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의 솔직한 얼굴

박민영은 도무지 속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박민영 - 에스콰이어

<7일의 왕비>는 어떤 드라마예요?

저는 ‘단경왕후 신씨’ 역을 맡았어요. 단경왕후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그리 많지 않아요. 중종과 혼인했다가 7일 만에 폐위되었다는 사실 외에 크게 알려진 게 없어요.

짧은 기록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으면서도, 한편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어 보여요.

도전할 가치가 충분해 보여요. 풀어갈 부분이 많으니 재미있다고 할까요.

민영 씨가 연기로 풀어낼 단경왕후는 어떤 인물일까요?

신채경이란 인물을 한 줄로 요약하면 ‘평범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비운의 여인’이에요. 저도 직업상 평범하게 일상을 누리는 데 제약이 있잖아요. 주변 시선도 항상 신경 쓰이고. 그런 공통점이 있다 생각하고 접근했더니 수월하게 몰입되었어요.

실제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죠?

완전히 편할 수야 없죠.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11년 됐어요. 언젠가부터 받아들이는 단계가 되었는데 마음이 한결 편해요. 누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오만한 거죠. 잃은 것에 비해 제가 얻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잖아요. 긍정적인 생각이 삶을 변화시키더라고요.

박민영 - 에스콰이어

원피스 살바토레 페라가모. 귀걸이 빈티지헐리우드. 반지 클레버무브.

성격도 변했어요?

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이제는 제 흥을 주체 못 해요. 편해진 것 같아요. 자유로워지고.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만 그래요. 변한 성격 때문에 너무 오버할까 봐 예능 출연은 자제해요.

예능에서 오버하면 좋은 거 아니에요? 전 신비주의가 아닐까 오해했는데요.

오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 이미지가 너무 세도 곤란하죠. 드라마나 영화에서 저를 보고 몰입이 안 될 수도 있잖아요. 본업을 해칠 순 없죠. 저 보기보다 연기에 대한 열망이 엄청 커요. 처음에는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두려워요. 더 어려워졌어요. 그만큼 성취감도 커졌고요.

단순한 호기심이 인생을 좌지우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맞아요. 저 원래 미술을 좋아해서 그쪽으로 입시 준비를 했는데 호기심으로 수시 원서 넣은 연극영화과에 덜컥 합격하면서 이 길로 쭉 오게 되었네요. 연기는 평생 하고 싶어요.

박민영 - 에스콰이어

셔츠 쟈크뮈소 by10 꼬르소 꼬모. 데님 바지 씨위. 초커 빈티지헐리우드.

박민영 - 에스콰이어

톱 N.21. 데님 점퍼 발망. 바지 씨위. 반지 빈티지헐리우드.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부터 강렬했잖아요.

행운이었어요. 데뷔작이 너무 큰 성공을 거둬서 끝나기도 전에 바로 미니시리즈 <아이 엠 샘> 주인공 역할을 맡았거든요. 시작이 너무 수월해서 벽에 부딪혔을 때 그 벽이 정말 크게 느껴졌어요.

그게 언제쯤이었어요?

<자명고>라는 작품 끝나고 2년 정도 쉬었거든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연기에 대해 조금 눈뜨고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은 시점이어서 더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다행히 <성균관 스캔들>을 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죠.

<성균관 스캔들>이 터닝 포인트 같은 역할을 했겠네요?

신기하게도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좋은 작품을 만나더라고요.

예를 들면?

<성균관 스캔들>과 <힐러>예요. 이번 작품 <7일의 왕비>도 그렇고요. 간절하게 갈구할 때 좋은 작품을 만나고, 열정을 쏟은 덕분인지 연기에 대한 평가도 좋게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작품도 실제로 잘되고?

네. 그래서 저는 그런 에너지를 절대 무시하지 않아요. 어떤 간절함과 좋은 작품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정말 대단해요.

박민영 - 에스콰이어

그러고 보니 악역은 해본 적이 없네요? 해볼 마음은 있어요?

있죠, 아주 많이. 이왕이면 영화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뒤돌아보면 역할의 직업과 상황만 바뀌었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블랙 스완> 같은 양면성을 보여주는 연기도 꼭 해보고 싶어요.

혹시라도 간절하지 않을 때, 하기 싫을 때 들어오는 일을 해야 되면 어떻게 해요?

일단 하긴 하는데 스트레스 엄청 받죠. 열심히 하는데 결국 좋은 평은 못 받아요. 신기하죠. 포기는 안 해요. 그런데 그게 화면에 다 티가 나요. 덜 예쁘게 나와요, 확실히.

덜 예쁘게 나온다고요?

네. 저는 기분이 좋을 때 더 예쁘게, 아닐 때 안 예쁘게 나와요. 되게 솔직한 얼굴이죠?

그게 배우로서 약점은 아닌가요?

그렇죠. 그래서 항상 행복하려고 노력해요. 예뻐지려고.

구체적인 노력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제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죠. 맛있는 음식 먹기, 요리하기, 좋은 그림 보기, 좋은 음악 듣기, 좋은 풍경 눈에 담기 등등. 다 합치면 여행이네요. 여행도 진짜 좋아해요. 소소한 것 하나하나가 다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민영 - 에스콰이어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은 안 해봤어요?

저는 멀티태스킹이 안 돼요. 하나에만 집중해야지 여러 가지 하면 이도 저도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집중하고 싶어요.

몰입도가 상당히 강하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네. 심하게요. 작품을 시작하면 잘 때까지 그 생각만 해요. 꿈에서도 리허설하고 그래요. 조금 피곤한 타입이죠?

솔직히, 아니라고 못 하겠네요.

되게 단순한 거죠. 피곤해도 재미있으니까. 촬영장 가면 진짜 하나도 안 힘들고 신나요.

진짜 일을 좋아하는 거네요.

저도 이렇게 될지 몰랐어요. 저는 대중이 좋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직업의 특성상 대중에게 외면받으면 안 되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사랑받지 못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요?

대중이 저를 워낙 단단하게 길들여주셔서 괜찮아요.(웃음) 당시에는 괴롭고 힘들지만 결국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당근도 주셨다가 채찍질도 하셨다가. 저는 모두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닐 거예요. 기사 나왔을 때 좋은 댓글만 달리지도 않고요. 이제 크게 상처받지 않아요. 배우는 작품과 연기로 보여줘야죠. 아직도 그 힘으로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믿어요.

상처에 딱지가 앉아 굳은살이 된 느낌인데요?

솔직히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에요. 아픈 건 맞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는 거죠. 나아지겠죠. 잘 견딜 수 있어요. 이것 또한 제가 갖고 가야 할 당연한 몫이라고 생각해요. 투정은 안 부려요. 어디 가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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