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강병장?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 강경호는 이미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으면서 (최)두호라든지 다른 한국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 달려가서 링 위에 서고 싶었죠. 승리했을 때의 그 짜릿함. 이번에 꼭 다시 느끼고 싶어요.”

강경호(31)는 현역복무를 마치고 3년 4개월 만에 링 위에 선다. 15일(한국시간으로 아침 8시)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24’에서 구이도 카네티(39, 아르헨티나)와의 밴텀급 매치를 펼칠 예정. 긴장을 할 법도 한데 강경호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하는 이 순간도 즐거워보였다. 다시 선수로 복귀한다는 자체만으로 설레는 것일까? 아니면, 완벽하게 대비가 끝나서 승리를 낙관하기 때문일까. 인터뷰를 하고 나면 차차 그 속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가장 궁금했던 첫 질문. ‘공백’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34개월. 공백이 무척 길었다.

나도 이렇게 오래 쉰 건 처음이라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와야 할 군대를 다녀왔고, 전역 후에는 계속 운동만 했다. 사실 3년이 지났지만 나에겐 이 모든 시간이 어제, 엊그제 같다.

군대에 있을 때 어떻게 체력관리를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한데.

사실 군대에서 특별대우를 받는 건 쉽지 않다. 우리 부대의 간부와 선임 중에 격투기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았지만 딱히 열외를 해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군인이라면 누구나 다 해야 하는 일정을 따라서 그대로 했다. 대신 주말 자유시간을 활용해 기초 체력 단련을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링 러스트를 걱정한다.

오랜만에 경기를 하니 ‘링 러스트(Ring rust)’가 없다고 말하는 게 더 이상하다. 분명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란 걸 인정한다. 그래서 다른 때보다 상대방을 신경 쓰기보다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트레이닝 했다.

양성훈 감독은 강경호의 단점이 뒷심 부족이라고 얘기한 바 있는데.

그것도 사실이다. 1라운드 때 빨리 승부를 보려다가 상대 선수와 난전을 펼치면서 결국 3라운드 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던 것 같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 좀 더 노련하게 갈 생각이다. 되도록 흥분하지 않고 경기 후반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싶다.

구이도 카네티는 어떤 선수라 생각하나?

힘이 좋고 굉장히 터프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다. 주먹도 쭉쭉 내지르고 왼발 킥도 거리낌 없이 올리는 편이다.

구이도 카네티 역시 20158월이 마지막 경기일 정도로 공백이 길었다. 어떻게 승부할 생각인지?

아무래도 카네티의 스타일상 초반에 승부를 보려고 할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같이 맞붙었겠지만 감독님께서도 훈련 때 올라운드 스타일을 바꿔서 경기 후반까지 대비자하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그래플링에서는 나만의 패턴이 확고했는데 타격은 약속된 패턴 없이 그때그때 반응해서 싸운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그간 연습했던 스탠딩과 그래플링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마지막에 나의 강점인 스텝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릴 것이다.

미스터 퍼펙트라는 닉네임에 더욱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

하하(웃음). 슈퍼코리안 제작진이 지어준 별명이었는데 과분하면서도 한편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름 따라 간다’는 말이 있듯, 그 별명에 걸 맞는 경기를 보여주겠다.

똑같이 만기 전역한 육군 병장으로서 묻겠다. 어떤 걸그룹이 강경호의 고정픽이었나?

지금은 전역해서 잘 모르지만 군대에 있을 때 ‘여자친구’ ‘트와이스’만 나오면 환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트와이스의 ‘치얼 업(Cheer up)’을 들으면 떼창 부르고 난리 났었다.

그게 지금 잘 모르는 건가. 경기 입장할 때 치얼 업을 틀면 어떨까. MC스나이퍼 노래는 이제 놓아줄 때가 됐다.

그거 괜찮을 것 같은데? 치얼 업 베이비~ 치얼 업 베이비.(강경호가 약간의 율동과 함께 진짜 불렀다.)

포토타임이다. 얼른 가봐라. 승리를 기원한다.

경기를 앞두고 만났던 강경호는 비장함이 느껴지는 장수라기 보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와 같았다. 승패의 두려움보다 오랜만에 자신의 무대에 설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랄까. 공자가 말하길,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했다. 강경호는 진정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구이도 카네티는 ‘즐기는 사람’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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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사진 이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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