다는 말이다. 이제 서른 살이 멀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그래서 아쉽다. 그래도 돌아보면 많은 일을 했더라. 그래서 그게 또 뿌듯하다. 열심히 시간을 보낸 나 자신에게 박수 쳐주고 싶다.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으니까. 그리고 서른 살이 된다 해도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거 같다. 사람은 쉽게 안 변하니까. 데뷔 초나 지금이나 멤버들도 여전한 것처럼. 결국 좋은 두려움인 거 같다. 설레는 두려움.

10년 전의 자신을 만나면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

그때는 인터뷰에서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신문 1면에 실릴 것처럼 늘 너무 긴장했다. 그래서 스스로를 너무 숨기려 한 거 같다. 지금 와서 보면 그런 게 조금 아쉽다. 낯도 많이 가리고, 괜히 긴장해서 감추려 하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조금 더 너를 보여줘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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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어시스턴트이정훈
사진김형식
헤어서진경 BY BLOW
메이크업김주희
스타일링최진영
출처
36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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