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나-1 제임스 다이슨 경

거장에게 최고의 디자인은 어쩌면 자신의 인생이다.

제임스 다이슨 경, 맘스베리의 사무실에서. 산업 디자이너, 70세

항상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 그게 내 천성이다. 같은 것을 두 번 되풀이하는 건 못 견딘다. 승마는 그냥 터벅터벅 걷기를 반복하는 일이라서 나는 절대 승마를 제대로 못 할 것이다. 내 성격과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집중력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아무리 오래 걸려도 노력하며, 아무리 오래 걸려도 귀담아듣고, 하나의 문제를 몇 년이라도 붙잡고 있다. 내가 집중하고 있을 때 나를 방해하거나 저녁을 먹으러 내려오라는 말 같은 걸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중해야 하지만, 그만둘 때도 알아야 한다. 아니,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진력내기 전에 그만둘 줄 알아야 한다. 정답은, 작업하던 것이 최선의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그만두는 것이다.

“자신이 정말 자부심을 느끼는 일을 할 때는 그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시도하라.” 학창 시절 존경하던 은사님이 나에게 들려준 말이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는데 정말 마음에 들고 그 그림에 자부심을 느낄 때, 그걸 찢는 거다. 자부심을 느낀 그 그림에 눈이 멀어서 그림에서는 달리 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생의 거의 모든 일에서 진리다.

나는 우주선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을 뛰어넘으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그저 정말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의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 내 진짜 관심사는 ‘더 좋은 기술로 만든 제품’,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전기 자동차나 우주선을 만들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기술로 정말 좋은 자동차가 나오기를 바란다. 그게 바로 내가 하는 일이다. 헤어드라이어를 만들 때도 그랬다. 아니, 내가 만든 것 모두.

나는 일본인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세이 미야케 옷이 아주 잘 맞는다. 요지 야마모토 옷도 그렇다. 다른 옷을 입어보면 어딘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두 디자이너의 옷만 고집한다. 옷을 입을 때는 재미있게 섞어 입지만, 그래도 역시 이세이 미야케 옷을 아주 많이 입는다. 그와 친구로 지낼 정도. 몇 년 전에 파리에서 열린 이세이 미야케 패션쇼를 내가 디자인하기도 했다.

멋진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약간 당황스럽다. 바람직하지 않은 말로 들리겠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좋은 디자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옷차림은 중요하다. 옷은 각각 느낌이 다르고, 입는 사람의 기분도 옷에 따라 달라진다. 옷은 자기 표현이다. 이건 어린아이에게도 해당된다. 멋진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면 약간 당황스럽다. 바람직하지 않은 말로 들리겠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좋은 디자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나는 엔지니어를 만난 적도 없으면서 엔지니어가 아주 지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로열 칼리지에서 강의를 들었다. 교각을 디자인하는 법에 대해 건축 엔지니어가 한 강의였다. 건축 엔지니어링에 대해 아주 간결하고 분명한 설명을 듣고, 나는 엔지니어링이 세련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험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게 나의 지론이다. 모든 건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통하는 것, 과거에 통했던 것이 미래에도 통한다는 법은 없다. 유연한 방식으로 매사를 대하고,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이전에는 그런 문제를 본 적 없는 것처럼 대하는 사람이 좋다. 나는 스무 살 때 그런 말을 들었는데, 이제 일흔이 되니 그것이 나의 기본적인 신념이 되었다.

나는 항상 두려워한다. 그리고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미래를 두려워한다.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전혀 없다. 새로운 기술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끝없이 낙관적이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전자 분야에 새로운 것이 더해질수록 더 넓은 영역에서 필요한 사람이 늘어난다.

자기 만족이 가장 나쁘다. 나는 늘 불안하다. 행복하지 않다. 내가 하는 일에서 만족이란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으며, 그것으로 족하다.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드라이브다. 나는 스트레스를 잘 푼다. 내 아내 데어드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아주 잘 들어준다. 아내가 아주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아내도 디자이너여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욕구, 거기에 수반된 열의와 좌절을 잘 이해한다.

전기 자동차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나는 자동차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며, 자동차를 좋아해서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자동차를 만들고 싶은 이유는 1) 매연을 없애고 싶고 2) 내가 진지하게 개발하는 기술이 전기 자동차에 쓰이게 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가 나오고, 우리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면,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게 좋은 방향이다.

내 자식들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나에게 없는 자질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그걸 보는 게 즐겁다.
나는 아버지보다 할아버지 역할을 조금 더 잘하는 것 같다. 내가 여행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자식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같이 놀고 이것저것 함께했지만, 여행을 많이 하면 사라지는 게 시간뿐은 아니다. 신체 리듬에도 영향이 있어서 집에 돌아오면 몹시 피곤해진다.

타성은 인생의 적이다. 나는 틀에 박힌 일상을 아주 싫어한다. 그래서 최대한 바꾸려 노력한다. 생활 양식에 대해 말하자면, 건강한 음식을 먹고, 적당히 술을 마시고, 산책을 한다. 시간이 있으면 매일 달리겠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달린다.

달리기를 왜 좋아하느냐고? 나는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해방감이 좋고, 시골 풍경을 보는 게 좋고, 추위와 더위, 해, 비를 느끼는 게 좋다. 언덕을 오르내리며 달릴 때 자연과 마주하는 게 좋다. 머리가 맑아진다.

아무나 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일은 나에게 아무런 이점이 없다.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영국에 있을 때 정말 행복하다. 나는 노포크에서 자랐고 지금은 글로스터셔에서 살고 있다. 그래도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프로방스다. 그곳의 기후와 하늘과 냄새가 좋다. 색과 빛, 하늘, 냄새와 와인. 나에게 힘이 된다.

내가 해결한 것에 특히 자부심을 느끼지는 않는다. 나는 큰 문제와 작은 문제를 구분하지 않는다. 어떤 문제라도 모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나 문제는 더 많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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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Henrietta Thompson
번역OH TAEKYOUNG
사진Tom Cockram
출처
2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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