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의 왕

H&M과 협업한 어덤의 어덤 모랄리오글루를 인터뷰했다. 그가 남성복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라 했다.

H&M은 매년 걸출한 디자이너와 협업을 했다. 이번엔 당신 차례다.

H&M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것은 정말 대단한 영광이다. 특히 나의 옷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컬렉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기회다.

남성복은 처음인가?

맞다. 무엇보다도 남성복에 도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여성복을 남성복으로 바꾸는 정도의 단순한 작업에 그치고 싶지 않았다.

남성복을 만드는 건 그 과정부터 여성복과 다를 텐데.

정말 너무 달랐다. 이전보다 좀 더 과학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접근했으며, 우리는 그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모든 공정이 마치 어떤 표본이나 틀을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했다고 할까? 생경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래서 어떤 옷을 만들었나?

남자들의 옷장 하나를 몽땅 채우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옷들이 여성복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었으면 했다. 제일 먼저 내가 어떻게 입는지를 떠올렸다. 파자마 셔츠, 트위드 코트, 밀리터리 파카, 헤링본 코트 등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복고적이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유년기의 추억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아버지가 즐겨 입으시던 슈트와 코트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해리스 트위드로 만든 슬림 핏 코트는 어린 시절 캐나다에서 입었던 코트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두툼한 파카와 플리스 재킷 역시 마찬가지다. 디테일과 액세서리는 영국의 전원풍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당신의 상징, 꽃무늬도 여전하다.

버건디색 나일론 집업 재킷과 셔츠에는 흩뿌려진 야생화 패턴을 썼고, 파자마 셔츠와 와이드 바지에는 1960년대 벽지를 응용한 패턴을 넣었다. 그 외 블레이저 안감, 슬립온 운동화, 양말, 백팩, 스카프 등에도 꽃무늬를 적용했다.

하이패션과 대중적인 브랜드의 접점을 만드는 작업은 어땠나?

여건이나 환경의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아름답고 가장 훌륭한 질의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은 변함없었다. 이번 협업 작업에서도 모든 디테일 하나하나에 엄청난 정성을 쏟아부었다. 옷을 뒤집어보며 모든 것이 완벽한지 재차 확인했고,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배즈 루어먼과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다. 왜 그를 선택했나?

배즈 루어먼과의 작업은 무척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 중 한 명이니까. 그와 나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작업이든 내러티브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그가 이 컬렉션을 주제로 풍성한 이야기를 구상한 것은 대단한 작업이었다. 그렇게 만든 캠페인 영상은 마치 짧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 들 거다.

이제 여성복이 궁금하다. 여성복 중에선 어떤 옷이 유별나게 좋았나?

좀 전에 얘기했듯이 아버지의 1960년대 슈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남성용 재킷이 있다. 이 재킷을 컬렉션 피팅 중 여자 모델에게 입혀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그날 당장 여성용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만들었다. 난 이 재킷이 너무너무 좋다.


H&M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 앤소피 요한손과의 인터뷰

어덤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다. 어덤을 선택하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

우리는 항상 놀라움을 주고 싶다. 특히 이 정도로 특별한 프로젝트라면 다양한 취향과 성격의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는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지난 3년간 알렉산더 왕의 도회적인 스포츠웨어, 발망의 글래머러스함, 겐조의 활기차고 유쾌한 에너지 등을 선보였다. 마법 같고 로맨틱한 어덤의 세계는 또 새로울 것이다.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협업으로 많은 사람이 어덤의 아름다운 옷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여성복 디자이너가 만드는 첫 남성복 컬렉션이다. 흥미롭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할 수도 있다.

전혀. 그는 줄곧 남성복을 만들어온 사람처럼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의 개인적인 스타일뿐만 아니라 어덤의 상징적인 테마나 코드가 반영된 첫 남성복 컬렉션을 함께 선보이게 되어 영광스럽다. 남성복 중 일부는 여자들이 더 좋아할 것으로 기대된다.

H&M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협업 유행이 최근 범람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도 이젠 웬만한 협업엔 심드렁하다.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H&M에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고객들과 함께 경험을 나누는 것을 사랑하며, 협업으로 인해 패션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패션과 품질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우리의 비즈니스 콘셉트뿐만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패션 브랜드로서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디자인은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봐도 갖고 싶은, 어덤의 남성복 컬렉션 중 하나만 고른다면?

단연 실크 파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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