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Time

지금까지 박재범이 만든 앨범의 러닝타임을 더하면 432분 15초다. 누군가에겐 머리가 맑아지도록 신나는 시간, 동이 틀 때까지 춤추고 싶은 시간, 예쁜 누군가와 배를 맞대고 잠들고 싶은 시간. 박재범 자신에게는 평생을 걸고 추구해온 음악과 성취의 시간이다.

박재범 - 에스콰이어

세라믹과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케이스의 43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533만원 몽블랑. 벨벳 블루종 가격 미정 라펠라. 검은색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무대에 서본 적 없는 사람은 그 쾌감을 체감할 수 없어요. 당신이 성취한 것도 아무나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죠. 그 둘이 일상이 된 삶이란 어떤 건가요? 재범도 모자란 게 있나요?

되게 힘들고 스트레스받을 만한 삶인데, 그래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가족과 친구들까지 도와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지금은 다른 아티스트들까지 도와줄 수 있어요. 지금의 제 영향력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피로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네요. 도대체 얼마나?

스케줄도 많고, 공연도 해야 하고 <쇼미더머니>도 하고 있죠. AOMG도 있고, 최근에는 하이어 뮤직이라는 레이블을 또 하나 차렸어요. 더 글로벌하게 가려고 차린 회사예요. 색깔이 많이 다르죠. 진짜 시애틀 애들도 있고. 시애틀 애들이 좀 세요. 진짜 리얼. 저는 눈뜨자마자 삶이 이거고, 생각하는 게 다 이거고, 잠잘 때까지 다 이거예요. 이렇게 말하면 되게 웃긴데, 제 작업은 쉬는 시간에 해요.

닮고 싶은 삶이지만, 막상 그렇게 살면 감당 못 할 삶이에요.

멘탈이 강해야 돼요. 저는 마음이 옳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밀고 나가요.

박재범 - 에스콰이어
박재범 - 에스콰이어
박재범 - 에스콰이어
박재범 - 에스콰이어

티타늄 소재 케이스의 50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 4,412만원 몽블랑. 프린트 셔츠 39만원 에트로. 조끼, 바지, 타이 모두 가격 미정 휴고보스.

AOMG는 일종의 크루죠? 수직적인 회사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도 반대와 설득이 있을 테고요. 힙합, 음악, 예술을 설득하는 과정은 어떤 건가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닐 텐데.

우린 누가 하고 싶은 것에는 전혀 터치하지 않아요. 앨범 내고 싶을 때 내고 내기 싫으면 안 내도 되는 시스템. 아티스트한텐 굉장히 좋은 회사예요. 돈을 못 벌어오면 지원을 끊어버리는 회사도 많거든요. 우린 안 그래요.

역시 경제력이 탄탄하게 딱.

그럴 여유가 있는 회사가 되어버렸죠. 쌈디 형도, 로꼬나 그레이 형도 그렇고 저도 물론 그런 부분을 많이 채워왔어요. 서로 채워주고 있어요. 진짜 식구 같고 가족 같고. 비즈니스로만 생각하면 절대 이렇게 지낼 수 없어요.

그 첨예한 판에 돈까지 끼여 있는데 누굴 믿기가 어디 쉽나요?

돈에 얼마나 집착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돈으로 저를 움직이는 건 힘들어요. 균형이 중요해요. 돈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건 정말 끔찍한 삶이죠. 저는 세계를 돌면서 진짜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무슨 갱스터들부터 진짜로 돈 많은 비즈니스맨, 뭐 사장님…. 누구에게나 의도가 있고, 저는 사람 보는 눈이 좀 생겼죠. 음악하고 춤만 추는 사람들은 정말 너무 착해요.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많이 당하기도 해요.

박재범 - 에스콰이어

세라믹과 레드 골드 소재 케이스의 43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2,604만원 몽블랑. 재킷, 셔츠 모두 가격 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박재범은 명쾌하고 깨끗하죠. 힙합이 다 그런 건 아닌데.

그게 자연스러우니까요. 행동이나 말투도 만들어진 게 아니고, 그냥 음악에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저는 ‘내가 좀 없어 보일까?’ 그런 생각 안 해요. 눈치도 잘 안 봐요. 스펙트럼도 약간 넓은 편인 것 같아요. 힙합 페스티벌에도,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도 섭외될 수 있고 <불후의 명곡>에 나갈 수도 있죠.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도 할 수 있고 <댄싱9>에도 참가할 수 있어요. 그만큼 자신을 믿고 좋아해야죠.

발전하는 걸 매일 느껴요?

그게 재미있어서 이런 열정, 이런 속도로 하는 것 같아요. 옛날 음반은 잘 못 듣겠어요. 발음이며 가사며 창피할 정도예요. 지금도 완벽하지 않아요. 진짜 아티스트로서 음악한 지 딱 7년 됐어요. 2010년에는 아무도 모르는 차차랑 둘이 시작했죠. 그래서 여기까지 왔어요. 앨범도 많이 냈고 상도 많이 받았죠. 한국어로 음악하는 걸 진짜 보여주고 싶었어요. 진짜 말도 안 되는 가사를 쓰면서 욕심부리고 욕도 엄청 먹으면서 막 했는데 사람들이 인정하기 시작했죠. 만약 욕먹는 게 두려웠으면 이렇게까지는….

지금의 감, 실력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정점일 때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죠? 그 말에서 불안을 느꼈어요.

불안보단 그냥 어쩔 수 없는 것, 자연스러움. 사람은 늙고 세상은 바뀌잖아요. 억지로 적응하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는 저도 좀 다른 사람들처럼 쉬고 싶고 여행도 다녀보고 싶어요. 저도 결혼해야 하고, 애도 낳고 좀 편하게 있고 싶을 때가 오겠죠. 지금은 쉬면 불안해요. 저한테 기대는 사람이 너무 많고, 제가 안 움직이면 이분도 약간 느려지거나 아니면 멈추거나 하니까요.

쉽지 않은, 행동 자체가 지침인 리더군요.

감당할 수 있으니까. 멘탈 차이인 것 같아요. 제가 특별한 게 아니잖아요.

재능 차이가 아니고?

재능 있는 친구는 너무 많죠. 그런데 다 이렇게 성공하는 게 아니잖아요.

박재범 - 에스콰이어
박재범 - 에스콰이어

세라믹과 블랙 DLC코팅 소재 케이스의 43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UTC 667만원 몽블랑. 재킷, 셔츠 모두 가격 미정 디올 옴므.

<쇼미더머니> 시즌 6에서 박재범의 기준은 뭐예요?

그냥 매력. 연습하면 다 할 수 있는 거 말고 뭐가 특별하고 자연스러운지. 랩은 이제 다 잘해요. 그리고 진정성. 힙합에선 진정성이 제일 크니까. 뭐 여자 많고 돈 많고 막 스왜그, 비싼 시계 차고 이런 게 리얼이 아니고.

스왜그는 힙합의 일부인가요?

그건 그냥 멋이에요. 한국은 약간 돈 자랑이 스왜그같이 됐어요. 비싼 시계는 뭐 돈 있으면 다 살 수 있잖아요. 하지만 자기가 노력해서, 자수성가해서 이 시계가 나름 자기만의 트로피라는 걸 보여주는 거죠. 힙합은 그냥 자연스럽고 솔직한 거예요. 있는 척하려고 하는 게 힙합이 아니에요. 힙합은 흉내 낼수록 좀 웃겨요. 인정도 못 받고.

힙합은 무섭게 확장하고 있죠. 책임감을 느끼나요?

좀 유치할 수도 있지만 저는 힙합 문화에 약간 목숨을, 모든 걸 다 걸어놓은 상태예요. 남들이 힙합을 가볍고 만만하게 보는 게 싫죠. 이해도 못 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래서 이 문화가 나한테 준 것만큼 나도 보태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쇼미더머니>가 없어지더라도 좋은 아티스트가 오래오래 활동할 수 있죠. 지금은 힙합이면 <쇼미더머니>라고 생각하니까.

동의해요?

안 하죠. 좋은 플랫폼이지만, 여태까지는 랩이나 무대는 많이 보여줬는데 진짜 힙합을 많이 안 보여준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은 타이거 JK 형님, 비지 형, 다듀(다이나믹 듀오) 형들이 나오잖아요. 그 형들이 없었으면 한국에 저도 없었고, 도끼도 없었어요. 길을 터줬잖아요. 이번에는 일단 JK 형님 말씀을 들으면 돼요. 그보다 더 리얼이 어디 있어요.

박재범 - 에스콰이어

세라믹과 레드 골드 소재 케이스의 43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2,604만원 몽블랑. 재킷, 셔츠 모두 가격 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박재범 - 에스콰이어
박재범 - 에스콰이어

20년 후의 박재범을 생각하기도 하나요?

JK 형님처럼 전설이 되고 싶죠. 진짜 장난처럼 2011년부터 내년엔 은퇴해야지 많이 그랬는데.

은퇴?

쉴 틈 없이 달려와서. 저도 사람이니까 지치죠. 마음도 지치고.

2011년이면 <New Breed> 전이었네요. 독이 잔뜩 올라 있었나요?

이게 진짜 나라는 걸 내 방식대로 보여주고 싶었죠.

<Evolution>에서 <Worldwide>로 넘어갈 때도 제대로 보여줬죠.

<Worldwide>는 당연히 잘 안 될 앨범이었어요. 타이틀곡이 6분짜린데 말이 안 되잖아요. 그냥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박재범이고, 잃을 게 많더라도 그냥 내 음악을 이만큼 좋아한다는 걸. 이렇게 멋있게 해도 괜찮다는 걸.

러닝타임 432분 15초, 박재범의 평생이죠?

그 7시간을 위해 평생을 투자했죠. 이제 누군가의 무대나 음악을 보면 다 느껴져요. 누가 진짜로 삶을 바쳐서 하고, 누가 그냥 연예인이 되고 싶은 건지 딱 보여요.

박재범 - 에스콰이어

세라믹과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케이스의 43mm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573만원 몽블랑. 재킷 159만원, 바지 69만8000원 모두 김서룡 옴므.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재범 - 에스콰이어

티타늄 소재 케이스의 44mm 타임워커 엑소투르비용 미닛 크로노그래프 리미티드 에디션 100 5,366만원 몽블랑. 턱시도 슈트, 셔츠, 보타이 모두 가격 미정 까날리. 구두 가격 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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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사진KIM HEEJUNE
헤어정 명심
메이크업노 미경
스타일링박 지영
출처
기타with MONT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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