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미학을 담는 시스 마작의 샌더 락

SHAPE OF COLOR

한국 매체와의 첫 번째 인터뷰가 되는 건가?

한국 남성 매거진과의 인터뷰로는 처음이다. 굉장히 기대된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더라.

그렇다. 나는 10대 때가 돼서야 네덜란드에 정착했다. 그 전까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가봉과 스코틀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직업상 세계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면서 살았다. 네덜란드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지만 결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패션을 공부하려고 런던으로 이사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남성복 석사 학위를 받고 나서는 취업을 위해 뉴욕으로 이사를 갔다. 두 번째 직장은 파리에 있었다. 그다음에는 벨기에의 앤트워프로 갔다. 시스 마잔을 시작한 도시는 뉴욕이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5번의 쇼를 진행했다.

시스 마잔에서 느껴지는 무국적성과 다양성은 어쩌면 당신의 삶에서 기인한 것 같다. 일찍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나?

어렸을 적엔 패션 디자이너보다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너무 어려서 필름 스쿨에 들어가지 못했다.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아트 스쿨이었다. 아트 스쿨을 다니다 보니까 패션과 옷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패션업계에서 일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도시를 떠돌아다녔는데, 시스 마잔의 첫 컬렉션을 뉴욕에서 연 이유가 궁금하다.

순전히 우연이었다. 정말 우연히 기회가 뉴욕에서 있었다. 내 국제적인 배경 때문에 나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해 얽매이는 게 없었다. 나는 이미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지역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지금 나는, 내가 뉴욕에 있다는 게 행복하고, 다른 곳에 있고 싶지 않다.

당신이 도시를 선택한 게 아니라 도시가 당신을 선택했다는 의미로 들린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도시가 어딘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들리고. 시스 마잔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나? 물론 당신 부모님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들었다.

내 브랜드가 나에 대한 것이 아니길 바랐다. 나는 익명성을 가지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면서 브랜드에 개인적인 이름을 사용하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내 이름을 사용하긴 또 싫고. 동시에 브랜드를 사물이나 차가운 어떤 것으로 부르는 것 또한 거부감을 느꼈다. 어쩌다 보니 ‘성’이 나오게 되었고, 우리는 모두 ‘Sies Marjan’의 글씨 모양과 소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시즈 마잔은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으며, 실존 인물일 수도 있고 가상의 인물일 수도 있다.

당신에게 시스 마잔은 어떤 브랜드인가?

나는 ‘우리가 색감과 소재에 중점을 두는 옷을 만든다’고 말하길 좋아한다. 우리는 직감과 독립적인 업무 방식을 통해 리스트를 만들고, 우리가 느끼고 원하는 방식대로 일한다. 나는 패션과 패션에 대한 판타지를 좋아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옷과 옷에 대한 현실을 동등하게 좋아한다. 중요한 건 둘 사이의 밸런스다.

시스 마잔의 색은 언제나 아름답다. 색을 자유롭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색이 항상 아름답다는 것도 신기하다. 색을 쓰는 당신만의 방법이 있나?

우리는 컬러 카드를 만들며 매 시즌을 시작한다. 다른 것을 시작하기 전에 색감을 보며 색감에 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시스 마잔 컬렉션은 우리가 만드는 컬러 카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컬러 카드를 우선적으로 선택한 덕분에 우리는 컬러 카드의 순서 이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를 얻었다. 우리는 테마나 뮤즈에 국한되어 작업하지 않는다.

여성복으로 데뷔했지만 2018 S/S 컬렉션에서 남성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여성복 사이에서 고운 컬러의 옷을 입은 남자 모델이 단연 돋보였다. 남성복을 만들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숙련된 남성복 디자이너이다. 커리어를 남성복에서 시작했다. 나는 패션업계에서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 모두 진행해왔다. 나는 옷을 좋아하고, 옷 입는 것을 좋아하고, 나만의 룩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남성복을 좋아했다. 따라서 내가 남성 컬렉션을 만든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나?

당신 자신을 위한 남성복을 만들고 싶었다는 뜻으로 들린다.

나는 항상 우리가 사용한 원단과 색상을 사용해 내가 입을 것을 만들었다. 그 옷을 입고 프레스나 바이어 미팅에 나섰다. 내가 만든 옷은 관심을 많이 끌었고, 바이어들은 내가 입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그 옷을 주문하기 위해 계속 우리에게 주문서를 보냈다. 따라서 내가 남성복을 만들게 된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진화였다. 덕분에 나는 이제야 자유롭게 내 것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규정이 없는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복과 남성복의 차이는 존재한다. 여성복을 만들 때와 남성복을 만들 때 다른 게 많은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차이가 크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차이점이 그렇게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패션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 여성복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 이유는 내가 여성이 아니기에 여성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여성복이나 남성복이나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각자의 신체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자신만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판타지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물론 차이가 아주 없진 않다. 여성복은 좀 더 다양하며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가 더 많다. 하지만 자유가 많은 만큼 제한 사항도 있다.

시스 마잔의 옷을 한국 매장에서도 보는 날이 올까? 한국의 패션 시장에 관심이 있나?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조만간 한국에 방문하길 바란다. 나는 한국 문화가 자신을 표현하고 옷과 색에 대해 실험적이란 점을 좋아한다.

평소 본인의 스타일이 궁금하다.

나는 옷을 정말 좋아하고 내가 가진 옷으로 실험하길 좋아한다. 이것이 내가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이유이다. 나는 가끔 디자이너가 사람들을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와 판타지를 만들어내면서도 정작 자신은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는 것을 본다. 나는 적어도 어느 정도 선까지는 내가 제시하는 작품을 입고 싶다. 물론 시스 마잔의 드레스는 입을 수 없겠지만, 우리가 제시하는 색과 원단은 입을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쇼핑한 것은? 꼭 패션에 관련된 물건이 아니어도 된다. 그것을 사게 된 이유는? 어떤 매력에 끌려서였나?

뉴욕에 아파트를 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여러 매물을 보고 있다. 아직 아파트를 구매하진 않았지만, 이는 분명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구매일 것이다.

향도 룩과 스타일의 일부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향수는?

오직 한 가지 향수만 사용한다. 마크 제이콥스의 첫 남성 향수이며, 이제 더 이상 시장에서 판매하지는 않는다. 내가 마크 제이콥스에서 인턴 일을 할 때 이 향수를 알았다. 지금까지 이 향만큼 좋은 다른 향수를 찾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시스 마잔의 재미있는 계획이 있다면 슬쩍 알려달라.

아직 무엇이 일어날지는 말할 수 없다. 다만 2018년과 2019년이 시스 마잔에 매우 흥미로운 해가 될 거라고는 약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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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김 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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