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곽동연

<구르미 그린 달빛>의 호위 무사 곽동연. 스무 살 곽동연의 마음가짐.

달빛 곽동연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6년 12월

톱 53만원 아크네 스튜디오. 검은색 터틀넥 9만8000원 비슬로우.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찍기 전과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은? 마음가짐.

마음가짐이란? 거의 매일 인터뷰를 하고,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알아본다. 그런데 그런 기쁨보단, 이 드라마를 통해 어려 보인다는 이미지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어린 이미지가 있었나? 동안이란 생각은 안 드는데? 맞다. 동안이란 얘긴 한 번도 안 들어봤다. 하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 <감격시대>, <사춘기 메들리> 같은 드라마나 <라디오 스타>, <나 혼자 산다>로 곽동연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나를 늘 학생으로 대했다. 실제로 그때 학생이긴 했지만 그 이미지가 오래갈까 봐 걱정했다. 요즘엔 <구르미 그린 달빛>의 호위 무사 병연이 그 곽동연인 줄 몰랐다는 얘기가 제일 듣기 좋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마음이 생겼다.

이제 스무 살, 드라마에서 누군가를 지키고 세월의 풍파를 견디기엔 어린 나이다. 그때의 열아홉과 지금의 열아홉은 다르다. 그때는 결혼도 했을 법한 나이이고, 충분히 성숙했을 거라 짐작한다. 드라마 시작 직전에 역할을 받아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대본에 나와 있는 무사에 대한 설명,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내 숙제였다. 초반엔 힘들었지만 갈수록 잘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달빛 곽동연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6년 12월

터틀넥 티셔츠 11만5000원 코스. 데님 22만9000원 캘빈클라인 진. 운동화 9만9000원 컨버스.

드라마의 성공으로 포상 휴가를 얻어 세부 여행도 갔다고. 내일이 없는 듯 신나게 놀았다. 잠을 아껴서 놀 정도였다. 같이 간 사람 중 몇몇은 먼저 가거나 빠지기도 했는데, 나랑 보검 형은 끝까지 남아 값지게 놀았다.

여행 후 한 일은 뭔가? 인터뷰 스케줄을 쭉 하고 있다. 어떤 드라마든 끝나면 첨부터 끝까지 모니터링을 하며 내 연기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넉넉지 않아 반도 못 했다.

어떻게 연기자가 되었나? 원래는 밴드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3년 동안 연습실과 학교, 집밖에 몰랐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연기 실습을 시켰는데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첫 오디션으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장군 역할을 하게 됐고 그게 내 연기의 시작이다.

어떻게 첫 오디션부터 바로 합격할 수 있었지? 그때 오디션에서 내가 할 대사는 딱 두 마디였다. “장군이 학교 갔다 왔니?” 그러면 “네.” “밥 먹어야지” 하면 “안 먹어요.” 이렇게 ‘네’와 ‘안 먹어요’ 딱 두 마디였다. 이 두 마디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막연했다. 뭘 준비할 게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나름 장군이 인물 분석표를 만들어 갔다. 그걸 감독님이 잘 봐주셨다.

두 대사만으로 장군이란 인물을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시놉시스를 보면 장군이와 주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역할 설명이 있다. 그걸 참고했다. 예를 들면 엄마 역할 소개에는 ‘철없는 아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란 설명이 있었다. 그런 한 줄에 장군이의 성격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군이의 내적인 성격과 외적인 모습에 대한 설명을 열 장 정도로 써 갔다.

달빛 곽동연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6년 12월

남색 재킷 34만8000원, 바지 19만8000원 모두 노앙. 셔츠 20만8000원 올세인츠.

그게 2012년이었고 그 후로 지금까지 별로 쉰 거 같지 않다. 첫 드라마 이후로,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동편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진지하게 연기를 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회밖에 안 나갔지만 철저하게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매번 새롭고 매번 즐겁다.

놀 땐 뭘 하나? 오랜 시간 연습 생활을 했으니 노래를 주로 할 것 같은데. 노래는 잘 안 한다. 연습생 때 너무 많이 했다. 대신 노래를 많이 듣는다. 올드 팝부터 걸 그룹 노래까지 안 가리고 듣는다. 내 감정 상태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음악을 골라 듣는 편이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엔 존 메이어 노래, 기분이 좋을 땐 트와이스 노래를 튼다.

그것만으로 스트레스가 풀리나?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낚시도 하고, 아이스하키나 등산도 한다. 물론 영화도 많이 보는데, 누군가에게 꽂히면 그 감독이나 그 배우의 작품을 다 찾아서 본다.

달빛 곽동연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2016년 12월

잎사귀 무늬 셔츠 87만3000원 올세인츠. 바지 53만원 준지.

그중 제일 좋았던 건? 감독은 데이비드 핀처, 배우로는 에드워드 노턴과 조진웅 선배님을 좋아한다.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는 모두 말하고자 하는 게 분명한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는 전부 재밌지만 그중에서도 <나를 찾아줘>와 <파이트 클럽>은 진짜 최고다.

에드워드 노턴과 조진웅은 뭔가 낯선 조합이다. 주연이 아니라도 그 영화에서 분명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가 진짜 멋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에드워드 노턴과 조진웅 선배님을 존경한다. 꼭 함께 연기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순식간에 찾아왔다. 곧 영화 <대장 김창수> 촬영을 시작한다. 김창수 역이 조진웅 선배님이다. 김창수는 백범 김구 선생님이 백범이라는 호를 쓰기 전 이름으로, 그가 감옥에 있을 때의 얘기다.

첫 영화부터 성공적이다. 바로 멘토를 만나다니. 성공적이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내가 성공한 건 금전적인 것이나 직업을 빨리 찾은 것보다, 지금 내가 뭘 해야 행복한지를 안다는 거다. 하고 싶은 일을 부끄럽지 않게 잘해내고 싶다. 이 영화를 찍고 나면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을 것 같다.

Credit

에디터
사진 김형식
헤어 민경
메이크업 한 마음
스타일링 안 정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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