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은 살아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요즘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나의 옛 친구, 오락실의 귀환이다.

그땐 그랬지

시작은 스트리트 파이터였다. ‘나는 류, 너는 켄! 아도~겐! 오~유겐!”하며 서로를 향해 열심히 장풍을 쏘던 그때 그 시절. 킹 오브 파이터로 넘어가선 ‘틱,틱,틱’ 손가락을 현란하게 꼬아가며 필살기 기술을 선보였더랬다. 오락실의 즐거움이 어디 그 뿐인가. 좁혀오는 총알에 심장이 쫄깃거리고 ‘펑’하고 터지면 탄식도 함께 터졌던 1945, 땀에 절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때려도 그저 신났던 펌프는 지금도 노래와 스텝이 잊혀지지 않는다. 무면허 운전이면서도 랭킹에 목숨 걸었던 이니셜D(다들 카드 한 장씩은 있었겠지?), 건너편 사람과의 은근한 신경전과 패배의 절망감을 동시에 주었던 철권 태그. 모두 우리가 즐거워했던 게임이다. 모두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스마트폰과 디지털 콘텐츠가 넘치고 넘치는 세상이 되면서 동네마다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오던 ‘오락실’은 점점 찾아볼 수 없었다. 아니, 우리에게 점점 잊혀져 갔다.

오락실의 부활

그런데 요즘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추억’이라는 이름 뒤로 멸종할 것 같았던 오락실이 홍대와 건대, 강남역 등에 떡 하니 자리를 잡았다. 대형 마트처럼 환하게 불을 밝힌 3층 건물의 ‘짱 오락실’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중이며, 서촌 핫플레이스로 소문이 자자한 옥인 오락실은 ‘용 오락실’의 자리를 쭉 지키더니 어느새 어른들의 오락실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오락실의 인기는 인스타그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오락실 이란 태그를 걸고 현란한 발놀림으로 펌프를 즐기는가 하면 총싸움 게임하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게이머는 죽어서 이니셜을 남긴다’에 호응하듯 이니셜D와 오토바이 게임도 인기다. 그렇게 ‘추억의 오락실’이 살아나고 있다. 기분이 꿀꿀할 마냥 즐겁게 놀아주는 친구처럼 고맙게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탈탈탈탈탈탈…’ 지폐를 동전으로 교환하던 그 소리에 우린 다시 또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인스타그램 속 오락실 풍경

 

  • Kakao Talk
  • 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