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한 선화

한선화는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한선화 - 에스콰이어

오프숄더 블라우스 더 스튜디오 K. 레이스업 페플럼 스커트 YCH. 메리제인 슈즈 살바토레 페라가모.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죠?
어떻게 아셨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봤어요.
아!

여행 간 건가요? 아니면 일?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종영 후에 시간이 나서 혼자 잠깐 다녀왔어요.

여행을 좋아하나요?
좋아하긴 하는데 막상 잘 실행하진 못해요. 혼자 다니기가 무서워서.

이번에는 혼자 갔네요.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좋더라고요, 혼자 있으니까.

혼자 있는 게 좋아요?
편해요. 특별히 눈치 보거나 신경 쓸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이 안정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심심하면 서점에 가요. 다들 책만 보고, 조용하니까. 눈에 띄는 것 같지도 않고.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싫어요?
좋아하는 편은 아닌가 봐요. 물론 연예인이니까 관심이 모이는 건 당연하겠 지만 타인의 관심이 종종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아무래도 편안 한게좋죠.

혹시 인스타그램을 보고 여행 다녀왔느냐고 묻는 건 불편하지 않았나요?
그건 제가 공개한 거니까 그 정도는 괜찮아요. 보여주고 싶으니까 올린 거죠. 그저 온전한 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 거예요.

한선화 - 에스콰이어

프릴 디테일의 오버사이즈 셔츠 드레스, 블랙 니팅 부츠 모두 버버리.

남에게 절대 고민을 털어놓지 않아요. 지나고 보면 오히려 그게 낫더라고요. 얘기를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한선화 - 에스콰이어

비대칭 커팅 드레스 로우클래식.

최근 인터뷰 기사를 보니 2년간의 공백기에 대한 질문이 많더군요. 그 사이에 소속사를 옮기고, 시크릿에서 탈퇴하면서 배우 활동에 전념하게 됐어요. 여러모로 큰 변화가 생긴 셈인데요.
솔직히 저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어요. 회사를 옮기고 주위에 새로운 사람이 많아졌지만 일만 놓고 보면 늘 하던 일을 계속하는 셈이니까요. 보여지는 게 중요한 직업이다 보니 관심을 많이 받고 이슈가 되는 건 당연하지만 제가 느끼는 것보다 주변에서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긴 해요.

그런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나요?
이젠 익숙해요. 특별히 부담스럽진 않죠. 물론 상처받을 때는 있어요. 익숙 하다는 것이지, 담담한 게 아니니까. 어쨌든 선택한 것인 만큼 더 잘해내고 싶은 욕심은 생기죠.

언제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나요?
특별히 배우가 되길 꿈꾼 건 아니에요. 다만 남들 앞에서 뭔가 표현하길 좋아했고 주어진 일을 부끄럽지 않을 수준으로 해내고 싶었어요. 가수 활동도, 예능 활동도 그렇게 해왔고요. 그리고 운 좋게 ‘평타’를 이어가니 새로운 기회로 연결된 거 같아요. 그런 기회를 소홀히 하고 싶진 않았죠.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요? 연기도 그랬고요.

그렇다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궁금하네요.
전 소속사에서 갑자기 오디션 일정을 잡았어요. 연기 레슨 한번 받은 적도 없는데 갑자기 감독님 앞에서 연기를 하라니!(웃음) 그래서 아이돌 연습생들이 연기 레슨을 받는 방에 찾아가 함께 수업을 받았어요. 연기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급하게 개인 지도도 받았어요. 잘해보자는 생각보단 후회 없이 보여주자는 마음이었죠. 사실 쪽팔리는 게 제일 싫거든요.(웃음) 오디션 용으로 받은 대본 한 장 외에 자유 연기 다섯 가지를 준비했는데 감독님께서 열정적인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거 같아요. 그렇게 <광고천재 이태백>에 출 연하게 됐죠.

그렇게 시작해보니 계속하고 싶던가요?
다음 작품인 <신의 선물-14일>에 출연하면서 재미가 붙었어요. 한 신을 찍고 나면 다음 신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그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대사 하나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무엇보다 차 안에서 혼자 대본을 보는 시간이 좋았어요. 다른 데 신경 쓸 필요 없이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할까요? 어쩌면 그 당시의 제겐 그런 평온함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요.

한선화 - 에스콰이어

실루엣 니트 드레스 버버리.

뭔가 신경 쓰이는 게 많았나 보군요.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랬던 것 같아요.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연기한 하지나처럼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가끔씩 직장인이 부럽기도 해요. 어딘가 소속돼 있으면 덜 불안하잖아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여가를 즐기고. 가끔은 그렇게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막상 직장인이 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웃음)
물론 직장인에게도 적잖은 고충이나 스트레스가 있겠죠. 하지만 배우는 일이 없으면 사실 백수나 마찬가지잖아요. 평생 계약직이죠.

2014년에 MBC 신인 연기상을 받았어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나요?
제 성격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걸 꼽자면,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많다는 것이에요. 단점 같기도 한 장점인데, 제가 좋은 말에 취하는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고요. 칭찬이나 좋은 소리에 집중하지 못해요. 반대로 비판이나 쓴소리엔 좀 더 집중하죠. 물론 집착한다는 건 아니고 한번 들여다본다는 의미? 개인적으로 그런 면은 좋은 부분이라 생각해요. 상을 주신 건 감사하지만 상을 받았다고 스스로 좋은 배우가 됐다고 착각하진 않는 거죠. 그래서 끊임없이 저를 괴롭혀요.

괴롭힌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끊임없이 자책한다고 할까요? 궁금하거나 이해가 안 되면 계속 파고들어야 해요. 그런 집요함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누군가에게 그런 고민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편해지지 않나요?
남에게 절대 고민을 털어놓지 않아요. 하더라도 가족에게만. 웬만하면 혼자 삭이죠.그래서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지나고 보면 오히려 그게 낫더라고요. 얘기를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잘 감내하는 편인가 봐요.
그렇다기보단 방법을 모르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쉽게 사람을 사귀는 편이 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낯을 가려요. 주위 시선을 잘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신경 쓰게 됐고요. 저를 보호하려는 심리가 생겼나 봐요.

한선화 - 에스콰이어

비대칭 커팅 드레스 로우클래식. 스트랩 샌들 세르지오 로시.

<자체발광 오피스>를 마친 뒤 <학교 2017>에 캐스팅됐어요. 어쨌든 꾸준히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고무적이지 않나요?
그래서 책임감을 느껴요. 스스로 너무 부족한 걸 아니까 욕심이 나죠. 더 잘하고 싶어요. 시크릿 활동을 할 때에도 매번 익숙하지 않은 노래를 부르고, 익숙하지 않은 춤을 췄지만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르다 보면 결국 무대를 즐기게 됐어요. 아직 연기를 즐기긴 어려워요. 작품이 바뀌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고, 매번 긴장되죠. 그래서 욕심이나요. 즐길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어요.

못한다는 말을 듣는 건 두렵지 않나요?
사실 저는 혼나면 더 잘해요. 지기 싫거든요. 자존심이 세죠. 그래서 일부러 그런 부분을 건드리는 연기 선생님이나 감독님도 있는데 저는 그게 좋아요. 못하면 못한다고 지적을 받아야지, 못했는데 그냥 넘어가면 오히려 찝찝하죠. 그래야 다음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거고요. 어쩌면 인간 한선화는 꼭 그렇지 않아도 배우 한선화에겐 그런 고집이 있는 거 같아요.

결국 한선화에게 연기란 자신도 몰랐던 나를 만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군요.
네, 맞아요.

어쨌든 <빙구>와 <자체발광 오피스> 그리고 <친구 2017>까지 올해에만 세 번째 드라마네요.
올해에는 더 바빴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프리랜서는 일이 있어야 즐겁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야심이 생긴 걸까요?
엄마랑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제가 7년간 가수 생활을 했는데 7년 정도 하면 어느 정도 돌아가는 게 보여요. 그래서 엄마한테 농담처럼 “(연기도) 7년만 해볼게”라고 했어요. 물론 계속하고 싶죠. 어쨌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낯을 가리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달까?

어쨌든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은 거겠죠?
올해에는 더 바빴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계약직이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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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어시스턴트박 유신
헤어김 선희
메이크업백 진경
스타일링원 세영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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