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사태’ 2019년 3월 2일은 없었다

새 아침이 밟혔다. 한유총이 밟았다.

빨간 날 다음 날. 삼일절을 보내고 나면 3월 2일은 언제나 학교에 가는 날이었다. 그 시절에 신은 운동화는 작아진 지 오래고 색종이로 ‘동서남북’ 접는 방법조차 까마득하지만 겨울이 오면 봄이 오고, 3월 2일이 되면 학교에 간다는 사실은 여전히 선명하다. 입학을 하고, 개학을 하고, 새 친구를 만나고, 새 선생님을 만나고. 우리 모두는 3월 2일마다 한 뼘씩 자라났다. 2019년의 유치원생들은 빼고.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무기한 유치원 개학 연기를 선언했다. 3월 2일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사건의 배경은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10월, 사립 유치원 비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에게 사과 한 알이라도 더 먹이라고, 늦어지는 퇴근에 전전긍긍하는 부모 대신 조금이라도 아이와 더 있어달라고 정부에서 지원한 지원금이 사립 유치원 어른들의 명품 가방으로, 피부관리실로, 안방으로 흘러들어갔다. 잘못을 모르는 이들은 한유총뿐이었다. ‘갈등’이라 부르기도 미안한 이후의 마찰로 상처 입은 것은 유치원생의 부모들, 무엇보다 아이들이다. 3월 2일, 개나리보다 먼저 피어나야 했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한유총 해체’라는 강경책이 한유총을 정조준했다. 설립한 지 24년 된 한유총은 그제야 개학 연기를 수습했지만 취소된 적 없는 3월 개학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아이들은 안다. 3월 2일 아침, 왜 엄마 아빠의 표정이 불안한지. 누가 엄마 아빠를 괴롭히는지. 한유총만 모르고 우리 모두 3월 2일의 의미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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