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와 선미 2편

지금 선미는 요즘의 선미가 궁금하다.

원피스 톰보이. 귀걸이 넘버링. 모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깍쟁이 같은 이미지라 말을 많이 아낄 거라 생각했는데, 거침없어요.

생각하는 대로 뱉는 스타일인데, 싫은 소리는 못해요. 일할 때는 싫은 소리 안 하는 게 모두에게 좋은 것 같아요. 누구 하나 까탈스러우면 힘들고, 진행 속도도 더디잖아요. 내가 밝아서 현장 분위기 좋으면 다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일할 때는 특히 싫은 소리 안 하려고 해요. 대신 속으로 앓는 스타일이죠.

선미도 질투를 할 때가 있어요?

당연하죠. 세상에 질투 안 느끼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나보다 무언가 더 많으면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감정에 너무 얽매이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증오가 될 수 있어서 경계해요. ‘예쁘다’ 하고 마는 거지 ‘왜 나는 쟤처럼 되지 못할까’ 생각하면 끝도 없어요. 나쁜 감정은 까만 잉크 같아요. 한 방울 떨어뜨리면 끝도 없이 퍼져요. ‘나는 왜 쟤처럼’으로 시작해서 ‘왜’가 나를 저 밑으로 계속 끌고 내려가요.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장단점이 있다고,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도 나를 부러워할 게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면 돼요. 저도 마른 체형이 스트레스고 콤플렉스인데, ‘마른 데에서 나오는 나만의 매력이 있으니까’에서 그쳐요.

새 소속사로 옮겼을 때 걱정되진 않았어요?

불안한 마음이야 들었지만 사실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어요. 그때 내가 나에 대한 어떤 확신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킷 카이. 니트 폴스미스. 원피스 톰보이.

(선미의 매니저가 등장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요?

(선미가 매니저에게 물었다)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내가 확신이 있는 사람 같아?

(매니저) 응. 스스로에게 만큼은 확신이 확실히 있는 친구예요.

선미를 되게 연약하게 봤는데, 그동안의 인터뷰를 보니 중심이 서 있는 사람 같아 놀랐어요.

중심이 있어야죠. 없으면 칠렐레 팔렐레 갈대처럼 휩쓸릴 텐데….

오늘 화보 촬영장에서는 계속 그런 캐릭터였잖아요.

제가 중심이 잡혀 있다고 계속 중심이 잡힌 모습을 보여주면 좀 그렇잖아요. 편한 분위기여야 서로 즐거우니까. 딱딱한 분위기는 싫어요.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두 분의 호흡을 볼 수 있겠네요.

언니와 같이 일한 지는 6년 됐어요. 이전 소속사에서 저만 보고 온 언니예요.

(매니저) 선미가 오라고 해서 바로 간 건 아니고. 3개월은 안 가고 그냥 있다가 선미의 문자 때문에….

어떤 내용의 문자였어요?

이걸 내가 내 입으로 이야기해야 해?(웃음)

(매니저) “언니가 내 매니저 안 해줘도 돼. 그래도 난 언니 볼 거니까 편하게 하고 부담 갖지 마.” 그 문자 보고 바로 사표 쓰고 나왔어요.

살면서 참견받고 싶지 않은 건 뭐예요?

저의 신체, 외형적 부분요. 몸이 너무 말랐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머리카락을 뜯는 나의 버릇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요.

개인 SNS 계정에도 카세트테이프 사진이 있고, <비밀언니>에서 레드벨벳 슬기 씨에게 카세테이프를 선물했어요. 요즘도 그렇게 음악을 듣는 사람이 있나 의아했죠.

카세트테이프의 빈티지한 감성을 좋아해요. 같은 노래도 디지털 음원으로 듣는 것과 카세트테이프로 듣는 게 다르잖아요. 카세트테이프는 생생하지도 않고 음질이 많이 떨어지는데, 공허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요. 레코드, 바이닐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제 감성을 많이 건드리는 거 같아요. 그래서 옛날 음악을 좋아하고요.

그래서 그런가, 선미 목소리에는 늘 절절함 같은 게 묻어 있었어요. 다른 가수들 목소리와 섞여 있어도 선미 목소리는 구분할 수 있어요. 사연 있는 목소리….

정말 사연이 많죠.(웃음)

슬리브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신을 캐고 캐낸다고 했는데, 선미 덕질을 해보니 어때요?

연예인으로서는 되게 재미있어요. 애가 왔다 갔다 하니까.(웃음) 인간 선미로서는 그냥 힘든 사람? 그런데 요즘 다들 힘들죠, 뭐.

언제 선미를 챙겨주고 싶어요?

질투 같은 감정에 동요되려 할 때. 좋든 싫든 어떤 감정이든 크게 동요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외면하고 싶은 선미의 모습은요?

무기력할 때요.

언제 무기력해요?

언니, 나 언제 무기력해?

(매니저) 매일. 매일 스케줄 하기 전에.

무기력한 사람이 촬영장에서는 이렇게 에너지가 넘쳐요?

일할 때는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힘이 나요. 스케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나 이동하는차 안에서 무기력한 거 같아요.

선미가 마음을 열 때는 언제예요?

언니, 나 언제 마음을 열어?

(매니저) (1초 만에) 무대 에서.

맞아. 맞는 말인 거 같아.

(매니저) 무대에 올라서면 선미가 선미다워요. 무대 자체가 선미예요.

소문난 동생 바보인데, 왜 그렇게 동생이 좋아요?

동생들이 제 전부예요. 나의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아요.

선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건 뭐예요?

아하, 웃긴 걸 말해야 하면 배달 음식요. 현관문을 스티커로 채워볼 예정이에요.(웃음) 그 스티커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는데 점점 하트가 커지고 있어요.

어떤 음식을 시켜 먹어요?

주로 분식. 찜닭도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대치동 꽈배기(엄지 두 개를 치켜들었다).

지금은 뭐가 먹고 싶어요?

삼겹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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