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비밀 식당 <김치찌개 편>

1980년대 감성 그대로, 석유 풍로로 끓인 김치찌개.

1980년대 초 가스레인지가 나오기 전 대부분의 가정집에서는 이동식 조리기구인 석유 풍로를 사용했다. 그래서 주방에서는 항상 석유 냄새가 났고, 커다란 성냥통과 까맣게 그을린 냄비가 자리해 있었다.

인천 중구 신포동의 ‘명월집’은 당시 풍로를 쓰던 때, 1980년대의 방식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 1962년도에 처음 문을 연 이곳은 당시만해도 아궁이에서 김치찌개를 끓여냈고, 이후 1980년대부터는 곤로를 사용해 조리했다. 그 이후부터는 시간이 멈춘 듯, 지금까지도 석유 풍로 위에서 김치찌개를 올려 끓이고 있다.

명월집의 메뉴는 딱 한가지 ‘김치찌개 백반’뿐이다. 쟁반을 가득 채운 7가지 반찬과 밥이 나오면 원하는 만큼 김치찌개를 양껏 퍼다 먹으면 된다.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인 김치찌개에는 김치와 돼지고기 외에 별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래 끓이고, 오랜 세월이 배인 맛이다.

맛은 뭐랄까, 칼칼하지도 않고 간이 세지 않다. 삼삼한 맛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 7가지 반찬도 맛이 진하지 않고, 매일 새로 만들어 더 좋다. 밥 한 공기를 다 비워갈 즈음에는 사장님이 구수한 숭늉을 내어주는데, 이것이야 말로 완벽한 한끼의 마무리다.

명월집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꾸로 간 듯 80년대의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힘든 시절 서로 위로가 되었고, 초겨울 김장도 이웃과 같이 담그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명월집이다. 석유 풍로와 김치찌개와 백반 한 상으로 그 시절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오랜 시간 지켜온 명월집의 꿋꿋함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고 간다.

명월집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41
문의 032-773-7890

*글쓴이 박동욱 외식 컨설턴트다. 신사동 카페 도레도레, 망원동 모던 죽집 스믓스 등 다양한 카페, 레스토랑의 공간과 메뉴를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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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외식 컨설턴트)
사진 박동욱(외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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