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드릭 라마로 모두 하나가 되었다

ALL THE STARS

2018년 7월 30일 오후 9시 잠실 보조경기장. 켄드릭 라마의 첫 내한 공연이 한창이었다. 공연 막바지, 하이라이트 곡 ‘All The Stars’가 시작됐다. 잠실 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 명의 팬들이 일제히 휴대폰 조명을 켰다. 밤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All The Stars’의 뮤직비디오를 재현한 것이다. 켄드릭 라마는 읊조렸다. “사랑,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SZA가 노래했다. “저 별들이 더 가까이 달려와요. 저 별들이 더 가까이 달려와요.” 바로 그때 조명에 홀려서 몰려든 잠실벌의 온갖 벌레 떼가 일제히 켄드릭 라마와 관중에게로 더 가까이 달려들었다. 켄드릭 라마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팔에 붙은 벌레를 쓱 훔쳐내더니 랩을 계속했다. “이게 네가 그토록 희망했던 사랑인 거야? 아니면 사랑이 널 사로잡고 있나? 내가 보기엔 사랑이 널 사로잡고 있는데.” 켄드릭 라마의 첫 내한 공연에는 악조건이 많았다. 기온은 40℃에 육박했다. 입장 대기 시간은 너무 길고, 행사 진행은 미숙했다. 음향 사고까지 났다. 그래도 끊임없이 떼창을 유도하며 열변을 토했던 켄드릭 라마만큼은 모두가 극찬했다. 급기야 벌레 잡는 모습까지 멋지고 귀엽다고 난리였다. 관객들은 퓰리처상을 받은 켄드릭 라마의 수준 높은 랩송을 쉬지도 않고 떼창했다. 그날은 켄드릭 라마가 이례적인 여름 폭염 속에서 최초의 내한 공연을 벌이다가 관객과 함께 모기를 잡은, 하늘과 땅에서 모두 별과 벌레가 쏟아지던, 힙합으로 우주가 하나가 된 그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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