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광

오늘도 이기광으로 살아가는 이기광은.

재킷 뮌. 바람막이 푸시버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오늘 인터뷰 콘셉트예요.

아, 너무 좋아요. 요즘 쉬는 시간이 없었는데, 자유 시간이라고 생각하죠 뭐.(웃음) 

무슨 일정이 그렇게 바빠요?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와 예능 <댄싱하이> 촬영과 일본 개인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게 동시에 할 수 있는 스케줄인가요? 

해야죠.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 것들은 잘될 거라고 믿고 해요.

오늘 보니까 다리 움직임도 불편해 보이고.

어제 헬스장에서 하체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는 바람에.(웃음) 많이 먹은 날에는 ‘빡세게’ 운동하는데 하체를 집중적으로 했더니 무리가 왔어요. 오늘도 일찍 일어나 자전거 좀 타고 나오려고 했는데

데뷔 때와 외적으로 변함이 없어서 타고난 체형이거나 관리를 뛰어넘는 경지에 다다랐구나 했는데, 여전히 관리 중이라니 놀랍네요.   

먹는 걸 정말 좋아하고, 먹으면 몸으로 가는 게 아니라 얼굴이 퉁퉁 붓는 터라 늘 관리해야 해요. 가능한 한 음식도 건강식으로 먹고 체중이 늘었다 싶으면 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해 자체 관리에 들어가죠.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10년 차라고 해서 마냥 놔버릴 수 없어서. 항상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직업인으로서 갖는 책임 같아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지 않은 건 뭐예요? 

네? 굳이 최선을 다해 하지 말아야 해요? (네.) 운동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할래요. 운동도 하기 싫을 만큼 피곤한 날이 있는데, 그마저 안 하고 집에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것  같아서. 

연예인이 아니라면 시간을 달리 보냈을까요?

운동을 줄이고 맛있는 걸 많이 먹겠죠?  하지만 나태하거나 퍼져 있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요. 뭐든 동력이 되는 걸 찾고 움직이려 했을 거예요. 전날 밤이나 아침에는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중요하다 싶으면 적어두고, 그렇게 모두 하고야 마는 성격이에요. 그래야 마음도 편하고, 하루를 잘 보낸 기분이 들어서.

이전 엔터테인먼트의 1세대 연습생이었어요. 그때에 비하면 자신감이 생겼나요, 노련함이 붙었나요, 혹은 조급함이 드나요?

셋 중에서는 노련함이오. 

노련해진 지금의 이기광이 신인 이기광에게서 가져오고 싶은 건?

젊음과 에너지. 자신감?

자신감요?

그때는 춤과 노래에만 집중했잖아요. 가수의 자신감은 만족스러울 때까지 연습한 후에야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지금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그때에 비하면 아무래도 다른 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까. 내 모든 시간을 노래와 춤에 쏟았던 그때에 비해서는 확실히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래서 그때만큼 자신감이 샘솟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대신 멀티플레이어로서 주어진 시간을 더 살뜰하게 사용하고 있잖아요.

그렇죠. 여러 일을 해나가면서 경험을 쌓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제가 더 노련해지는 것 같아요. 

하이라이트에서 이기광의 포지션은 뭐예요?

(1초 만에) 메인 댄서요.

하이라이트 다섯 글자에서 무엇을 맡고 있죠? 

‘라’ 하겠습니다. 멤버들하고 함께 있을 때가 제일 편하고 여유로우니까, 글자의 중간에 서서 멤버들에게 의지하는 ‘라’. 멤버 요섭이랑 준형이는 음악적으로, 두준이와 동운이는 드라마와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잖아요. 저는 그 두 가지를 병행하기 때문에 중간의 라 정도.

가수로서 잘하는 걸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10년을 춤추고 노래했지만 지금까지도 딜레마예요. 여전히 정답은 찾지 못했는데, 내가 즐겁고 만족스러운 걸 하는 게 보고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기광이라는 가수는 이런 노래와 무대를 하는구나’ 느낄 것 같아서 그쪽으로 갈피를 잡았죠.

연기는요?

무조건 재미있는 거요.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했는데, 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는 뭐예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 정주행하고 있어요. 손가락 까딱까딱하는 박서준 씨의 이런 동작들이 재미있어서 따라 하는데, 친구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번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에서 그런 깨알 같은 연기를 보여주면 되겠네요.

맡은 역할이 이제 막 입봉한 피디로, 박서준 씨처럼 장난스럽고 유머러스하기보다 매사 차분하고 진중한 캐릭터예요. 29살인데 삶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진중해요. 재미있게 풀 수 있을지 고민은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아요.

최근 했던 생각 중 가장 쓸데없는 생각이 뭐예요? 그런데 되게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뭘 먹지?’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기회가 왔을 때 진짜 먹고 싶은 게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요. 

후드 티셔츠 발렌시아가.

반팔 티셔츠 스탬피디 by 비이커.

살면서 가장 치열했던 건 언제였어요?

연습생 시절. 매달 월말 평가가 있었고, 그때 좋은 성적을 내야 데뷔 조에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확정 멤버가 되는 것도 아니라 거기서도 걸러지고. 데뷔를 하기 위해서 고민했던 시간들이 가장 치열했던 것 같아요.

그때의 이기광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죠.

그때의 이기광이 지금의 이기광을 보면 뭐라고 할까요? 

형, 왜 이렇게 열심히 안 살아요?(웃음)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한테?

생활 패턴이 습관이 돼서 괜찮아요. 스케줄 다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맥주 한잔하면, 크!

냉장고 안에는 무엇이 있나요?

많은 맥주가 있습니다. 

혹시 맥주가 냉장고 안에서 세계 지형도를 그리고 있나요?

맞아요. 고맙게도 어느 팬분이 세계 각국의 맥주를 한 캔씩 모아 보내주세요. 벨기에, 독일, 영국 등. 덕분에 집에서 세계 맥주를 체험하고 있어요.

또 어떤 음식이 있어요?

블루베리, 바나나, 닭가슴살.

아이고!

다이어트 식품을 냉동해둔 것도 있고요. 어머니가 한 번씩 오셔서 반찬을 잔뜩 준비해주시는데 그런 것들을 챙겨서 먹기도 하고요. 

춤, 노래, 연기, 작사, 작곡, 운동 지금 하는 것 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게 있어요? 

다 잘하고 싶어요.

에너지를 똑같이 배분할 순 없잖아요. 좀 더 마음이 가는 건 뭐예요?

때마다 주어진 일이라는 게 있잖아요. 오늘만 해도 지금은 화보 촬영, 1시간 후에는 예능 촬영, 그 후에는 안무 연습, 그다음은 드라마 촬영 이렇게. 그 상황에서만큼은 내가 제일 잘하고 싶다, 멋있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의 이기광이 된 거고요?

네.

지금의 이기광을 있게 한 건?

다 잘하고 싶은 욕심.

다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데, 뭐를 더 뚜렷하게 잘한다는 게 없어서 고루 노력하는 것일 수도 있을까요?

그렇죠. 다 놓치기 싫은 거죠, 욕심쟁이라.

예능 <댄싱하이>에서는 처음으로 코치 역할을 맡았는데, 이기광의 훈육법은 어떻게 다를까요?

모두에게 다정다감하려고 하는데 성격상 말을 돌려 하지 못해요. 그래서 조금 직설적으로, 마음에 박힐 수 있는 코멘트를 하지 않을까 해요. 그렇다고 너무 호랑이 선생님처럼 하는 게 아니라 10대 친구들이 상처받지 않고 춤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친절하게.  

그래야 성장할 수 있으니까?

자기 세상에 갇혀서 자기만족으로 끝나면 안 되니까. 

가장 ‘이기광’스러울 때는 언제예요?

언제지? (고민한다) 가장 이기광스러울 때한참을 고민한다) 나스러울 때가 언제일까?

이기광이 이기광을 모릅니까?

이기광다울 때라 (한참을 더 있다가) 모르겠어요. (더 한참을 생각한다) 아, 지금?

왜요? 답을 못 내려서요?

우유부단한 것도 없지 않아 있고. 

오늘 본 모습 중 제일 이기광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1분 안에 오만 가지 생각에 치이는 표정.

선택 장애까지는 아닌데, 확신을 갖고 정하진 못해요. 모든 걸 다 잘하고 싶은 그런 마음처럼.

니트웨어 캘빈클라인 by 무이. 바지 쿠티라. 목걸이 구찌.

데님 재킷 푸시버튼. 메시 소재 티셔츠 오프화이트.

하루 중 나를 칭찬해주고 싶을 때는 언제예요?

모든 일과가 끝나고 샤워할 때요.

샤워가 고단한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네. 샤워할 때 하루가 잘 끝난 거 같고, 침대에 누워서 TV 보고 맥주 한잔하면서 ‘아, 오늘 수고 많았다’ 해요. 

아주 큰 맥주를 들이켜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큰 캔으로 한두 캔 정도 마셔요.

축구 덕후 이기광의 이번 여름은 어땠나요?

아, 행복했어요. 월드컵 전 경기를 거의 빠짐없이 본 것 같아요. 집에서 혼자, 아니 맥주랑.

경기 후 선수들 SNS에 찾아가 하나하나 댓글을 남긴 모습이 영락없는 ‘팬 보이’였죠. 성덕.

너무 감격했어요. 저도 축구를 하니까 경기를 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잖아요.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것도 느껴지고. 그럼에도 독일을 2 대 0으로 이겼을 때의 감동이란! 그 경기 땐 긴장해서 맥주도 마시지 않고 봤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뛰더라니까요. 전 이길 거라고 확신했어요.

독일전에서 승리한다는 건 다들 기적일 거라고 했는데.

초반 경기 흐름이 좋았어요. 경기 끝나고 어찌나 울컥하던지.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월드컵은 정말 큰 축제잖아요. 아, 쓸데없는 걱정 생각났어요. 이 큰 축제를 내가 죽을 때까지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내가 죽기 전에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월드컵이 한 번만 더 열리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정말 진지하게 했어요. 

스물아홉인 자신은 소년 같아요, 어른 같아요?

소년 같은 어른요.

소년이 더 좋아요, 어른이 더 좋아요?

아직까지는 소년이고 싶어요. 어른스러운 소년, 생각 깊은 소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을 때는 언제예요?

공감대 형성이 안 될 때. 멤버들끼리 모이는 채팅방에서 애들이 요즘 유행하는 말을 쓰는데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대체 어디가 웃긴지. 그럴 땐 좀 소년이고 싶어요. 워낙에 그런 부분에 둔감하고 흥미도 없어요. 애들은 대체 그런 걸 어떻게 알지? 

이기광의 댄싱 슈즈는 잘 있나요?

어디 갔는지 모르겠습니다.(으하하) 하도 오래된, 9년 전 신발이라서.

요즘은 어떤 신발을 신고 있을 때가 편해요?

러닝화요. 운동하고 안무 연습을 많이 하니까 편한 신발이 좋아요. 신발이 굉장히 많은데 늘 신는 운동화만 신어요. 

팬들에겐 어떤 신발이 되고 싶어요? 눈에 확 띄는 ‘삐까뻔쩍’한 신발, 아니면 편해서 자꾸 찾게 되는 신발?

늘 찾게 되는 신발. 

팬들한테도요? 

내 몸에 딱 맞는, 오래되긴 했지만 편안하고 좋은, 그런 느낌을 팬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계속 기광 씨를 찾았으면 좋겠고?

자꾸 저를 생각해주고, 보고 싶어 하고,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 되면 너무 좋겠죠.

최근 무언가에 홀리듯 구입했는데 만족도 높은 물건이 있어요?

목에 결림이 생겨서 갈고리처럼 생긴 마사지 기계를 샀어요. 목에 걸고 꾹꾹 누르는데 시원하더라고요. 몇 번을 주저했는데 구입하길 잘했어요.

이 자세 그대로 집에 갈 수 있다면 어디로 순간 이동하고 싶어요?

최근에 거실 소파 옆에 낮은 캠핑용 의자를 두었는데, 요즘 온종일 거기에만 앉아 있어요. 얼음 가득 넣은 깔라만시 한 잔 두고, 선풍기랑 TV 켜놓고. 

오늘은 어떤 노래를 들으면서 왔어요?

체인스모커스의 ‘Closer’.(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후렴 부분이 너무 시원해요. 

운전할 때 들으면 좋겠네요.  운전 자주 해요?

축구하러 갈 때 말고는 안 해요.

운동하러 갈 때는 택시를 이용해도 되잖아요.

그때마저 택시를 탄다면  차를 쓸 일이 없는걸요. 차도 한 번씩 달려줘야죠.

퇴근길에는 어떤 노래 들으며 가고 싶어요?

갈란트의 ‘Doesn’t Matter’. 리듬이 끈적한 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갑자기 목을 길게 빼고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노래 들으면 춤이 절로 나와요?

리듬 타는 걸 좋아해서.

좋아하는 노래마다 하트 버튼을 눌렀네요.

좋아하니까요. 정말 좋으니까 꼭 들어보세요. 

자신이 괜찮다고 느낄 때 있어요?

그럼요.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고, 매력 있죠. 그런데  왜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없을까요?

올해의 망언 대열에 오를 만한 멘트이고요.   자, 마무리 인사는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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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어시스턴트이정훈
사진JDZ Chung
헤어김미애(미장원 BY 태현)
메이크업김미애(미장원 BY 태현)
스타일링구동현
출처
37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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