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시계를 움직이는 여자

까르띠에의 시계 무브먼트를 총괄하는 캐롤 포레스티어 카사피는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시계 무브먼트의 어떤 점을 좋아합니까?

기계적인 부분을 좋아해요. 열 살 때쯤부터 시계 부품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지금도 그 열정이 남아 있어요. 여전히 새로운 시계 제조 기술을 배우지요.

당신이 이끄는 ‘무브먼트 개발 부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약 30명이 일합니다. 3D 구상, 시뮬레이션, 수치계산, 산업화, 프로젝트 관리 등 각자 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지요. 복잡한 시계와 최고 수준의 세공 등을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 무브 먼트 담당 스페셜리스트’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량생산 무브먼트 담당 전문가도 있고요.

고급 시계의 무브먼트는 기계인 동시에 공예품 입니다. 미적 요소와 금속 세공의 완성도와 기계적 정확성이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 아름다운 형태, 표면의 금속 세공, 기계적 정확성 중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셋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최고급 제품을 만들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해요. 개발 과정에서 각자 다른 요소를 관리하며 최종적으로 좋은 걸 만들 수 있는 조화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이 세 요소의 조화에 가장 힘씁니다.

시계 공장에서는 비슷한 공작기계를 쓰고 숙련도가 비슷한 장인들이 조립하고 검수합니다. 고급 시계 브랜드는 이제 모두 검증된 실력으로 상향 평준화를 이룬 것 같습니다. 다들 기계적 완성도는 높으나 브랜드별 개성은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까르띠에는 이와 다르다면 무엇이 다릅니까?

우리 공장은 조직 체계가 다릅니다. 보통 시계 공장은 각각의 전문 분야에 따라 조직이 나뉩니다. 브레이슬릿 따로, 케이스 조립 따로, 이런 식이에요.

까르띠에는 제품 라인에 따라 조직이 나뉘어요. 반경 10미터 안에서 원자재 수급부터 최종 부품 조립까지 모든 조립 과정이 완성됩니다. 대량생산 시계부터 특별 제작하는 ‘유니크 피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시계의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고 그만큼 경쟁 브랜드도 많아집니다. 원론적으로, 시계 무브먼트에서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까요?

그럼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소재가 나옵니다. 하다못해 새로운 코팅 공정까지 개발 됩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향상해요. 이런 개발을 통해 워치메이킹 자체가 더 향상됩니다. 진화가 계속되면 무브먼트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고 조립할 수 있을 거예요.

무브먼트를 만드는 입장에서 본 고급 기계식 시계 업계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제게 수정 구슬은 없지만 오늘날의 시장이 완숙기로 들어선 건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지난 몇 년간 다시 기계식 시계의 본질적인 핵심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요즘엔 기술적으로 화려한 시계들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어요.

까르띠에는 어떤 무브먼트를 최고로 꼽나요?

‘아스트로 투르비용 카본 크리스탈’입니다. 이 시계는 중앙 축을 중심으로 투르비용이 회전합니다. 시계에 생소한 대중의 눈길까지 끌 정도로 경이롭고 시계 전문가들은 기술적 위업을 감상하겠죠. 아울러 이 시계는 까르띠에의 연구개발 부서와 무브먼트 개발 부서가 협업해서 만든 ‘ID 원 콘셉트 워치’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시계입니다.

저는 이 시계를 개발하며 “캐롤, 이 투르비용을 새롭게 창조 해주세요”라는 말을 들었고, 운 좋게도 제가 원하는 것을 제안해볼 수 있었어요. 체계적인 회사에서 자유롭게 창의성을 펼칠 수 있었어요.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우리는 따라갈 트렌드가 없다”고 했습니다. 멋진 말이에요. 그러면 무엇을 따라갑니까? 어디서 영감을 얻습니까?

제게는 까르띠에라는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맡은 페이지를 잘 쓰려면 우리의 유산, 과거, 철학, 정신 등의 모든 요소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제 자신을 미래에 비춰보는 능력에서 창의적인 영감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시계 제조업계도 남성이 많은 걸로 압니다. 당신도 “난 스위스가 아니라 파리에서 왔고 남자도 아니다. 나는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아주 돋 보이는 사람이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저는 시계에 대해 매우 열정적입니다. 헌신으로 불가능한 걸 성취할 자신이 있어요. 열정이 있다면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요. 경계도 한계도 없습니다.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어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난 누군가에게 자기 소개를 한다면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발명하는 사람입니다. 시계 제조의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재해석하고 개선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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