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손, 계획대로 되고 있어

마미손은 매드클라운도 악당이라 말했다.

제가 마미손 씨라고 부르면 되는 거죠?

네, 그렇죠.

종종 헷갈릴 때는 없나요? 복면을 쓴 자신을 마미손이라고 지칭하게 됐지만 무의식 중에 복면을 쓰지 않은 자아가 튀어나올 때도 있을 거 같아요.

누구나 자신이 속한 환경이나 주변 인물에 따라 가면을 조금씩 바꿔 쓴다고 하잖아요. 그걸 흔히 페르소나라고 하죠. 사실 제가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였는데 제 자신에게 복면을 씌우고 진짜 제 자신을 가린 이 행위가 오히려 가면을 벗는 행위가 된 거 같아요. <쇼미더머니 777>에서도 얘기했지만 이 복면은 저의 즐거움을 위한 예술적 장치예요. 그 즐거움은 대중을 의식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해냈을 때 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마미손은 저 스스로에게 씌운 가면이고, 그래서 오히려 저한테는 가면을 벗는 행위가 되는 거예요. ‘마미손,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마음으로 응원하게 되니까요.

복면을 쓰고 마미손의 계획대로 되는 것들도 있겠지만 마미손이 되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도 있지 않을까요? 미처 스스로도 몰랐던 욕망을 깨닫게 됐다거나.

사실 ‘소년점프’는 어느 정도 이슈가 될 거라 예상하고 만든 곡이었어요. 그런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반응을 얻게 됐고 유튜브 조회 수 1000만이 넘어가니까 부담이 되더라고요. 다음에도 이 정도 반응을 얻을 수 있을까. 이걸 유지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사람 마음이 간사하게도 뭔가 잘된다 싶으니까 잡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마미손의 계획과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할 뻔했어요. 원래 거기서 벗어나려고 마미손을 만든 건데, 마미손이 바라지 않는 순간을 받아들일 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걸 경계하게 됐죠. 그래서 하려고 했다가 하지 않은 게 굉장히 많아요. 결국 마음을 다잡고 마미손의 계획대로 돌아왔죠.

마미손의 계획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마미손이 나온 이유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아티스트 개인으로서 좀 더 자유롭게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아직 정확히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아마 11월 초가 되면 마미손에 대한 모든 걸 설명할 기회가 올 거예요. 그걸 접하면 무슨 말인지 아실 텐데, 아직은 비밀이라. 사실 그 이후로 마미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계획대로 되면 굉장히 잘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 솔직히 조금 겁도 나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결국 이런 방식이 아티스트로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고, 대중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저만의 대답이라 믿어요.

11월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음, 일단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말씀드리자면, 마미손은 지금의 사회현상에 대한 큰 은유예요. 제가 찰리 채플린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는 스스로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됨으로써 날카롭게 사회를 풍자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면이 모티프가 돼서 저를 마미손으로 만든 거죠. 그래서 마미손의 계획대로 되려면 사람들을 끊임없이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돼야 하는데, 결국 마미손의 우스꽝스러움은 11월에 실행하려는 계획을 위한 장치인 셈이죠.

계획대로 됐을 때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계획한 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일까요?

아니요. 아마 계획대로 될 거예요. 결국 계획대로 돼서 곤란해질 수 있는 거고요. 상업적인 성공이 아티스트의 목표가 될 수 있잖아요. 돈을 잘 벌면 돈 버는 재미에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 그런 회의감이 들었어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봤자 재벌처럼 벌 수도 없을 텐데 여기에 목적을 두는 게 맞을까? 그러다 2019년을 향해 가는 지금의 시대 상황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티스트로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다 나름의 답을 얻었고, 그것을 실현함으로써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결국 제 모든 행위의 기반은 그런 생각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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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쇼미더머니777>에 나올 때만 해도 저 사람이 굳이 왜 복면을 쓰고 나왔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는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마미손 자체를 인정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아티스트가 룰을 하나 만들어서 대중에게 게임을 제안했는데 그게 받아들여진 느낌이랄까요?

너무 재미있죠. 게다가 기존의 메이저 음원 사이트가 아니라 사용자가 주체가 되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채널을 통해 새로운 놀이 방식을 1차적으로 성공시켰다는 것에 대해 쾌감을 느끼고요. 적극적으로 대중과 무언가를 주고받는 아티스트가 됨으로써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그렇게 창의적일 수가 없어요. 댓글을 보면 정말 깜짝깜짝 놀라요. 그 안에서 사람들끼리 재미있게 노는 광경을 보는 재미도 있고. 앞으로도 불평등한 메이저 플랫폼보다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플랫폼에서 놀아볼 계획이에요.

결국 메이저 음원 사이트와 타협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악당입니다. 진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원 사이트가 가져가는 이익이 지나치게 크거든요. 음원 수익 분배율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어요.

결국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소년점프’가 그런 구조적 문제의 대안을 제시한 사례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것이 스스로에게도 어떤 힌트가 됐을까요?

사실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생각해본다면 ‘소년점프’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예요. 당장 일반적인 사례로 적용되긴 힘들죠. 하지만 점점 나아질 거라고 보거든요. 사실 디지털 재화는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인식하잖아요.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지속될 확률이 크죠. 예전에 읽었던 내용인데, 미국의 어떤 코미디 그룹이 유튜브상에 올라온 자신들의 공연 영상을 다 내리도록 만들고, 불법으로 올릴 수 없도록 막아버렸대요. 그렇게 불특정다수가 올린 저화질 영상을 없애버리고 직접 DVD로 나온 고화질 공연 영상을 올렸다고 해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DVD가 팔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마존에서 판매량 1위를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모두에게 이런 결과가 적용되는 건 아니겠지만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이야기였어요. 사람들이 즐길 만한 것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게 만들면, 당장의 수익성을 포기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의외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거죠. 뮤지션이라면 온전히 음악만으로 수익을 얻어야 된다는 게 오래된 인식이지만, 디지털 재화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에게 전파되는 환경을 고려한다면 뮤지션으로서 수익을 얻는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자신의 음악을 많은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다면 그만큼 팬이 많아질 가능성도 커지는 거고, 더 많은 사람이 공연장에 올 수도 있다는 거니까요. 유튜브에 음악이 아닌 부가적인 영상을 올려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고요. 그걸 매개로 다양한 방향의 수익성이 파생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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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777>에서 탈락한 지 일주일 만인 9월 14일에 유튜브에서 ‘소년점프’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어요. 덕분에 <쇼미더머니777> 탈락이 고의적인 빅픽처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있습니다.

그건 제가 직접적인 답을 드리기보다는 사람들이 그에 대해 갑론을박하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혹시 <쇼미더머니777>에서 얻고자 한 목표가 있었나요?

꼭 하고 싶었던 무대가 있어서 나갔는데 아시다시피 떨어졌죠. 그 뒤로 계획이 수정됐어요. 결국 이 모든 게 계획대로 된 건 아니지만 어떤 큰 목표를 향해 계획대로 가다가 생긴 변수에 최선을 다해 대처한 거 같아요.

변수라는 것이 2차 예선에서 불구덩이로 떨어져 탈락하는 상황이었던 건데, 당시 랩을 하다가 박자를 놓쳐서 실수한 건 복면 때문에 비트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더 콰이엇 씨도 이 부분을 지적했고요.

네. 박자를 놓쳤어요. 비트가 안 들렸거든요. 사실 안 들렸다기보다는 공간감 때문에 비트가 굉장히 멀리서 들려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랩을 시작할 때부터 엇박자로 들어가게 됐고요.

그래서 복면의 귀 부분을 뚫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반영된 거 같진 않군요.

복면의 핏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안 됩니다. 핏이 흐트러지면 안 돼요.(웃음)

공연 중에 또 박자를 놓치면 어떡하죠? 대책은 없는 건가요?

글쎄요. 어쩌면 귀 부분만 얇은 면이나 삼베로 만들 수는 있을 거 같아요.

복면 디자인이 바뀔 가능성도 있는 걸까요?

지금 쓰고 있는 건 프로토타입이고 점점 업그레이드될 거예요. 아이언맨 슈트가 업그레이드되듯이 다음 버전의 복면을 개발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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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도 계획의 일부인가요? 아니면 올여름의 무더위가 남긴 교훈일까요?

<쇼미더머니777> 첫 회 촬영을 하다 보니 너무 더워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복면을 삼베 소재로 만들고 싶었는데 막상 방송을 하려니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앞으로 여름 시즌에는 여름용 복면이 나올 거 같아요.

복면이 마미손 굿즈가 될 수도 있겠네요.

마미손은 돈을 많이 벌어야 해요. 악당 퇴치를 위해 자금을 모아야 하거든요. 배트맨의 모든 힘은 브루스 웨인이라는 갑부의 자금력에서 나오잖아요. 아이언맨도 그렇고. 그런데 마미손은 굉장히 하찮고 가난한 존재이기 때문에 돈이라도 열심히 모으려고요.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분의 재력이 마미손의 계획을 도울 수는 없을까요?

그분도 별로 못 벌었어요. 그도 악당들한테 많이 당해서. 다들 많이 벌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마미손의 정체라고 강력하게 오해받는 분이 있습니다. 이미 아실 거 같은데, 매드클라운이라는 래퍼 말이죠. 사실 마미손 씨가 ‘소년점프’ 이후로 유튜브에 이상한 춤을 추는 영상을 하나 올렸을 때 매드클라운 씨가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해당 춤을 ‘엉거주춤’이라 명명했고 실제로 그렇게 불렸어요. 가만히 보면 두 사람이 서로 적대하거나 견제하는 거 같지만 알고 보면 ‘언플’ 하는 사이 같더군요.

그분에겐 그분만의 생각이 있겠죠. 저는 그냥 지켜볼 뿐이고요. 사실 그 사람도 악당이에요. 최근에 ‘소년점프’ 저작권 등록을 자기 이름으로 신청했더라고요. 매드클라운이라는 이름으로.

그게 매드클라운이 신청한 거라고요?

네. 그렇게 등록돼 있더라고요. 결국 그 사람도 악당 같아요. 저는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미손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을 할 수는 없나요?

음, 할 수야 있겠죠. 단지 귀찮아서 안 하고 있을 뿐이에요.

그러다 또 매드클라운 씨에게 저작권을 빼앗기면 어떡하려고요?

한번 지켜보려고요. 이 사람이 어디까지 뻔뻔하게 악당 짓을 하려는지. 뻔뻔하게 발뺌하려 드는 게 마치 다스가 자기 게 아니라고 말하는 이명박 같은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매드클라운 씨와는 정말 모르는 사이라는 거죠?

네,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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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점프’에서 “한국 힙합 망해라”라고 외쳤지만 뮤직비디오에는 딘딘 씨도 나오고 슬리피 씨도 나와요. 이미 한국의 인맥 힙합을 누구보다 잘 이용하는 거 같던데요.

딘딘 씨나 슬리피 씨는 마미손의 인맥이라기보다는 매드클라운을 싫어해서 뭉친 사람들이에요. 매드클라운 씨는 그분들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분들은 아니더라고요. 저는 그걸 진작에 파악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출연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좋다는 답을 받았죠.

그럼 딘딘 씨와 슬리피 씨는 마미손의 정체를 아나요?

아니요. 그분들도 모르세요.

‘소년점프’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배기성 씨는 어떻게 섭외했나요?

원래 팬이기도 했고, 곡의 콘셉트와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배기성 씨 외에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소년점프’가 만화 주제가 같잖아요. 그래서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 거 같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섭외를 요청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셨죠. 그런데 녹음을 진짜 빨리 끝냈어요. 음악을 시작한 이후로 그렇게 빨리 끝낸 분은 처음 봤어요.

마미손 씨는 음악을 시작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다고 들었는데.

그러니까요. 6개월 만에 그런 건 처음 봤어요. 한 15분 걸렸나? 스튜디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놀랐죠.

도넛맨에게 마이크를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도 했는데, 정작 도넛맨은 인스타그램으로 마미손이 누구길래 미안하다는 거냐며 의아해하더군요.

의식의 흐름대로 가사를 쓰게 될 때가 있는데 왜 그 말이 튀어나왔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도넛맨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제 안에 숨겨진 어떤 자아가 튀어나온 걸 수도 있겠죠. 정말 미스터리예요.

마미손 계정으로 사운드클라우드에 음원을 세 곡 정도 올렸다가 지금은 한 곡만 남겨뒀어요. 면전에서 발음하기 민망한 제목이지만, ‘루리웹회원이면정품삽시다좆까복돌이새끼드라’라는 곡이 남아 있죠. 불경을 외우듯이 랩을 한 곡인데, 왠지 나름 인지도가 있는 가수분이 시도하지 않았을 거 같은 스타일의 곡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득 궁금한 게 복면을 쓰지 않은 상태로는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할 수 없었던 걸까요?

확실히 그런 게 있어요. 사람들은 음악을 온전히 음악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거든요. 예전에 굉장히 좋아했던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이 있었는데, 진정성 있는 가사와 실험적인 스타일 때문에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뮤지션이라면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마련이고, 음악적 변화를 꾀하고 싶은 건 당연하죠. 그래서인지 그분이 굉장히 팝적인 음악을 발표한 적이 있었어요. 상당히 완성도가 있었죠. 하지만 기존에 그의 음악을 좋아하던 분들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요. 저도 그랬고요. 아무래도 기존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음악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결국 새로운 음악을 시도한다는 건 아티스트로서 굉장히 큰 벽에 부딪치는 거예요. 저 역시 그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일종의 장치가 필요했던 거죠.

그런 장치로 복면을 선택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심지어 강렬한 핫 핑크 복면을.

새로운 캐릭터가 돼야 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얼굴을 바꾸는 거잖아요. 그런데 성형을 할 수는 없으니까 가리는 것 말고 대안이 없었죠. 그리고 얼굴을 가린다면 이걸로 어떻게 사람들을 즐겁게 할까 고민했죠. 항상 새로운 시도나 기획의 포인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그걸 통해 사람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느냐는 거였어요. 결국 그런 즐거움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저인 거죠.

사실 복면을 쓰고 있지만 눈과 얼굴 일부가 드러날 수밖에 없어서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가 누구인지 추측하게 되는 바가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드클라운 씨와 닮은 가수가 누가 있는지 추측해보게 되는데 아무래도 그런 것 역시 의도된 계획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혹시 이렇게 어설프게 ‘이 사람이 아닐까?’라고 보여지는 것이 의도적으로 흘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세요? 거기서 사람들이 재미를 느낀다면 저는 그 의도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

네. 11월을 향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는 중이죠.

티셔츠 마하그리드. 바지 문수권. 스니커즈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반다나 인스턴트 펑크. 장갑 유즈드 퓨처. 양말 오프화이트.  분홍색 비니는 마미손 소장품.

앞서 마미손이 사회 분위기에 대한 은유라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할까요?

사람들은 복면 안에 누가 있는지 정말 궁금해하잖아요. 그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복면을 벗겨보고 싶은 욕구가 있죠. 복면 안의 진실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요. 그런데 사람들의 이런 욕구나 의지가 다른 사회 이슈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저는 그걸 묻고 싶었어요.

거대한 관심이 형성되고 끊임없이 이동하지만 정작 제대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에 잘 닿지 않는 분위기를 겨냥한다는 의미 같은데요. 어쩌면 관심의 한가운데 서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관점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면에서 복면을 쓴 마미손은 그러한 관심으로부터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의 자아를 보호하는 존재이면서도 그런 관심을 수용할 수 있는 존재인 셈이고요. 아이러니하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자아를 지키기 위해 자아가 분열된 상태랄까요?

글을 쓰든, 음악을 하든, 그림을 그리든, 모든 아티스트는 모든 순간마다 100% 자기 자신일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존재들이죠. 나라는 상태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온전히 자기 자신일 수 있는 상태는 창작에 몰입하고 자기 작품을 구현해내는 순간일 때밖에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런 순간도 무한의 영역으로 계속 조금씩 바뀌는 거죠. 그러니 언제나 헷갈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당연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언제나 내가 누군지, 어떤 스타일인지 아티스트로서 고민하는 건 너무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일인 거죠. 결국 그걸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부터 그런 혼란스러움을 긍정적인 예술적 에너지로 발현시킬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 마미손이란 이름을 짓고 나서 핑크색 복면을 쓴 걸까요, 아니면 복면을 쓰고 나서 마미손이라는 이름을 지은 걸까요?

핑크색 복면을 쓰고 거울을 보는데 친구가 “이거 마미손 같네. 이름 마미손이라고 해라” 그러더라고요.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바로 마미손이 됐어요.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캐릭터인 건 알겠는데,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마미손에게 웃기는 것만 기대하게 되는 것 같지 않나요? 이 역시 마미손의 계획대로 되는 것이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거 같아요. 너무 그런 관심이 커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마미손은 굉장히 하찮고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죠. 하지만 마미손에게는 굉장히 다양한 면이 있어요. 동물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비록 노래는 못 부르지만 한때 인디 밴드 보컬이 꿈이었고. 반대로 굉장히 어두운 면도 있죠. <쇼미더머니777>에서 부른 ‘탭댄스’에는 “면도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최대한 녹슨, 날이 무딘 면도칼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가사가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증오해본 이가 있었을 거예요. 그런 경우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하잖아요. 그 상상을 대입해서 쓴 곡이에요.

사운드클라우드에 ‘dancelikeweliving towntomorrow’라는 음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삭제됐더군요. 랩이 아니라 노래를 했던데, 실제로 노래를 할 계획도 있나요?

그럼요. 마미손은 노래도 하고 싶고, 노래도 할 거예요. 노래를 못하는데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사실 마미손으로 작업한 곡 중에서 그 곡이 제일 마음에 들어서요.

그런데 왜 지웠나요?

제대로 작업해서 공개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소비되는 게 싫어서.

마미손으로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 계획은 없나요?

앨범 계획이 있어요. 처음부터 한 명의 뮤지션으로 활동하려고 만든 캐릭터니까요. 11월에는 공연도 예정돼 있고요.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계획이 시작된 건가요?

마미손은 돈 많이 벌 거예요. 자금이 필요해요.

돈 버는 데 <쇼미더머니>만 한 게 없던데, 그렇다면 다음 시즌에 또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글쎄요. 그때 가봐야 알 거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당해보지 않았다면 불구덩이에 떨어진 기분이 어떤 건지 정말 모를 거예요. 그 모멸감과 수치스러움은 쉽게 설명이 안 돼요. “한국 힙합 망해라”라는 가사는 진심으로 쓴 거였어요.

마미손은 한국 힙합이 망해도 괜찮나요?

마미손은 힙합 가수가 아니니까요. 그냥 랩을 하는 랩 아티스트죠. 그리고 저는 스스로 댄스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몸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게 마미손의 음악이라고 생각하죠.

그렇다면 한국 힙합이 망하면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에게도 타격이 없을까요?

네. 전혀 없을 거 같은데요.

‘소년점프’ 조회 수가 2000만이 넘으면 2019년 새해 소원을 빌어보자고 스스로 댓글을 달았어요. 본인이 달고 싶은 새해 소원 댓글은 뭔가요?

새해에는 미세먼지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삶의 질과 행복도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밖에서 걷는 것도 좋아하고 자전거 타는 것도 좋아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할 수가 없어요. 제가 또 비염이 심해서 진짜 영향이 커요. 2019년에 정말 미세먼지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복면 위로 마스크를 쓰는 것도 힘들 거 같고요.

네. 답답하잖아요.

혹시 마미손이 복면을 벗고 정체를 밝힐 날도 올까요?

글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마미손은 사회적 은유로부터 태어난 캐릭터이기 때문에 저 역시 운명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사람들이 그렇게 만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런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마미손이라는 얼터 에고가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분의 음악 활동에 신선한 모티프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네. 다만 마미손이 먼저 복면을 쓰고 나타난 건 일종의 선방을 날린 것과 같아서 나름 인지도 있는 가수가 다른 복면을 쓰고 다른 누군가로 나오는 일은 없을 거예요. 마미손은 마미손으로 끝날 거예요. 다만 분명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길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어쩌면 마미손은 한정판 아티스트 같은 개념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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