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경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18년이 끝나간다. 코스피 2000선을 붕괴시킨 악재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년 전인 2017년 11월 첫째 주, 난 2018년 경제 전망 관련 글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호 <에스콰이어>에 2018년, 조작된 위기에 대비하라(‘조작된 위기가 온다’ 중)는 내용을 담았다.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긴축 리스크, 그리고 한국의 경우 반도체 슈퍼 호황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반도체 리스크 등이 한데 몰릴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따라서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의 대목이 있었다. 바로 “지수 전망은 항상 조심스럽지만 ‘조작된 위기’ 관점에서 보면 1900포인트는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라는 부분이다. 말 그대로 정말 조심스러웠고, 솔직히 걱정도 됐다. 코스피가 3000포인트 간다며 모두 들떠 있을 때 2000포인트 붕괴라는 말을 하다니. 게다가 올 1월에는 코스피가 2600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주위의 비웃음도 많았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도 받았다. 하지만 결국 2018년 10월 29일 코스피는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1996.05포인트에 마감을 했다.

대단한 것 맞혔다고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당시 내가 분석했던 코스피 2000을 깬 악재들이 아직도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서 한 차례 더 급락 장세가 펼쳐질 경우 그다음에 찾아올 국면은 절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내년, 그러니까 2019년 경제, 금융시장을 전망해보려고 한다. 2019년의 키워드는 ‘조작된 위기, 그 이후에 찾아올 일들’이다. 2019년 금융시장은 위기의 극대화와 함께 완성(마무리)되고, 이에 대한 대비책(추가 경기 부양)이 논의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중국의 발악과 미국의 충격

올 7월 6일 설마 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기어이 시작됐다.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의 규모와 강도는 계속 커지면서 관세 폭탄 난타전 분위기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먼저 어려움에 빠진 곳은 역시 중국이다. 어차피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양은 얼마 안 된다. 교역 축소의 타격은 중국이 몇십 배 더 크게 다가온다. 실제로 중국 증시는 1년간 30% 가까이 폭락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그런데 현재 많은 통상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이 지속되면 결국 미국도 힘들어질 거라고 분석한다. 가령 20% 관세를 보자. 미국이 관세 폭탄을 던지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100달러짜리 중국산 가전제품 가격은 120달러가 된다. 이러면 미국 소비자와 유통업체가 힘들어지고, 물건값이 올라 인플레이션도 겹치게 된다. 그렇다고 미국산 제품을 쓰는 것도 아니다. 결국에는 중국산, 한국산을 사용한다. 다만 소비 규모가 줄어들 뿐이다. 게다가 누가 봐도 트럼프의 미중 무역 전쟁은 결코 무역수지 흑자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이런 카드를 꺼낸 것일까. 이에 대해 필자는 수차례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표방한 패권 전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항상 무역적자였다. 그래도 잘 먹고 잘 살아왔다. 힘들면 달러를 찍어 사용하고, 일정 시점에 풀어놓은 달러를 급격하게 회수해 신흥 국가들의 부를 빼앗아가며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 막다른 골목에 왔다.

중국과 유럽, 우리나라에도 미국 패권은 과거와 같지 않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위기감을 느낀 큰형님이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일종의 ‘집합’을 건 것이다. 현 상황에서 경제적 측면에서 봤을 때 세계가 원하는 해피 엔딩은 중국이 굴복하는 그림이다. 큰형님에게 반항했던 부두목이 무릎을 납작 꿇고 조직이 평온을 찾는 결말이다. 하지만 난 이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중국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일각에서는 지금도 시진핑 중국 주석이 곧 항복 선언을 할 거라고 본다. 당장 연내 타결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전망은 한 5년 전에는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도 미국도 5년 전의 그 나라가 아니다. 중국은 더 강해졌고 미국은 더 약해졌다. 현시점에서 중국이 꼬리를 내리면 중국은 향후 5년, 아니 10년간 패권의 ‘패’ 자도 입 밖에 꺼낼 수 없게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것을 알기에 중국은 마지막까지 극렬한 저항을 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미국이 중국을 박살냈으면 하는 맘도 가져봤다. 하지만 미국이 이런 능력이 있다면 애당초 중국이 저항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미중 무역 전쟁은 중국의 마지막 필사적인 반격과 미국이 깊은 상처를 입는 데까지 갈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2만5000포인트 선에서 움직이는 다우지수가 2만 선이 깨질 수도 있는데, 난 이 지점이 2019년 증시의 바닥이 나오는 시점이라고 본다.

섣부른 낙관은 접어두는 게 좋다. 증시가 하락, 급락, 폭락할수록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과 중국이 화해하고 새로운 경기 부양책도 나올 수 있다는 개념을 정립하자. 코스피의 경우 1850~1870포인트 하락까지 대비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정말 증시가 여기까지 하락하면 이제는 세계 각국 정부가, 그리고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맞대응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남는다.

미국 연준은 정말 금리 인상을 지속할까

지난 2월 재닛 옐런이 연준 의장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에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선택했다. 큰 틀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은 공화당 소속인데 경력을 보면 통화정책 전문가라기보다는 금융 행정가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또 하나 놀랄 만한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연준 의장=유대인’이란 공식이 깨졌다는 점이다.

‘세계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은 40년간 유대인이 독식한 자리였다. 하지만 제롬 파월은 비유대인이다. 경제학자도 아니고 유대인도 아닌 제롬 파월이 연준 의장에 등극하자 세간에서는 트럼프가 통화정책까지 손에 넣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기준 금리 인상은 늦어지고 약달러가 지속될 거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연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고, 그 결과 2018년 10월 말 현재 3차례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기준 금리는 연 2~2.25%까지 상승했고 연 1.5%인 한국 기준 금리보다 0.75%포인트 더 높은 ‘금리 역전’도 나왔다. 당장 올 12월에 또 올리고 내년에도 3차례 이상 인상한다고 한다. 바로 이런 긴축 리스크에 미국 달러화만 초강세가 됐고 증시는 맥을 못 췄다.

달러의 몸값이 귀해지면서 아르헨티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은 모두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외환 위기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연준은 정말 내년에도 무섭게 금리를 더 올릴까. 필자는 내년 미국의 기준 금리가 연 3%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2019년에는 금리 인상이 최소화될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달러 강세가 마지막 정점을 찍고 달러 약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도 멈추는 상황이 될 것이다.

아니, 왜 연준이 긴축을 멈춘다고 보는 것일까? <경제학 원론>에는 “금리 인상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나와 있다. 즉 경제가 좋아야 금리를 올린다는 이야기다. 금리 인상 과정에 자산 시장도, 실물경제도 무난하게 돌아간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그런데 고작 몇 차례 금리 인상에 시장이 급작스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경제가 아주 좋은 줄 알고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난 지금까지 미국이 보여준 양호한 경제지표는 양적 완화로 찍어낸 부채 위에 쌓은 모래성이라고 본다. 물론 미국 경제가 진짜 탄탄할 수도 있다. 그러면 2019년부터 금리 인상(상승)에 미국 증시도 함께 올라야 한다. 하지만 난 곧 실체가 탄로 날 것이고 긴축에 전격 급제동이 걸린다고 전망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도 바뀔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여름부터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에는 아예 한국은행에 대한 ‘서울 집값 폭등 책임론’으로 문제가 커졌다. 한국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너무 길게 끌어 1100조원이 넘는 단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만 몰려들었고 결국 집값이 폭등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금리 인상은 부동산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 체력은 금리를 올릴 여력이 되지 않는다. 이 대목이 바로 한국은행의 딜레마다. 그런데 2019년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좋은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내년 부동산 투자의 대전제는 ‘금리가 오르지 않는 한 집값 하락은 없다’는 것이다. 기억하자. 지금 시중 1100조원의 유동성은 여전히 먹잇감을 찾아 떠다니고 있다는 것을.

이탈렉시트와 국제 금값

이탈렉시트. ‘이탈리아(Italy)’와 떠난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exit’의 합성어로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는 유로화를 버리고 이탈리아의 리라화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탈렉시트는 유럽 전체와 얽히면서 또 하나의 핵심 악재로 커질 수 있다. 그런데 이탈리아가 유로화를 버리는 이탈렉시트가 왜 엄청난 문제일까? 세계에서 유일하게 달러와 맞설 수 있는 세계 2위 통화인 유로화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국내총생산(GDP)이 1조7100억 유로(약 2100조원) 정도로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데 이런 이탈리아가 빠져나가면 유로화 가치가 폭락할 것이고 유럽의 금융과 실물경제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로화로 거래된 전 세계 수많은 금융과 파생 상품이 다 무너지고, 미국 은행들도 영향권에 있고, 한국 금융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2015년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고 유로존을 탈퇴하겠다고 했을 때 세계 증시가 20% 넘게 급락했다. 그런데 그리스의 GDP는 이탈리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그때 충격과는 비교가 안 된다. 무엇보다 지금 이탈리아의 행태는 과거 그리스가 사용한 ‘벼랑 끝 전술’과 유사하다. 현재 이탈리아는 국가 부채가 GDP 대비 150%가 넘는, 거의 2900조원에 달하는 빚쟁이 국가이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당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에 이 빚을 탕감해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어쩌면 유로존에서는 이탈렉시트를 막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문제이다. 이탈렉시트만큼은 아니더라도 유로화의 신뢰가 추락할 테니까 말이다. 떼만 쓰면 부채를 갚아주는 통화에 아무도 믿음을 갖지 않는다. 이탈렉시트도 문제, 이탈렉시트를 막고자 이탈리아의 부채를 눈감아주는 것도 문제이다.

이런 과정에서 필자는 금이 2019년 한 해 동안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론적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 미 달러화가 기세등등하겠지만 실제 혜택은 금이 누릴 것으로 본다. 오랜만에 온스당 1400달러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다만 금의 선전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의 결사항전이 필수적이다. 또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머뭇거리는 모습도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세간의 시선은 금으로 모일 수밖에 없고 2010년과 같은 본격적인 상승이 진행될 것이다.

암호 화폐에 대한 전망도 필요할 것 같다.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 화폐가 전성기를 되찾으려면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가 확인돼야 한다. 그런데 앞서 필자는 2019년 달러가 최고 정점을 찍은 후 하락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2019년에는 암호 화폐의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다만 중요한 건 ‘달러 약세를 확인하는 것’이다. 달러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야 대안 통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올 것이고, 그때서야 비로소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가 전면에 재등장할 수 있다.

필자는 2018년에 찾아온 증시 급락에 대해 ‘조작된 위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직 진짜 파국의 시점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조작된 위기를 통해 더 큰 버블을 만들려는 의도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미국 연준의 행보부터 확인하자. 그들이 말했던 추가 금리 인상을 못한다면 확실한 신호탄이 되는데, 그렇다면 2019년은 또 한번 초대형 경기 부양책을 시도하는 물밑 작업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현금을 서서히 실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주식은 무조건 ‘자산주’이고, 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주거 안정에도 신경 써야 한다. 다만 항상 전하는 조언이지만 “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다”는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예를 들어 현존하는 문제들이 마법처럼 사라진다면, 가령 중국 시진핑 주석이 기자회견을 열고 카메라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포지션을 언제든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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